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 조차 ‘쇼’로 치부…이젠 신념으로 당당히 대응할터 FMD를 계기로 양돈장 진입은 무조건 반대하고 보자는 님비현상의 폐해가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도유망한 양돈인을 자살 직전까지 몰아넣은 사례까지 발생,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전북 순창에서 돼지 2천500두를 사육하던 이윤택씨는 지난달 중순경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겠다고 작심한 후 전남 구례의 화엄사 부근 한 숙박업소에 투숙했다. 다행이 유언장을 발견한 그의 아내가 경찰에 신고, 휴대폰 위치 추적 끝에 음독직전의 이씨를 발견함으로써 최악의 상황은 피할수 있었다. FMD의 여파라고는 하지만 고돈가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화목한 가정까지, 무엇하나 부러울게 없었던 이윤택씨를 파국으로 몰아넣은 것은 바로 한 장의 계약서였다.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인 순창EM포크영농법인의 대표도 맡고 있는 이윤택씨가 지난 2월19일 자신의 농장인근(유등면 무수리)에 돈사를 신축하려는 한 양돈농가와 체결한 가축분뇨 위탁처리계약이 화근이 된 것이다. 타지역 사람의 양돈장 신축추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일부 지역민들은 계약체결 소식을 접한 직후 양돈장 신축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 농장신축과 전혀 무관한 이씨를 압박해 오기 시작했다. 계약만 해지되면 허가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공동자원화시설로는 최초로 지난 4월18일 영국표준협회(BSI)로부터 ISO 9001인증을 획득, 우수품질의 액비생산시스템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물론 생산된 액비 살포효과가 호평을 받으면서 지역언론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한 이윤택씨. 대한양돈협회 지부장을 역임 할 정도로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받아 온데다 지난해 11월 순창EM포크영농법인 출범 당시엔 축산분뇨 자원화를 통한 자연순환농업의 계기를 마련했다며 지역발전을 선도할 젊은이로 평가받아온 그가 한순간에 지역민의 ‘공적’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이윤택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차마 입밖에 내기 힘든 욕설과 협박, 회유가 이어졌다”며 “마을 진입로에 ‘농장신축을 찬성한자는 때려XXX’ 는 섬뜩한 문구가 쓰여지기도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현실을 감당키 어려웠던 이씨는 지난 5월 30일 계약해지를 통보했지만 이에 반발한 상대방이 법적 대응에 나선 결과 법원으로부터 화해권고 판결을 받고 이전으로 원상복귀되면서 다시 압력에 시달려야 했다. 대책위원회에 참여한 주민들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먼친척이 회유에 나설 정도가 되면서 이씨의 심신은 더욱 피폐해저만 같다. 지역모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기며 사람들과 마주치는 게 무서워 일부러 피해 다녔다고. 무엇보다 견딜수 없었던 것은 한 가족처럼 생각해 왔던 지역의 친우, 선배, 지인 등이 한순간에 자신에게 등을 돌려버렸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의 한마디, 한미디가 나에게는 비수였다”는 이윤택씨는 “평소 가까웠던 사람들에게 협박을 당하고 나니 살고싶은 마음이 사라져 버리더라”며 극한 상황에 이르렀던 배경을 설명했다. 축종만 다를 뿐 동료 축산인들이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현실도 서글펐다. 자실시도와 실패의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낀 이윤택씨는 앞으로 당당하게 지역민들 앞에 나서기로 했다. “처음에는 미안함도 들었다. 하지만 경영난과 농장 생산성 까지 악화되는 어려움속에서 오로지 양돈산업과 지역사회 환경을 보호하자는 신념 하나만으로 공동자원화센터를 운영해 온 저였기에 대책위의 부당한 압력에 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법은 무시한채, ‘때법’ 으로 일관하며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라는 이윤택씨는 자신들을 위한 공동자원화시설임에도 이번 상황을 외면해 왔던 양돈농가들에 대해서도 ‘누구나 똑같은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경각심과 함께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양돈농가들도 지역사회와 함께 하려는 노력을 지속하되 힘을 합쳐 공동자원화시설을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정부도 공동자원화시설의 심각한 현실을 인식, 실질적인 활성화 대책과 함께 안심하고 운영할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지방지차단체의 객관적인 시각과 행정을 당부하는 이윤택씨는 현재 대책위원회를 상대로 검찰 고발을 추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