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가격 하락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한우업계 내에서 가격 안정화가 중요한 지상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웃 일본의 경우 장기간 화우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우리와 비교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화우와 우리 한우는 산업 구조적으로 볼 때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화우, 특정 소비층 국한…안정적 사육기반 유지 가능
한우, 한때 자급률 50% 육박…시장구조 달라 단순비교 무리
소비 확대·원가 절감 노력을
화우의 경우 최근 20년간(1990~2010) 가격의 변동 폭이 한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이와 함께 사육두수 또한 거의 변동이 없는 모습이다. 화우의 가격 변동 폭이 작은 이유는 안정적인 사육규모가 유지되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화우는 최저 167만9천두, 최고 192만4천두 까지다. 24만5천두 차이다. 한우는 최저 127만두에서 284만두로 157만두까지 차이가 벌어진다.
사육두수가 한우에 비해 화우가 안정적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전체 사육규모다.
화우의 경우 한우에 비해 사육두수가 100만두 정도 적으면서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구가 1억3천명에 육박하는 일본에서 화우의 사육두수는 인구 5천만인 우리나라의 한우 사육두수의 70%에 불과하다는 것은 분명 주목되는 부분이다.
화우는 2010년 기준 시장 점유율이 17.12%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일본 현지에서 화우 거세우를 구입하는 소비층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제한된 특정 소비층에만 공급하는 형태이다 보니 사육두수를 증가시켜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한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한우는 한때 자급률 50%를 넘기기도 했다. 화우에 비해 확실히 폭넓은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다. 가격 면에서 수입육에 비해 비싸지만 매우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일부 소비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화우와 한우를 단순 비교할 수 없는 이유다.
노경상 축산경제연구원장은 “가격이나 사육두수의 안정화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우의 경우 넓은 소비층에 사랑받는 만큼 시장 점유율을 넓히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장기적으로 한우의 자급률을 우선 정하고, 이에 맞춰 생산비 절감을 위한 노력과 소비기반 확대를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화우의 안정적 가격을 부러워하기 보다는 우리 한우의 여건에 맞는 안정적 성장 방안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