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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대신 쇠고기’ 알고도 당하나

데스크 칼럼

축산 선진국이 국내 축산물 시장에 눈독을 들인지가 어제 오늘이 아니지만 요즘처럼 드러내놓고 국내 축산물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보인 적이 없는 것 같다. 미국의 집요한 한국시장 개방 압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미국은 지난 2003년 광우병 발생으로 한국에 쇠고기 수출을 금지당한 후 호시탐탐 쇠고기 수입재개를 노리다, 지난 2006년 수입재개 합의에 따라 마침내 국내에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 놓을 수 있게 됐다. 우리 정부는 축산업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30개월령 미만 뼈없는 쇠고기에 한해 수입한다’는 위생조건으로 미국의 쇠고기 수입재개를 합의해 준 것이다. 때문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 뼛조각이 발견됐을 경우 해당 쇠고기를 돌려보냄은 우리 정부의 당연한 무역 절차였다.
그러나 미국은 이 같은 국가간 합의 문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위생조건 완화를 요구하더니, 급기야 우리측의 대폭 양보안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무조건 전면개방 압력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오는 5월 OIE(국제수역사무국)를 통한 ‘광우병 통제국가’ 등급 조정으로 우리측 시장 접근 제한 논리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미 FTA에서 쌀을 거론하며 쇠고기를 노리는, 이미 UR협상에서 효과를 본 고전적 전략을 내놓고 있다. 우리로서는 이를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형국이다.
따라서 이에 대응하는 축산 지도자들의 어깨엔 부하가 걸릴 대로 걸려있다. 길거리로 나서 보지만 한미 FTA 반대 목소리엔 메아리가 없고, 단식 투쟁을 해도 여론의 관심조차 끌지 못하고 있다. 거기다 소비자들도 아군과 적군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우리 한우 고기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축산지도자들의 어깨는 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축 쳐져있다.
이런 기회를 놓칠세라 미국 육류수출협회는 유명 일간지를 통해 전면광고로 자국의 쇠고기를 홍보하고 있다. 미국 육류수출협회는 연초 “한국 국민의 쇠고기 소비량을 한우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며, 미국산 쇠고기가 한우농가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변하더니 최근에는 이제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 시장에 진입하는데 더 이상 장애가 없음을 확신하는 듯 “요즘 쇠고기 넉넉히 드시기 힘드시죠”라며 미국산 쇠고기를 부담없이 먹으라고 광고하고 있다.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자주 들었던 호랑이 이야기가 다시 상기된다. 떡을 파는 할멈이 시장을 파하고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산중 굽이굽이 고개를 넘어 오는데 호랑이가 나타나 “할멈,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하는 그 이야기 말이다. 정말 이러다 떡 하나가 아닌 나중엔 떡판 전체를 다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앞이 캄캄하다고 해서 걱정만하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다. 우리 축산인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정부 기관 단체 학계 모두 머리를 맞대고 살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 축산이 살길을 찾는데 있어서 돈이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다. 돈을 쓸 수 있는 아이디어 문제다. 축산인 모두가 축산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려는 의지의 문제다. 소비자를 설득시키는 지혜의 문제다. 무엇보다 축산의 미래를 위한 희생과 열정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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