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멀쩡…시간 지날수록 ‘문제’ 농가 몰라
CCA코일(Copper Clad Aluminum: 구리·알루미늄 복합코일)로 제조된 휀이 농장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CCA코일에 사용되는 알루미늄은 구리보다 열전도율이 낮아 장시간 사용시 모터의 수명 단축은 물론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휀 제조 업체가 CCA코일로 제조된 전기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원가절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알루미늄이 15% 혼합된 CCA코일을 사용할 경우 휀 1개당 1만5천원이상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구리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일부 휀 업체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원가 절감을 이유로 CCA코일을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유통되는 CCA코일은 구리에 알루미늄 혼합률이 15%인 제품과 40%인 제품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 CCA코일로 만든 휀 제품이라도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축산농가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즉 당장 화재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모터가 과열되면서 회전력 저하와 고장율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풍량도 적어져 휀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축산현장에서는 CCA코일을 사용한 저가의 휀제품이 판을 치면서 CCA코일이 아닌 구리로 제대로된 코일을 사용해 만든 휀 제품 생산 업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곧 축산농가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휀 제품에 대한 사후 서비스 기간이 1년이란 점도 CCA코일을 사용한 휀제품이 판을 치는 원인이 되고 있다. CCA코일을 사용한 휀제품이라도 1년을 그럭저럭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제가 발생하면 업체를 정리하고 상호와 대표자를 바꾸면 되기 때문에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의 영업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어 축산농가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전기 배선과 관련 한 관계자는 “대규모 공사를 하는 경우 그나마 정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축사에 공급되는 제품은 안전성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알루미늄이 들어가는 전선을 사용하기도 한다”며 축사가 화재에 노출돼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휀 선택시 CCA코일 사용 여부를 확인함은 물론 모터에 대한 발열 온도와 성능을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농가에서 휀 선택시 CCA코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전선부분을 그라인더로 절단하면 겉모습은 정상 제품이라도 그 속은 알루미늄에 구리를 코팅한 것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CCA코일의 모터라도 축산용처럼 장시간 사용 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평상시 잠깐씩 사용한다거나 사용빈도가 낮은 제품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