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업계도 우여곡절 끝에 의무자조금시대를 열기 위한 큰 발을 내 디뎠다. 육계공동자조금설치준비위원회가 지난 23일 분당 수의과학회관 대강당에서 회의를 열고 대의원 선거 일정과 선거 규정안을 승인하는 한편 한형석 공동위원장의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겸임을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이다. /본지 8월26일자 3면 이에 따라 육계업계는 오는 10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 동안 전국 76개 선거구에서 150명의 대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를 실시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대의원선거 일정까지 확정한 이상 대의원 선출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이후 육계의무자조금 거출과 관련 육용 종계, 삼계 업계와 자조금 거출 비율 조정등 과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육계의무자조금을 추진하는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육계의무자조금 사업은 오는 10월에 있을 대의원선거에서 육계인들의 참여가 어느정도 될 것인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한우의 예를 보면 한우자조금 대의원 선거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한우협회와 농협중앙회가 그야말로 전심전력을 다한 결과 대의원 선출대상 250명중 240명을 선출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한우협회 관계자들의 노심초사는 한우자조금 사업이 시작된 지금 두고두고 한우인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결국 육계자조금 대의원선거 성공 여부도 육계관련 지도자들의 각별한 노력과 육계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관건이라 하겠다. 이는 단순히 육계자조금 대의원 선거 성공의 의미를 넘어 육계인의 단합된 힘으로 육계업계에 놓인 큰 현안을 육계인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의 표출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돌이켜보면 육계업계는 다른 어느 축종보다 육계인 스스로를 돕는 노력이 요구돼 왔다. 육계업의 특성상 육계농가의 자율적인 수급 조절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잦은 육계값 폭락과 폭등의 악순환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육계는 투기’라는 말이 아직도 육계업을 따라다니고 있다. 물론 그동안 계열화 사업 추진 등으로 육계 산업 구조가 크게 개선되기는 했지만 불안정한 육계 수급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육계인들의 하나되기 위한 노력은 육계 산업 발전의 영원한 숙제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육계자조금 대의원선거는 육계인들의 그런 하나된 노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계기임에 틀림없다. 육계자조금 사업은 돼지나 한우에 이어 추진되지만 사실 그동안 국내 축산 발달사를 볼 때 닭고기 자조금 사업이 돼지나 한우에 비해 먼저 추진됐어야 했다. 실제 임의 자조금 사업은 타축종에 뒤지지 않았다. 이는 닭고기 소비 홍보가 그만큼 중요함을 양계인 스스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아무튼 그동안 육계업계가 자조금 사업의 주도권을 놓고 적지 않은 신경전을 벌이는 우여곡절 끝에 그런 소아적인 논쟁을 버리고 육계산업 발전이라는 ‘대아’를 위해 뜻을 모은 것은 매우 높게 평가될 것이다. 이왕 육계자조금을 추진하기로 한 이상 육계업계 지도자들과 육계 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육계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계기를 스스로 찾는 즐거움을 맛보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