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현장 괴리 찾아 프로그램 최적화
1+ 등급 이상 100%·1++ 79% 성적 거둬
1+등급 이상 출현율 100%. 그중 1++등급은 3분의 1을 훨씬 넘는 78.94%. 한우농가라면 누구나 꿈에 그리는 성적표이다. 이런 성적을 거머쥔 주인공은 바로 울산에서 300마리의 한우를 일관사육하고 있는 송정축산 박기철(52) 사장이다. 지난달 25일 울산에서 만난 박 사장은 생산비 증가, 소 값 하락에도 충분히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우 사육 경력 30년의 박 사장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끊임없이 개량에 매달리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온 현장전문가로 주변에서 정평이 나 있는 한우명장이다.
박 사장이 올 들어 1월부터 6월까지 출하한 한우는 모두 19마리. 이중 15마리가 1++등급을 받았다. 나머지 4마리도 1+등급을 받아 전량 1+등급 이상 출현율을 기록했다. 육량등급도 모두 AB등급을 받았다.
박 사장의 우군관리의 특징은 자가 수정을 통한 철저한 혈통관리. 고급육 성공비결을 묻는 질문에 “종축이 70%, 나머지 30%는 사료와 지역특성 등 외부적인 요인”이라고 잘라 말한다. “씨와 밭이 잘 조화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량이라는 한 우물을 판 결과 이제야 만족할 만큼의 성적을 거두게 됐다.”
박 사장은 끊임없는 연구 못지않게 현장 피드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과거 도축장 냉장실에 들어가 자신이 출하한 한우의 품질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계속 반복해 왔다. 심지어 식당까지 발품을 팔아 소비자들의 반응도 확인했다. 그 이유에 대해 박 사장은 “처음에는 궁금해서, 나중에는 중요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돼서”라고 밝혔다. 이론과 현장의 괴리를 찾아내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프로그램을 찾아 왔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모은 자료는 그대로 차곡차곡 쌓여 박 사장이 한우를 개량하는 지표로 활용돼 왔다.
한 배에서 나온 것이라도 성적이 안 좋으면 미련을 두지 않고 과감하게 도태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는 박 사장은 어려울수록 종축 개량에 힘을 쏟아야 한우산업의 경쟁력 있는 미래를 열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