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한국축산업은 이제 소비 트렌드 변화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질적 성장 시대를 맞이했다. 이전까지 한국 축
산업의 급속한 양적 성장을 뒷받침 해왔던 축산학계의 역할과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는 이유일 것
이다. 국내 축산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축산학회 이준헌 회장(충남대 교수)으로부터 한국축산업의 어제
와 오늘을 조명해 보고, 내일을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Q, 한국축산업의 급속한 성장이 가능했던 배경과 이 과정에서 학계의 역할은.
“한국 축산업이 급속한 성장을 해 온 이유는 경제 발전과 더불어 고단백의 고기 및 우유 소비가 증가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내산 축산물의 공급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우리 소비자들은 수입 축산물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한국 축산업계가 양질의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지속해 온 결실이다.
이 과정에서 축산학계는 세계적 수준에 맞게 한국형 가축과 축산물 생산을 위한 기술 지원을 통해 축산업계의 노력을 뒷받침 해왔다.
실제로 한국 축산업의 기술 수준은 축산 선진국에 근접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다만, 현장의 요구가 바로 연구 결과로 이어지고, 축산 현장에 전달됨으로써 축산 농가의 수익을 향상시킬 수있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Q. 한국축산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약점 또는 문제점과 개선 방안이라면.
“좁은 국토면적 속에서 각종 규제 마저 확대되고 있다보니 다른 어떤 나라들 보다도 가축사육공간에 대한 제약이 클 수 밖에 없다. 굳이 생산 효율 제고 목적이 아니더라도 집단 사육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는 게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 축산과 더불어 스마트 축산 기술의 과감한 도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한국축산업의 미래를 위해 가장 시급한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혀주신다면.
“축산업의 씨앗, 즉 종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더구나 한국 축산업의 양적 성장이 한계에 도달, 질적 성장으로 전환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종축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한국 축산업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한국형 종축의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과거 정부 사업으로 이뤄졌던 ‘골든시드프로젝트’ 처럼 국가 주도형 종축 확보 및 개량에 대한 산업화 연구가 단기간의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시각에서 연속 사업으로 전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Q. 회장님께서 주목하고 계시는 최신 기술은 무엇인지
“가장 중요한 최신 기술은 스마트 축산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와 같이 집약형 축산을 하는 국가에서 없어서는 안될 기술이기 때문이다. 더구나한국은 ICT 강국이다 보니 기술적으로도 더없이 유리한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스마트 축산 기술은 우리 실정에 맞게 계속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가축 개체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사육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가축에 맞게 제공하는 기술이 최근 인공지능의 발달과 더불어 꾸준히발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의 개발도 속속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축유전학을 전공한 만큼 개인적으로는 유전체를 기반으로 한 개체선발 및 가축개량에 특히 관심이 많다. 최근 전장 유전체 분석과 관련된 기술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가축개량의 속도가 보다 가속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축산 인재 양성을 위한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학생은 졸업 후 받아주는 회사가 없다고 하고, 산업계는 뽑을 학생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다.
앞으로 학생과 산업체를 연결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인턴쉽 과정을 강화하는 대책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한국축산업의 미래를 위한 축산학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한국축산학회는 사회 일반의 이익에 공여하기 위해, 축산에 관한 이론과 기술을 발전시켜 이를 널리 보급시키며, 학계, 연구계, 산업계 및 양축가간 의 협력을 도모하므로써 축산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변화하는 축산 현장에 맞게 기술을 개발하고 축산분야 후학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한국축산학회의 운영 방향은.
“우리 학회는 지난 6월 대구 EXCO에서 ‘정밀축산 2.0: 동물생명공학과 디지털 혁신의 융합’ 이라는 주제로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국내외 석학들의 발표를 중심으로 다양한 최신 기술과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축산 현장 접목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스마트 축산 구현에 일조하는 자리가 됐다.
한국축산학회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로서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양질의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고, 많은 고민을 해왔다.
앞으로도 이러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
Q. 정부와 산업계, 농가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축산업은 정부, 산업계, 농가, 학계 모두가 힘을 합쳐서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중요한 국민의 먹거리 산업이다.
지속가능한 축산이 되기 위해 정부에 다양한 지원을 부탁드리며 산업계와 농가는 서로 힘을 합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축산물을 생산, 공급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한국축산학회가 오는 2026년 창립 7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이에 따라 2026년 7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JEJU)에서 ‘한국 축산70년과 미래 한국 축산업의 방향과 비젼’을 주제로 ‘한국축산학회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를 개최할 예정이다.
축산학 분야의 국내 최대 학술대회가 될 이번 대회는 전세계 주요 축산관련 연구자들의 협력 관계구축과 ‘정보의 장’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젊은 축산 인재 발굴은 물론 정부 및 축산단체 뿐 만 아니라 기업 및 제품홍보를 통한 마케팅 기회도 제공될 예정이다.
정부와 범 축산업계의 관심을 기대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