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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WAAMC, 김동연 전 부총리·김태환 대표 초청 간담회 / 한국양돈 변곡점…순환농업·가치소비 확산을

‘맞춤형’ 디지털순환농업·‘축분뇨 자원’ 정착을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동물복지 시장확대 등 가치소비 기반 구축돼야


네덜란드 와게닝대학으로부터 선진 양돈기술을 습득하는 원격 교육프로그램 ‘와게닝겐 어드밴스트 애그리컬쳐 마스터 클래스’(WAAMC) 9월 교육이 지난 11일 실시됐다.

WAAMC에 참여하고 있는 7명의 양돈마이스터들은 이날 교육에 앞서 농협 축산경제 김태환 대표와 김동연 전 부총리 초청 간담회를 통해 한국 양돈산업이 처한 현실을 진단하고 지속 발전 가능한 방안은 무엇인지 모색해 보는 자리<사진>를 가졌다.  


환경·기후변화·대체육 위협 

김태환 대표는 이날 국내 양돈산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에 대해 냉정한 진단과 함께 깊은 우려를 표출했다. 환경문제, 기후변화, 대체육의 위협으로 인해 국내 양돈산업이 변곡점에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김 대표는 “산업혁명을 계기로 지구온도가 1℃ 올랐고, 2℃ 이상 오르면 인류가 멸망한다는 게 기후학자들의 분석”이라며 “문제는 기온 상승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를 전 세계의 자동차 보다 축산이 더 많이 뿜어내고 있다는 기후학자들의 시각”이라고 했다.

급성장하고 있는 대체육 시장 전망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290개 상장기업 가운데 주식의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는 곳은 30여개에 불과하다. 그런데 식물성 대체육 생산업체인 미국의 비욘드미트사가 10조원을 넘어섰다”며 “미국 축산물 시장의 50% 이상을 대체육이 잠식하는 시기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일부 연구 결과도 나왔다”면서 대체육의 위협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일률적 신기술 적용 지양

김태환 대표는 대체육에 대한 관심은 기후변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축산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데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그게 바로 (경축)순환농업”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특히 순환농업 과정에서 지역별 양분관리제 도입과 양분잉여시 사육두수 조절을 위한 직불제 검토 등 축산업에 영향을 미칠 다양한 논의가 뒤따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 “넘치는 가축분뇨는 자원화, 에너지화로 먼저 풀어야 한다. 가축분뇨는 폐기물이 아닌, 자원이자 원료라는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전 경제 부총리도 이에 적극 공감했다.  김 전 총리는 “농업전문가는 아니지만 작년부터 농어촌 현장을 찾아 체험하며 느낀 게 많다. 무엇보다 농축산 부산물을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순환농업의 필요성을 실감했다”며 “다만 첨단기술이 결합된, 그것도 일률적이기 보다는 각 산업 및 현장 맞춤형 디지털 순환농업이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돈산업의 경우 이러한 순환농업을 환경과 연계, 중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새 소비트렌드 주도

이날 간담회에서는 축산업이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선도해 나가는 데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데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사회적 가치 뿐 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까지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 임팩트기업’ 의 다양한 사례와 성장 가능성을 소개하며 축산물도 사회적 가치소비를 강조한 김동연 전 부총리의 제안에 특히 관심이 모아졌다. 

김 전 부총리는 “청각장애인들만으로 운영되는 택시회사도 있다. 기왕 택시를 이용한다면 이 회사를 선택하지 않겠느냐”며 “사회적 가치소비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소비자들과 이를 후원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같은 축산이라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축산농가와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이들 농가가 생산한 축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그 자신부터 동물복지를 축산물의 가치소비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며 구체적 일정도 밝혔다.

김태환 대표는 이와 관련 “동물복지 농장은 국내 전체 축산농가의 1%가 안된다. 그나마 산란계 부문에 집중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동물복지 축산물 가격에 대한 소비자 수용여부가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때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방문판매형 농장 우유브랜드 사례를 떠올리며 “일반 우유 보다 수배는 비쌌지만 통했다. 브랜드의 가치를 사주는 소비자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며 가치소비의 가능성은 충분함을 강조했다.


코로나 사태는 또 다른기회

양돈마이스터들은 순환농업의 정착과 동물복지 축산물 시장 활성화를 위한 농협 차원의 보다 깊은 관심과 역할을 한 목소리로 당부했다.

일부 참석자는 “양돈장 환경이 좋아졌지만 주민들의 눈높이가 올라가며 더 높은 수준의 농장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며 “식량안보의 시각에서 축산업 육성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WAAMC 김창길 교장은 “농협의 역할이 중요하다. 축산 생산성 보다는 부정적 인식의 개선 사업에 비중을 두되, 축산농가와 민원인의 갈등해소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태환 대표는 이에 대해 “코로나를 계기로 전 세계에 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있다. 더구나 ‘외국산을 먹지 않겠다’ 는 국내 소비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또 다른 기회를 의미한다”며 “친환경축산대상 시상과 나눔축산운동본부 운영 등 농협에서는 축산업의 부정적 인식개선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현장의 참여가 다소 아쉽다. 축산농가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한 때”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를 진행한 민승규 한경대 석좌교수(전 농식품부 차관)는 “우장춘 박사가 씨없는 수박을 만든 게 아니라 국내에 처음 신품종을 소개하며 종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게 널리 알려진 것”이라며 “쉽지는 않지만 양돈마이스터들로부터 혁신이 시작되고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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