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 여부가 축산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때문에 축산업계의 시선은 지난 19일 열린 한미양국간 미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전문가 회의에 쏠렸다. 물론 이날 어떤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축산업계는 미국과 일본의 쇠고기 수입 재개 합의를 보면서 이러한 한미 양국간 전문가 회의가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위한 수순 밟기가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이날 한미 양국간 전문가 회의가 열린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앞에서는 한우인들이 ‘광우병도 외래질병, 소비 안전 보장 없다’ 등의 피킷을 들고 시위에 나선것도 그러한 우려 때문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여기서 광우병 발생국인 일본이 미산 쇠고기 수입에 합의 했다고 해서 광우병 비발생국인 한국도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합의해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광우병의 잠복기 등을 감안할 때 아직은 미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국내 쇠고기 시장에서 한우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고자 한다. 국내 쇠고기 시장은 미산 쇠고기가 수입이 제한됨에 따라 호주가 상대적인 이익을 보고 있는 가운데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 여부는 호주 등의 쇠고기 수출국 입장에서도 매우 관심있는 현안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입장에서는 어차피 일정량의 쇠고기 수입이 불가피한데 그 수입 쇠고기 시장을 미국이 차지하나 호주가 차지하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의 미산 쇠고기에 대한 기호가 호주산 쇠고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이며, 국내 한우고기와 경쟁에서도 호주산 쇠고기는 크게 위협적이지 않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매우 위협적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제한된 지금이 우리 한우 고기의 소비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그러면 우리 한우 고기 소비 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쇠고기 유통 소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한우 가격 경쟁력 강화를 꼽고 있다. 그동안 우리 한우 업계는 가격경쟁력보다 품질경쟁력을 중시, 가격 경쟁력 강화 노력은 상대적으로 등한시 해왔는데 최근 우리 경제가 IMF등을 겪으면서 소비 패턴이 가격에 많은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변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를 무시하고 품질경쟁력만 강조할 경우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 한우 고기 가격을 내려도 경영에 문제가 되지 않는, 그런 방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한우 고기 가격을 내려도 경영에 문제가 없는 방안이란 다름 아닌 송아지 가격을 낮추는 등 생산비를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 다시 말해 기본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다음에 품질 경쟁력, 안전경쟁력을 갖춘다면 우리 한우 고기 소비 기반은 확고해질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정부가 협상력을 발휘해서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 시기를 내년이나 내 후년으로 미룬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에 우리 한우 고기가 가격이나 품질, 안전 측면에서 미산 쇠고기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우리 한우 산업의 미래는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따끔한 충고를 우리 한우업계는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