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한우 사육과 유통·판매를 하면서 자녀 3명에게 대물림을 하여 밑그림에 채색까지 잘 칠한 한우전문가가 있다.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미장리 82번지 안성맞춤한우농장 겸 약전한우가든 안병호 회장(59세)이 바로 그 사람이다.
1980년 한우사육을 시작한 그는 한때 한우파동을 겪었으나 한우등록과 심사사업에 적극 참여하여 농장의 경쟁력을 배가시키면서 불황을 극복, 1992년에는 200두로 늘렸다.
특히 안병호 회장은 약전한우를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1995년 칠보산 3부 능선에 정육점 겸 식당 안성맞춤한우촌을 개장했다. 이 가든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육량과 육질이 최고인 1++ 등급만을 취급한다. 또 잔여육은 1998년 안성시 인지동 461번지에 오픈한 한정식전문점 약산골에서 처리한다.
안 회장은 최근 이 한우농장과 식당 2개소를 두 아들과 딸에게 물려주고 있다. 이런 대물림은 그가 이미 십수년 전부터 준비해온 일이다.
미장리 농장은 연암축산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한 큰아들(안태호·35세)에게, 미장리 한우촌은 둘째아들(안정호·34세)에게, 약산골 가든은 딸(안혜정·29세)에게 각각 대물림 중이다.
큰아들은 자가 조사료포 4만평 가운데 절반은 사일리지용 옥수수와 후작으로 호맥을, 나머지 절반은 호맥과 후작으로 수단그라스를 심어 연작피해를 방지하고 있다. 이밖에 미장리 농가의 논 15만평에서 볏짚을 수거한다. 그 물량은 개당 400kg 내외의 롤 약 1천400개를 거둬들인다.
작은아들은 5년전 농협 안성연수원에서 식육코스과정을 이수하고 전문요리사로부터 3년간 요리공부를 배웠다. 딸은 우리 국민들의 입맛에 알맞도록 한약재를 넣고 우려내는 약산골 한우전문탕을 위주로 한 한정식 전문공부를 했다.
안병호 회장은 춘천에 가면 닭갈비가, 천서리 하면 막국수가, 병천은 순대가 각각 떠올려 지듯 안성하면 홍삼한우탕이 생각날 수 있도록 하겠단다.
최근 축산경기가 좋지 않은 것과 관련, 안병호 회장은 “상당기간 불황이 우려되지만 살아남는 농가는 육종개량을 잘하고, 국내산 조사료를 저렴하게 많이 확보하면서 사양관리를 잘하느냐 그 여부에 달려있다고 덧붙인다.
약전한우농장은 4~6대의 혈통등록우가 즐비하다. 따라서 육종까지 받쳐주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경쟁력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안병호 회장은“논에 볏짚을 보고도 거둬들이지 않는 농가가 많은데 생 볏짚은 그 상태 그대로 묶어만 놓아도 발효가 잘 된다”면서 “경쟁력 있는 농장은 국산 조사료 확보에 달려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