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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AI, 진정한 스마트로 가는 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김시동 연구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김시동 연구관]

최근 축산업계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스마트 계사, 지능형 돈사 관리시스템 등이 그 예다. 하지만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시스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은 자동화(Automation)나 적응형 제어(Adaptive Control)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정된 임곗값에 따라 환풍기나 히터가 작동하고, 간단한 피드백 루프가 추가돼 계절별 설정을 자동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1970년대 제어 알고리즘의 연장선으로, 자동차 엔진 제어처럼 조건 반응 기반의 규칙 시스템일 뿐, 진정한 인공지능이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자동화 또는 적응형 제어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변명도 들어봐야 한다. 첫 번째 변명은 생명체라는 대상의 특수성이다. 축산업에서 제어 대상은 기계가 아닌 생명체다. 기계와 달리, 가축은 잘못된 제어가 스트레스나 폐사로 이어질 수 있어 검증되지 않은 방식 도입이 쉽지 않다. 둘째는 학습 비용이다. AI는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생산성 저하나 폐사는 농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이다. 셋째는 데이터 부족과 환경의 복잡성이다. 축산환경은 온도, 습도, 암모니아, 조도, 건강 상태 등 수많은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그 변화가 개체별·계절별로 다르고 환경변화의 결과가 바로 나타나지도 않아 학습을 위한 고품질 데이터 확보가 어렵다.

그렇다면, 진정한 AI 적용을 위한 해결과제는 무엇일까?

첫째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이다. 실제 축사를 가상 환경에 재현하고, 수천 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하게 AI를 학습시킨 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실험 축사에서 사료 섭취량, 체중 변화, 행동 반응 등 데이터를 정밀히 수집하는 기반이 필요하다.

둘째는 가축 복지를 침해하지 않는 엄격한 제약 조건을 AI 학습에 반영하는 것이다. 핵심 환경 요소에 대한 안전 범위를 설정하고, 스트레스 지표 이상 발생 시 기존 방식으로 즉시 전환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단계적 도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학습을 통해 기존 축산농가의 수년간 축적된 데이터로 사전 학습을 완료한 후, 단계적으로 AI 제어 범위를 확대한다. 마지막으로 다중 농장 협력체계 구축이 있다. 여러 농장이 서로 다른 전략을 시도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집단 학습(Federated Learning)을 통해 학습 효과는 극대화하고 위험은 분산할 수 있다.

현재 축산업에서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시스템들은 대부분 적응형 제어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디지털 트윈, 제약 조건 학습, 단계적 도입, 다중 농장 협력 등의 방법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진정한 인공지능이 축산업에 도입되면, 단순히 현재 센서값에 반응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환경 변화를 예측해 환기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조절하거나 다변수 최적화를 통해 가축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며, 개체별 건강과 성장 상태에 맞춰 맞춤 사양을 실현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AI는 파편적인 요소 기술 개발로 완성되지 않는다. 종합적인 전략 수립을 통해 실험 기반의 기초자료 확보, 축사 내 정밀 센서 기반의 데이터 수집,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검증 체계를 마련, 농가의 수용성을 고려한 단계적 보급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축산 스마트파밍의 진정한 인공지능 전환은, 기술이 아니라 현장과의 신중한 동행에서 시작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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