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최근 흑염소고기가 여름철 보양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수입 염소 고기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수입 물량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식약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말 기준, 염소 고기 총 수입량은 4천92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천294톤보다 626톤(14.58%)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1월 591톤, 2월 766톤, 3월 530톤, 4월 625톤, 5월 860톤, 6월 847톤, 7월 31일 현재 700톤이 수입됐다. 이러한 통계는 삼복더위를 기점으로 다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5년간 연도별 수입량을 보더라도 2020년 1천95톤을 넘어선 이후 매년 수입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1년 2천23톤, 22년 3천459톤, 23년 6천153톤, 24년 8천374톤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흑염소고기는 고단백질로 근육 성장과 회복에 도움을 주고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해 영양 균형을 지원하며, 철분과 비타민 B12가 풍부해 혈액 생성을 촉진하고 빈혈 예방에 큰 도움을 준다. 아연, 셀레늄 등 미네랄이 풍부해 면역세포 활성화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불포화지방산도 풍부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름철 보양식으로 국산 흑염소고기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으나 외산 염소 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 보니,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이윤 추구를 위해 가격이 저렴한 호주와 몽골로부터 염소 고기를 대량으로 수입해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외산 염소고기 공급량이 늘면서 일부에서는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일부 식당은 수입 염소 고기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다 당국에 적발되는 사례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혼동하도록 표시하면 관련 법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으나, 이와 관련된 단속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큰 문제는 국내에서 유통 중인 수입 염소 고기는 대부분이 외래종 ‘보어’로 우리가 알고 있는 재래 흑염소와는 품종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는 원산지 표시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수입 염소 고기를 ‘흑염소고기’라고 문구를 버젓이 사용하고 있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 가맹점의 경우 ‘흑염소탕’ 한 그릇을 9천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 염소 고기를 원료로 사용하면서도 ‘흑염소고기’로 표기하고 있어, 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기만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유통 질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기까지 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흑염소와 일반 염소는 외형 외에도 여러 신체적 특징, 맛과 영양학적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용어 정립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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