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축산신문 공동기획
1. 백신접종 빼먹으면 질병재앙 온다.
2. 방역주체는 바로 나다.
또 다시 FMD가 터지고 말았다. 물론 대다수 농가들은 백신접종, 차단방역 등 질병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소수농가는 여전히 “설마 내 농장에”라는 안일한 방역의식이 남아있는 게 현실이다. FMD 바이러스는 그 조그만 빈틈을 노린다. 이번 FMD 역시 (역학조사 중이지만) 잠깐 방심이 불러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고병원성AI는 올해 내내 가금산업을 괴롭히고 있다. 조금 잠잠해졌다고 하면, 이쪽저쪽서 툭 발병 소식이 전해진다. 그렇게 거의 1년을 보냈다. 더욱이 지금은 고병원성AI 전파위험성이 더욱 큰 겨울이다. “뚫리면 끝이다”라는 배수진을 치고 어떻게든 막아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신문은 ‘FMD·AI 방역 이대로는 안된다’ 공동기획을 통해 느슨해져 있는 방역의식을 다시 질끈 동여매려고 한다. FMD·AI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조기종식됐으면 하는 바람 정말 간절하다.
여기서 못 막으면 끝장…배수진 치고 질병 고리 끊어야
“설마 내 농장에” 방심 절대금물…백신접종·차단방역 필수 불가결
FMD, 백신접종 소홀이 빌미
철저히 이행한 농가는 비껴가
지난 12월 3일 충북 진천 한 대규모 양돈장에서 FMD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모돈이 사료를 잘먹지 않고, 콧등에 큰 수포가 생겼다는 내용이다.
처음에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정기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모돈은 보통 FMD 항체형성률이 80%를 넘고, 이에 따라 모돈에서 FMD 발병확률은 매우 희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우려한 대로였다. FMD로 최종확진됐다.
방역당국은 FMD 발생 농장에 대해 돈사별로 16두씩 약 1천두 채혈해 FMD 백신 항체형성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FMD 증상이 나타난 2개 임신사·분만사 돼지 평균 항체형성률이 40% 미만으로 나왔다. 전국 모돈 평균 80%를 크게 밑돌고 있는 수치다. 이 농장 다른 모돈사 평균 항체형성률 75~100%보다도 훨씬 뒤쳐졌다.
12월 4일. 이번에는 최초 발생농장에서 약 300미터 떨어진 양돈장이다.
분만사 2개동에서 FMD 증상이 확인됐고, 이후 인접 분만사 2개동과 자돈사 1개동으로 확산됐다.
결국 이번 진천 FMD 발병원인은 (역학조사 중이지만) 백신접종 소홀이 빌미가 됐다는 것이 방역당국 진단이다.
과정은 이렇다.
농장 내에 백신접종이 제대로 되지 않은 돈군(비육돈 농장의 경우, 비육말기)이 있으면 FMD 바이러스가 이러한 개체들을 통하여 농장내로 침입했다.
침입한 바이러스는 면역이 불완전한 돼지 등에서 대량증식한 후, 주변 돼지들을 감염시켰다.
이런 식으로 퍼져갔다.
FMD 바이러스는 진천에 머무르지 않았다. 빈틈을 삐집고 계속 파고 들었다.
19일 현재 청주, 증평, 음성, 천안 등에서 13건 FMD 발생이 확인됐다.
고병원성AI, 위협요인 많다
겨울철새서 확인…전세계 가금산업에 공포
고병원성AI는 더 심각하다. 가금산업은 올해 내내 고병원성AI 공포에 떨어야 했다.
1월 16일 전북 고창 종오리 농장에서 올해 첫 고병원성AI가 나왔고, 전국 가금농장으로 확산됐다.
9월 4일이 돼서야 이동제한 조치가 해제됐으니 고병원성AI는 장장 8개월을 끌었다.
이 기간 발생건수는 무려 212건에 이른다.
당시에는 이렇게 고병원성AI가 마무리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고병원성AI는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동제한이 해제된 이후 20여일 만에 전남 육용오리 농장을 시발점으로 해서 37건이 더 나왔다.
그리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방역당국에서는 일부 농장 등에 잔존하고 있던 AI 바이러스가 축산 차량, 사람 등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환경도 고병원성AI 방역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겨울철새들이 우리나라에 속속 들어오고 있고, 이들 철새에서 고병원성AI가 확인되고 있어서다.
과거 겨울철에 고병원성AI이 집중됐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겨울 고병원성AI가 특히 걱정스러울만 하다.
