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경 우 교수
건국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
매년 연말이 되면 우리는 다사다난을 언급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롭게 내일의 희망을 품고 미래를 준비하였다. 그러나, 작년 국가 연구·개발 연구비의 삭감으로 축산분야를 포함한 이공계에 불어닥친 시련은 아직도 봉합되지 않았다.
국가의 연구 경쟁력은 급격한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핵심이기에 다시 본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축산학계의 현안이라 할 수 있다. 대학의 교육·연구로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양성 등 산업 경쟁력의 큰 축을 담당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농업과 축산의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것이 자유무역협정인 FTA이다.
이 협정은 말 그대로 당사국 간 관세 및 무역장벽을 철폐하여 교역을 확대하는 협정으로 농축산물의 수출이 확대될 수 있는 장점도 있으나 반대로 수입 확대와 가격 경쟁으로 국내 농축산업의 경쟁력 약화라는 단점도 있어 동전의 양면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세계 질서에 동참이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지 않고 항상 대응하면서 협약을 체결해 왔다.
다양한 국제 정세 속에서 볼 때 국가 간 협정들은 겉으로 내색하지 않지만, 자국의 이익을 높이려는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을 둔다고 할 수 있다. 자유무역협정과 더불어 위생장벽이라는 새로운 장벽을 마주한 것을 우리는 명확하게 경험하였다.
특정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국경 통제나 안전한 상품 수입을 위한 검역 절차를 의미할 수 있으나, 국가 간 무역에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비관세 장벽의 목적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경쟁력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것이다.
동물복지는 또 다른 무역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전문가가 지적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축산에서 발 빠른 동물복지 도입으로 다른 국가에 대한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사료 내 항생제 사용 금지는 유럽연합이 2006년, 우리나라가 2012년 등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항생제 내생 문제 해결의 측면으로 금지를 시작했으나, 이는 항생제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수출이 제한되거나 금지를 뜻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은 또 다른 방향에서의 전 세계를 흔들고 있다. 기존 미국산 축산물에 대한 수입 위생 완화와 더불어 국내 수출품에 대해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현안은 축산분야에도 민감한 사안이기에 정부, 산업계, 시민 등 이해관계자의 바람직한 협력으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가축 품종과 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도시화, 농지 면적 감소 등으로 국내 축산물의 자급률은 2023년 기준 64.5%로 지속적으로 하락추세에 있다. 모든 나라는 자국 이익 우선이라는 전제로 산업을 보호하며 발전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누구 하나 또는 특정 한 조직이나 기관의 노력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다. 이는 상호 존중, 믿음과 신뢰에 기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는 좋으니 다른 사람이나 분야는 관심이 없다는 이기심은 버려야 한다.
정부는 산업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고, 산업계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진지하게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학계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 산업재직자의 재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더불어 연구개발기술이 다시 산업계로 환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두 자기 목소리만 낸다면 합의는 도달할 수 없다. 현재 축산업에는 가축 사육밀도, 동물복지, 항생제 내성, 기후변화, 악취 민원 등 해결이 필요한 많은 도전과제가 놓여 있다.
유럽에서 동물복지와 항생제 내성 등 관련 규제를 도입하기 위해 최소 50년 소요되었으나 이는 오랜 협의를 통한 결과이며, 지금도 최선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쉽지 않겠지만, 정부, 산업, 학계는 세계 기준의 눈높이에 맞게 축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축산업 현안에 대해 서로 협력하고 신뢰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기를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