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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우산업 혁신 밸류체인으로 지역소멸의 방파제 쌓자

2026년 막오르는 한우법 시대

  • 등록 2026.01.22 10:02:15

 

이학교 교수
전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동물생명공학과
 

 

한우는 한국인에게 가장 높은 만족도와 신뢰를 받는 독보적인 식재료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한우산업은 지속 가능한 소비 환경과 생산 농가의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소비자는 한우의 뛰어난 품질을 신뢰하면서도 고물가 시대에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가격 체계를 기대하고 있으며, 생산 농가는 급등하는 사료비 등 생산 원가 부담 속에서 적정한 수익성을 보장받아 생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수급과 유통의 균형 잡힌 발전은 한우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과제이며, 특히 가공과 유통과정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부가가치를 지역에 내재화하여 지역소멸의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동력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2026년 시행 예정인 ‘한우법’은 이러한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할 강력한 법적 토대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법안은 한우산업의 탄소중립 기반 전환을 전제로 하며, 특히 소규모 한우농가를 보호하고 지역의 인구소멸을 막는 방파제로서의 역할 수행에 대한 근거를 담고 있다. 이제는 법적 제도화를 동력으로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성공적인 혁신 사례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지역 맞춤형 실행프로그램 도출이 필요하다. 이로인해 소비자가 즐겁게 선택하고 생산자가 보람차게 전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한우 생태계를 완성해야 한다. 전북의 사례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자체의 정교한 정책 관리와 민간의 도전 의지가 결합하여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을 현장에서 증명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 지역은 민간 주도의 ‘수직 통합 계열화 시스템’을 통해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북·완주·정읍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3곳의 ‘한우품목협동조합’은 지자체의 맞춤형 행정 지원을 바탕으로 생산부터 가공, 유통,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여 유통 마진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있다. 이는 생산자 소득을 안정화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는 더욱 합리적인 가격의 한우를 공급하는 진정한 의미의 직거래 생태계로 이어지게 되었다. 또한, 고창 청춘한우 작목반의 사육 기간 단축(30개월→24개월) 모델은 생산비 절감과 환경 부하 감소를 동시에 달성하며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역 단위에서 이뤄진 지식 기반의 혁신이다. 고창과 장수 지역에서는 전국 최초로 민간 주도의 씨수소 선발에 성공하며, 단순 사육을 넘어 ‘종자 주권’을 확보하는 역사적인 이정표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역 특화 상품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고 신부가가치 종자산업의 기틀을 마련한 핵심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장수군은 ‘저탄소 한우산업특구’ 지정을 통해 가치사슬 전 과정의 탄소 배출량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장수군 주력사업인 한우산업의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장수의 행보는 탄소중립 시대에 부합하는 미래형 축산 클러스터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북의 여러 지역단이 한우산업 혁신과 이를 통한 지역소멸 방파제 역할 사례는 해외의 성공 사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 미야자키현은 일관 생산 체계로 ‘미야자키 와규’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워 지역 경제를 회복시켰으며,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은 치즈협동조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지역에 환원하며 정주 여건 개선에 큰 기여가 인정된 바 있다. 특히 덴마크의 양돈 협동조합 ‘대니쉬 크라운(Danish Crown)’은 농가가 주인인 협동조합이 도축부터 수출까지 전담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수익을 농가에 환원함으로써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전북의 사례 역시 지자체와 지역 대학 및 관련 기관 등과의 유기적인 협력과 민간의 강력한 문제의식이 결합하여 지속 가능한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전북의 몇 가지 지역특화 기반의 성공 사례들을 하나로 결집해 더 큰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는 실증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확산시킨다면 각각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한우산업을 통해 실효적인 지역소멸 방파제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역단의 혁신 역량을 통합하여 생산성, 품질, 환경 문제를 종합적으로 실증하는 ‘한우산업혁신실증단지’ 구축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실증단지는 특히 장수의 사례처럼 탄소 배출 통합 관리 시스템을 핵심으로 하되, 생산자 조직이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갖춘 핵심 경제 주체로 성장하도록 돕는 인큐베이터가 되어야 한다.
한우산업이라는 엔진이 다시 활력을 되찾을 때 비로소 지역 소멸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민간의 혁신 의지와 지방정부의 정교한 정책 품질 관리가 결합한 ‘전북형 한우 밸류체인’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강력한 대응 전략이 될 것이다. 2026년 한우법 시행과 함께 이러한 혁신 생태계가 전국으로 확산되어, 한우산업이 지역을 지키는 견고한 방파제이자 소비자의 신뢰와 생산자의 소득이 함께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지역 활력을 제공하는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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