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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약품·수의

<항생제 내성 특별기고 2> 덴마크 항생제 저감정책, 신뢰와 데이터가 만든 지속가능 모델

강현미 연구관 (농림축산검역본부 세균질병과)

[축산신문 기자]

 

'세계 항생제 인식주간'을 아시나요
세계 항생제 인식주간(World Antimicrobial Awareness Week, WAAP)은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국제기구(식량농업기구 FAO, 세계동물보건기구 WOAH, 유엔환경계획 UNEP)가 공동 주관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매년 11월 18~24일 동안 전 세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목적은 항생제내성 문제의 심각성을 전세계에 알리고, 올바른 항생제 사용을 촉진하여 사람, 동물, 환경 모두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 항생제내성 인식주간에 검역본부와 축산신문 공동기획 연재 2탄으로 덴마크의 양돈산업에서 항생제 관리 정책 모범 사례를 소개하고, 우리나라 축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덴마크, 데이터로 움직이는 투명한 농장
가축의 항생제 사용은 전 세계적으로 축산업의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항생제 오남용으로 생긴 항생제 내성균의 확산은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뿐 아니라 국제교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항생제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단순한 규제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실질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덴마크는 데이터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통합 관리 모델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덴마크는 1990년대 후반, 세계 최초로 배합사료 내 항생제 첨가를 전면 금지하고, 수의사 처방제를 정착시켰다. 이후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축산 생산성의 저하없이 항생제 사용량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그 비결은 투명한 정보 관리와 현장 자율성에 있다.
핵심은 VETSTAT 시스템이다. 이 국가데이터베이스는 모든 수의사와 농가가 항생제 처방과 투약 내역을 실시간으로 입력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농장별 사용량을 분석하고, 평균치를 초과하는 농가에는 옐로카드(Yellow Card)를 발급한다.
경고를 받은 농가는 사용량 감축계획을 제출해야 하며,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행정 제재를 받는다. 반대로 모범 농가에는 컨설팅과 기술지원이 제공된다. 이러한 투명한 관리와 피드백 구조는 농가의 자율적 책임감과 경쟁심을 자극했다.
덴마크 정부는 항생제 감축을 단순한 규제가 아닌 지속가능한 축산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인식했다. 질병 예방 중심의 사양관리, 위생개선, 백신 접종확대, 동물복지 향상 등 비항생제적 대안을 농가에 지원하고, 생산 손실이 최소화되도록 기술과 데이터를 결합한 솔루션을 제공했다. 무엇보다 정부, 수의사, 생산자단체 간 신뢰와 협력의 문화가 정책 성공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 현주소와 시사점
우리나라도 2011년부터 배합사료 내 항생제 첨가를 금지하고, 2013년부터 항생제 수의사 처방제를 시행하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여전히 농장 단위의 사용량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축적되지 않고, 처방·투약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정책의 실효성이 제한적이다. 또한 농가의 항생제 의존도가 높아 항생제 대체 기술 도입과 질병 예방 중심의 사양관리 확산도 더딘 상황이다.
이제 우리도 데이터 기반 관리 중심의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첫째, 농장 단위의 항생제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수집·공유하는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 둘째, 과다사용 농가에 대한 피드백과 인센티브 제도의 병행, 셋째, 질병 예방 중심의 축산환경 개선과 현장 맞춤형 기술지원이 중요하다.
덴마크의 경험은 항생제 저감이 단순히 줄이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관리와 신뢰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우리나라가 데이터 기반의 투명한 관리체계와 현장 중심의 실천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항생제 책임사용을 통해 한 단계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축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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