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관리자 기자]
중> 수입조사료 감축만이 능사인가
정부에서는 자급조사료 생산의 확대를 국내 축산업 경쟁력 확대의 키워드로 보고 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0월 정부는 조사료 자급률을 2014년까지 9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질의 우량사료작물 생산량을 연차적으로 늘려 지금의 2배까지로 확대하고 수입건초와 품질이 낮은 볏짚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조사료 품질은 가축 생산성과 직결”
“자급률 높여 수입 대체, 단순논리 곤란” 지적
TMR업계 늘어나는 수요 대비 원료난 심화
수입쿼터 확대 등 생산비 경감 근본대책 요구
한 전문가는 “현재 정부에서 표방하고 있는 조사료 정책은 자급 조사료 확대를 통해 축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입량을 줄여 이를 국내산 조사료로 대체한다는 단순논리로만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볏짚과 총체보리로 대표되는 국내산 조사료로는 수입조사료의 품질을 따를 수 없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축산관련 전문서적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구중 하나가 바로 ‘양질의 조사료를 충분히 급여하라’는 말이다. 이것이 곧 생산성과 연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조사료를 국내산으로 대체하기에는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국내산 조사료는 수입조사료에 비해 영양적 측면에서 떨어지고,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물론 정부의 노력으로 점차 이 같은 품질격차가 좁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밝히고, 수입조사료 할당관세배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입산 조사료를 쿼터로 묶어 국내산으로 대체한다는 것은 업계의 현실에 맞지 않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우사육두수가 증가하고 전국적으로 TMR공장이 다수 생기면서 이들 업체에서 소비하는 조사료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TMR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수입조사료의 할당관세문제를 지적하면서 개선을 요구해 왔다.
2012년 수입조사료 할당관세적용물량은 65만톤으로 올해 배정된 70만톤 보다 5만톤이 줄었다. 올해도 당초 배정받은 70만톤으로 물량이 부족해 10만톤을 추가배정 받았다. 한국단미사료협회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지난달 농식품부에 개선을 요구했다.
최염수 한국단미사료협회 전무는 “TMR공장에서 고품질 조사료와 건초는 매우 중요한 원료다. 원료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사료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농가의 부담만 커지게 될 것”이라며 “단순한 논리로 수입조사료 할당관세배정물량을 일방적으로 줄여간다면 이 같은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 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남낙우영농조합의 강내수조합장은 “수입쿼터가 떨어지는 매년 6월과 12월이면 TMR업체는 어디나 심각한 원료난에 허덕인다. 농가들에게 사료를 공급해야 할 공장이 원료가 없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인데 정부에서는 매년 수입조사료 쿼터를 줄이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수입을 줄인다고 국내산 조사료의 자급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판이다. 우선 국내산 조사료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