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투쟁단 모두는 전철에서 조각잠을 자고 매일 이어지는 강행군에 몸과 마음이 지쳤다. 하지만 이런 육체적인 피로보다 OIE에 참석한 한국대표의 성의없는 태도에 투쟁단은 더욱 상처받았다. 말도 통하지 않는 먼 타국이었지만 삼보일배를 하고, 매일 피켓을 들고 소리치는 투쟁단에게 파리시민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OIE 회의 참석자들 또한 사진을 찍고 내용을 문의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냈다. 하지만 정작 OIE 회의에 참석한 한국 대표들은 가벼운 인사조차 나누지 않고 차가운 태도로 투쟁단을 대했다. 화가 난 투쟁단 중 한명이 한국대표로 OIE에 참석한 H사무관에게 “밖에서 힘들게 투쟁하는 농가들에게 회의장 들어가기 전에 인사라도 좀 하면 안 됩니까?” 라고 항의했다. 이 항의에 대해 H사무관은 “우리는 외국 출장 시 훈령을 받지 않은 행동은 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다시 “인사하는 것도 훈령을 받아야 합니까?”라고 되물었지만 이에 대해서는 묵묵부답. “고생 많으십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마디면 충분했을 인사였다. 하지만 우리 대표는 권위적이고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고, 투쟁단의 큰 분노를 샀다. 구체적으로 어떤 훈령을 받고 왔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현지에서 한국대표가 보여준 태도는 농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라고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항상 입버릇처럼 ‘농민이 있어야 농민을 위해 일하는 우리가 있다’고 말은 하지만 농민을 대하는 태도는 전혀 그렇지 못해 보였다. FTA 타결 후 정부는 국내 농업을 위해 최대한 배려하겠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모습에서 어떻게 농민들이 정부를 신뢰 할 수 있겠는가. 일선의 모든 공무원이 앞으로는 “농민의 입장에서 농민을 위해 일하라”는 훈령을 바탕에 둔다면 농민들과 정부의 신뢰관계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