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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K-축산, 국민속으로(27) / 농축산업 소멸 대응(3)-애그테크 생태계 미래 함께 공유하기

  • 등록 2024.05.08 10:20:00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작물 최적화 자동환경 제공…제한된 공간서 생산효율 극대
애그테크, 산학연 생태계 조성…전후방산업까지 협력을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스마트 기술 등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논의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축산업 또한 예외일 수 없다. 무엇보다 노동력 감소로 여러 어려움에 봉착한 농가에게 이런 새로운 기술들과 함께 미래를 그려보는 계획은 단비 같은 소식일 테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 농촌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만 가득차서는 안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런 기술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 또는 당장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애그테크(AgTech), 부정할 수 없는 한국 농업의 미래
과거 농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좋은 시설과 장비를 구축했는가에 달려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AI와 빅데이터 발전이 농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다. 가령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트랙터를 갖고 있는지가 농업 생산량 증대의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그 트랙터에 장착된 자동화 기술이 얼마나 정밀한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자동화 트랙터는 수십 개의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작물을 인식해 물과 비료를 자동으로 공급하고, 빠르고 정밀하게 파종을 하며 생산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농업에 AI, 빅데이터, 로봇, 자율주행 등의 기술을 결합한 ‘애그테크(AgTech)’는 몇 가지 배경에서 한국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 첫째, 현대 사회는 기후위기로 점차 악화되는 농축산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농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둘째, 한국은 제한된 공간과 자원으로 최대 생산 효율을 달성해야 하는 환경이다. 마지막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최소한의 인력으로 생산 자동화를 할 수 있는 애그테크는 필수적이다.  
축산업 분야를 예로 들면 젖소를 기를 때 우유 생산능력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를 하루에 2~3 차례씩 사료 형태로 급여하고 젖을 짜는 노동력을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동화 기계는 사람이 매번 하기 힘들었던 착유를 대신해주어 농민을 편하게도 하지만, 사육 환경 조건을 적절하게 유지함으로써 가축의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술만능주의 벗어나 사람 중심의 논의 진행해야
애그테크는 오늘날 한국에서 농촌 소멸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시점에서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미래 축산물 생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수익을 안정화 시켜주고, 여러 환경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계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흔히 자동화 기계라 하면 사람이 없는 무인 시스템을 생각하지만 기실 그러한 기계를 만드는 것도 사람이며, 자동화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도록 조절, 관리하는 역할 또한 사람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 애그테크 담론은 지나치게 기계를 중심으로만 형성돼 있는 것이 문제이다.
우선 농장의 성과는 운영자의 역량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애크테크가 적용된 농장에서 농부가 어떻게 설정값(set-point)을 설정하는가가 그 기술의 성패를 좌우한다. 가축이 어떤 상태일 때 우리가 문제라고 인식할 것인가, 어느 정도의 오차 범위를 허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모두 농민의 숙련된 암묵지(경험과 학습을 통하여 개인에게 체화되어 있지만 명료하게 공식화되거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지식)를 필요로 한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그에 필요한 새로운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수요를 만들어낸다. 더 많은 젊은 세대들이 농촌에 유입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관련 농축산업 단체들은 이들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과정을 다양하게 만들어 제공할 의무도 있다. 현재 농협 주도로 비정기적으로 또는 출장 형식으로 운영되는 교육 방식을 전문 부서를 중심으로 상시 운용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산학연 생태계 관점에서 스마트 농촌 계획하기
마지막으로 애그테크가 도입될 현장을 중심으로 지식을 생산하고 교류할 수 있는 산업, 연구기관 간의 협업이 절대적이다. 이는 자동화, 스마트 기술이 만들어진다 하여 바로 농촌에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이 한국 농축산업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적응 단계들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애그테크의 도입은 그동안 작물 재배, 가축 사육에 국한되었던 농민의 역할을 선별, 생산, 포장, 유통 과정까지 확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농산품이 생산에서 소비까지 이르는 단계가 시스템 상에서 일괄적으로 관리, 통제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세계 냉동김밥의 수요가 증가해 그에 필요한 쌀 수요를 미리 예측한다면, 차가울 때도 씹을 수 있거나 해동시킨 후에도 품질을 유지하는 쌀 품종 개발이 중요해질 수 있다. 기존에는 개별 농가들이 스스로 판단하여 재배, 사육을 결정했다면 이제 소비 시장까지 고려한 연구가 생산 단계부터 개입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애그테크를 논의할 때 그것이 적용된 농촌의 모습 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산학연 생태계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전후방 산업이 협력하는 모습을 크게 그려볼 필요가 있겠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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