고병원성AI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가금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올해만 아시아는 물론, 유럽, 북미, 아프리카 등 전세계 4대륙 18개국에서 고병원성AI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례봤을 때 백신접종 효능 매우 커
농가방문·모임행사 최대한 자제해야
FMD 확산을 막는 방법은 두말할 것 없이 ‘백신접종’과 ‘차단방역’이다.
백신접종을 두고는 일부에서 효능문제를 꺼내들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여러사례를 봤을 때 백신접종 효과는 매우 크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한다.
우선 지난 2011년 FMD가 확산될 당시 FMD 백신이 투입됐고, 그 이후 추가발생을 잡아냈다.
올 7월 FMD가 발생한 의성 농가의 경우 접종이 안된 돼지가 혼합사육된 3개동에서만 FMD가 나왔다.
이번 최초 진천농가는 백신 항체항성률이 낮은(약 36%) 2개동에서 FMD가 발생해 전파됐다.
특히 FMD 발생농가와 인접해 있지만, 예방접종을 철저히 한 양돈농가는 발생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접종과 더불어 차단방역도 필수다. 다른 농가를 방문하거나 서로 모임을 갖는 행사는 최대한 자제해야 하고, 외국인근로자의 방역수칙 준수도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효과적인 FMD 백신접종 요령
주입 후 3~4초 기다린 후 주사기 뽑아야
보정과 정확한 접종…20℃ 이상 가온금지
FMD 백신은 접종할 때, 2인이 한 조가 되어 한 명은 돼지를 보정하고 다른 한 명이 정확하게 귀뒤의 목 부위(엉덩이 부위 주사 금지)에 백신을 주입한 후 3~4초간 기다린 후에 주사기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백신을 가온하기 위하여 항온수조의 온도를 높이면 백신의 효력이 소실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가온하지 말 것(20℃ 이상 가온금지)을 권장한다.
연속주사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긴 호스가 압력을 견디지 못해, 정확한 용량이 주입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근육내 주사액이 역류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FMD 확산이 우려되는 긴급백신 접종지역으로 지정된 시군에는 모든 돼지에 1차 일괄 접종하고 2주 후에 추가접종을 해야 한다.
기타 지역에서는 FMD 발병 이전에는 8~12주령에 1회 접종하던 방법을 변경하여 8주령에 1차, 그리고 12주령에 반드시 2차 접종을 해야만 현재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FMD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진천발 FMD 바이러스 정체는
혈청형 O형…백신으로 방어 가능
의성·합천과 구별되는 새 바이러스
시료에서 분리한 FMD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분석하여 본 결과 이번 진천 FMD 바이러스는 혈청형이 O형이며, 지역형은 동남아시아(SEA)형으로 미얀마98 유전형(Mya-98)에 속했다.
2010/2011년 안동바이러스, 2014년 의성, 합천 바이러스와 동일한 계통으로 현재 국내에서 사용중인 FMD 3가 백신(혈청형 O, A, Asia1형 혼합백신)으로 충분한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됐다.
분리된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영국 FMD표준연구소에 송부하여 확인을 요청한 바, 국내에서 분석한 것과 동일한 결과를 통보받았다.
한편,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세부적인 FMD 바이러스 비구조단백질 유전자 비교·분석을 통해 진천군 분리 FMD 바이러스가 최근 의성·합천에서 유행했던 바이러스와는 구별되는 새로운 바이러스임을 확인했다.
FMD 위기경보, 경계단계로 격상
긴급·보강접종…자돈 2회접종으로 강화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8일 FMD 방역을 강화하기 위해 위기경보를 현행 주의단계에서 경계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위기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구분된다. 농축산부는 FMD가 확산조짐을 보이면서, 가축방역협의회(FMD분과위) 자문을 받아 경계단계로 방역수위를 높였다.
경계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농축산부에 FMD 방역대책본부(본부장 농축산부장관)가 설치됐고, 전국 모든 시·도(시·군)에는 방역대책본부(본부장 기관장)가 꾸려졌다.
아울러 발생 및 인접 9개 시군에 대해서는 긴급 예방접종과 2차 보강접종에 들어갔다. 긴급 예방접종 완료 후 2주가 경과한 후에 2차 보강접종이 실시된다.
살처분 범위도 확대운용키로 했다.
농축산부는 현행 임상증상 발현 개체를 중심으로 살처분하되 백신접종 실시여부, 항체형성률 등을 고려해 해당 동 또는 농장전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농축산부는 권장프로그램대로 백신을 접종할 경우, 충분히 FMD 발생을 차단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백신접종과 축사 내외부 매일 소독을 당부했다.
특히 자돈의 경우 현행 2~3개월 1차만 접종하던 것을 2~3월령 1차 접종 후 1개월이 지나면 다시 2차 보강접종으로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