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웅 33호’ 현존 생애최고유량소…최고기록 경신 눈앞 현 기준 초임만삭우가 최고가…산차 높을수록 가치 저평가 낙농업 특수성 외면 “국가적 손해…누군가 책임져야” “억울하고 분해서 잠도 못잔다. 추가 발병도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역학적 관계도 전혀 없는데 예방적 살처분이라니” 지난 26일 살처분이 이뤄진 ‘슈퍼젖소’ 목장인 현웅목장의 차진숙 대표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너무 기가막혀 이제 눈물도 안나온다며 울분을 참지 못하고 격양된 목소리 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수십 년간의 개량을 위한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려졌기 때문이다. 현웅목장의 슈퍼젖소 ‘현웅 33호’는 지금까지 총 14만4천771kg의 우유를 생산해 지난해 현존 생애최고유량소로 선정됐다. 더욱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국내 최고기록을 경신할 것이 확실시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현웅 33호’는 국내 최고 신기록을 눈앞에 두고 구제역이라는 변수에 의해 기록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게 됐다. 대한민국 최고의 젖소도 구제역이란 파고를 넘지 못하고 차디찬 땅속으로 묻히게 된 것. 현웅목장은 이 슈퍼젖소 뿐만 아니라 살처분 조치된 모든 젖소들의 능력이 뛰어났었다. ‘현웅 33호’의 딸소들 역시 현재 6산과 9산차이며 어미소 역시 9산차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살처분 조치된 66두의 젖소 중 10여두가 평균 산차 이상을 기록하며 현웅목장의 평균 산차는 3.7산으로 전국 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동안의 개량에 대한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도 있지만 현재 살처분 보상체계가 국내 최고의 젖소에 걸맞은 대우를 못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현 살처분 보상기준을 적용하면 초임만삭우가 최고 높은 가격이기 때문에 이 슈퍼젖소는 거의 가치가 없는 소로 분류된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현웅목장은 다른 젖소들 역시 산차가 높아 살처분 젖소들 중에 제 2, 제 3의 슈퍼젖소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살처분 보상체계는 이 같은 낙농업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살처분보상금 기준에 따르면 6산 이상은 노산우로 분류 농협조사 산지가격을 기준으로 보상받게 돼있다. 하지만 농협의 산지가격 조사에는 노산우는 조사대상에도 없으며 ‘노폐우’를 조사하고 있다. 그마저도 조사가격 조차 없는 실정이다. 현웅목장의 차선숙 대표는 “단 며칠 간만이라도 기회를 달라고 방역당국은 물론 김포시, 개량기관 등에 호소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라며 “발생농장과 500m 이상이 떨어져 있고 추가 발생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역학관계도 없는 상황에서 예방적 살처분이라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차 대표는 “단순히 유량이 많이 나오는 소와 오랫동안 꾸준히 많이 나오는 소는 차원이 다르다”라며 “국가적으로도 매우 큰 손실이 될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누군가는 꼭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