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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 너머의 가치, 한우 유전다양성 보존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센터 김현주 연구사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생물 종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가축의 경우, 특정 경제 형질 위주의 선발이 지속되면서, 기존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우리나라 고유의 품종인 한우 역시 고기 생산량과 근내 지방도를 중심으로 개량이 이루어지면서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우는 과거 농업 노동력을 담당하는 역용종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산업화와 농기계의 보급, 국민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한우는 육용종으로 전환되었고, 이에 따라 고기 생산성을 중심으로 한 개량이 본격화되었다. 초기에는 체형이나 외형을 중심으로 선발했으며, 유전능력은 혈통을 기반으로 예측되었다.

2009년 이후 소의 유전체 지도가 완성되면서,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선발이 가능해졌고, 보다 정밀한 유전능력의 추정이 가능해졌다. 2017년부터는 한우 씨수소 선발에 유전체 정보를 이용함으로써 선발의 정확성이 향상되었으며, 이를 통해 한우 개량의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기회가 생겼다.

이러한 기술 발전과 더불어 번식 및 사양 관리 기술의 고도화로 한우는 생산성과 품질 모두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루었다. 그러나 현재 한우는 국가 주도의 씨수소 개량 체계를 기반으로 정액이 판매되고 있고, 농가들은 우수한 씨수소의 정액을 집중적으로 선호하고 있다. 그 결과, 세대가 거듭될수록 한우 개체 간의 혈연관계가 가까워지는데, 이는 유전적 다양성 감소와 근친 교배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유전적 동질성이 증가하면 특정 질병에 대한 민감성, 환경 적응력 저하, 생식 능력 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예는 다른 가축에서도 관찰된다. 예를 들어, 영국의 서퍽양(Suffolk sheep) 품종은 특정 육질 형질과 성장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장기간 집약적인 선발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유전적 다양성이 감소하고 근친계수가 높아지면서, 일부 번식군에서는 생식률 저하, 면역력 약화, 선천적 기형 발생 등의 문제가 보고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사육자들은 외부 혈통을 도입하여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원래의 순종 비율은 다소 낮아졌지만, 건강성과 번식 안정성은 향상되는 효과를 얻었다.

우리나라 고유의 품종인 한우에서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센터에서는 국가 보증 씨수소인 KPN(Korean Proven Bull Number)을 활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선발한 씨수소를 활용하여 독립적인 축군을 조성하고 있다. 해당 축군 조성 과제는 2009년부터 시작되어 현재 17년 차에 접어들고 있으며, 자체 씨수소로 구성된 이 축군은 주성분 분석을 통해 일반 축군과는 다른 유전적 분지를 형성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결과는 근친 교배 방지를 위해 한우연구센터에서 조성한 축군을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우 유전적 다양성 보존에 있어 큰 의미를 지닌다.

한우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유전자원으로서, 유전적 다양성을 보존하는 일은 단순한 종 보호 차원을 넘어 미래 한우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매우 중요 과제이다. 한우연구센터는 현재 조성 중인 축군을 비롯하여 한우의 개량 과정에서 소실될 수 있는 유용한 유전자를 보존하고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국내 한우 산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한우의 유전적 자원의 활용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도 한우의 우수성을 인정받을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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