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철 대표((주)정P&C연구소)
한국형 종돈의 정의는 무엇인가?
산자수 등 번식성적과 일당 증체중 등 산육성적이 최소한 수입종돈과 동일한 수준이거나 격차가 난다면 따라잡는 계획과 기간을 설정해 잠재적으로 외국산 종돈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 할 수 있는 종돈일 것이다.
우선 2013년 기준 덴마크와 한국의 양돈 생산성을 비교해 보면 번식형질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영국 BPEX(돈육생산관련 단체) 발표 복당 총산자수는 덴마크가 16.0두인 반면 한돈협회 발표 2013년 전산기록 농가의 평균은 12.0두, 실 산자수 차이는 15.4두와 11,1두, 복당 이유두수는 13.3두와 10.0두, 모돈 두당 연간 이유두수(PSY)는 30.3두와 21.2두, 모돈 두당 연간 출하두수(MSY)는 28.1두와 17.6두로 한국의 생산성은 덴마크의 62.6%로 약 16년간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둘째, 영국의 BPEX는 최근 EU주요 회원국과 경쟁국의 지육 kg 당 생산비를 비교 발표했다. EU회원국의 평균 지육 kg 당 생산비는 1.83유로(2천635원, 2013년 환율)이였다. EU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은 생산비를 보인 국가는 스페인으로 1.64유로(2천361원)였고 그 다음은 덴마크의 1.68유로(2천419원)였다. 한편 미국은 1.49유로(2천145원)였으나 북부 브라질이 1.13유로(1,627원)로 모든 조사국가 중 생산비가 가장 낮았다. 한편, 통계청 발표 2013년 한국 비육돈생산비는 지육 kg 당 4천924원(3.42유로)으로 유럽 평균보다 1.86배 미국보다는 2.29배 더 높았다.
셋째, 양돈 산업의 수익성은 판매물량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덴마크의 2013년 모돈 두당 연간 비육돈 출하두수는 28.1두, 총 지육 판매량은 2천299kg으로 비육돈의 평균 생체중은 109kg, 지육중량은 82kg 이었다. 대조적으로 네덜란드의 모돈 두당 비육돈 출하두수는 27.7두로 덴마크 보다는 0.4두 적었지만 총 지육 판매량은 2천539kg으로 덴마크보다 10.4% 많았다. 비육돈 출하체중이 생체 122kg, 지육 91.7kg으로 덴마크보다 무거웠기 때문이다. 만일 판매가격이 동일하다면 덴마크보다 네덜란드가 10.4% 수익성이 높은 것이다. 한편, 한국의 2013년 비육돈 출하체중은 평균 117kg으로 모돈 두당 지육 생산량은 1천544kg으로 덴마크의 67.2% 수준이었다. 결론은 양돈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출하체중을 무겁게 출하해야 하며 출하체중이 증가하면서도 적정 정육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등지방 두께의 개량 방향은 얇게 하는 것이다.
한국과 덴마크 양돈산업의 생산성, 생산비, 수익성 차이를 요약하면 생산성은 덴마크와 한국의 모돈 두당 연간 출하두수는 28.1두와 17.6두로 한국은 덴마크의 63% 수준이고 생산비는 한국의 비육돈 생산비 중 기본적으로 지리적 위치 차이로 발생하는 높은 사료비를 덴마크와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지육 kg 당 생산비는 3.42유로에서 2.71유로로 낮아지고 이것은 덴마크의 1.69유로보다 60.4% 높은 수준이다. 생산비도 생산성 수준과 비슷해진다는 것이 주목된다. 매출액에 직접 영향을 주는 모돈 두당 연간 지육 생산량은 덴마크는 2천299kg인데 비해 한국은 1천544kg으로 67% 수준이다. 결론은 덴마크와 한국의 효율성 차이를 생산비 관점에서 본다면 생산성을 개선한다면 생산비 차이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덴마크와 한국 양돈의 생산성 차이는 단순히 유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다른 요인도 작용한다. 각 요인별로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유전적 요인 30%, 사양기술 30%, 위생수준과 방역시스템 20%, 시설과 설비 20%로 추정할 수 있다. 일단은 많은 돼지를 출생시켜야 하기 때문에 복당 총산자수를 늘이기 위한 유전적 개량이 결정 적인 요인임을 알 수 있다. 유전적으로 연간 산자수 개량 가능 두수는 0.2~0.3두이고, 모돈 두당 연간 출하두수(MSY)는 0.6~0.7두이지만 현재 한국의 연간 산자수 개량은 0.1~0.2두, MSY 개량은 0.3~0.4두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 국가적 통합 유전적 개량 시스템이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매년 산자수가 0.2~0.3두씩 늘어나는 유럽과 16년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져 갈 뿐인 것이 현실이다.
현재 한국의 종돈개량은 기본적으로 각 종돈장이 각각의 검정과 선발을 통한 개량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종축개량 협회와 축산과학원에서 각각 주간, 분기별 통합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종돈장들이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각 종돈장간의 유전능력비교와 국가적 통합개량이 불가능 한 것이 현 주소이다. 특히, 종돈장에서는 매주 산육검정과 이유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통합 주간 유전적 평가와 분석결과가 농장으로 바로 피드백 될 수 있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각 종돈장에서 우수한 종돈을 선발하는 것과 국가적 통합 평가를 통한 우수 종돈을 선발하는 것은 한 교실에서 1등을 뽑느냐, 전교 1등을 뽑느냐의 차이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2012년에 출범시킨 골든시드프로젝트(GSP)의 종축개량사업단이 금년부터 주간 피드백이 가능한 국가적 종돈의 유전적 통합평가와 피드백 시스템을 GSP참여 종돈장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