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윤봉중 본지회장 SNS 탓인지 갈수록 듣도 보도 못한 유행어나 신조어(新造語)가 난무하는 통에 필자 같은 세대는 주눅이 들 때가 더러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많이 쓰이는 나일리지(나이+마일리지)라는 신조어(新造語)도 바로 그런 경우에 속한다. 유교적 전통이 남아 있는 우리 사회에서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나이는 곧 ‘계급장’이었다. 개인 간 다툼에서도 나이 얘기만 나오면 비록 초면이라도 나이가 적은 쪽은 시쳇말로 한 수 접어야 했다. 조직 내에서의 대접이나 행세도 철저히 나이 중심이었다. 오죽 했으면 ‘나이가 벼슬이요 깡패’라는 말이 다 있었겠는가. 그러나 이런 호시절(?)은 어디까지나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꿈같은 얘기다. 아직도 세상 바뀐 줄 모르고 가끔 실수를 하는 ‘철부지꼰대’들이 없지 않은데 큰 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오랜 세월 교유(交遊)해온 지인 몇 분과 최근 저녁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지공거사’란 말을 듣기 싫어 지하철 탈 때 일반신용카드를 사용한다는 B씨가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요즘은 여기 저기 눈치 볼 일만 생긴다며 힘없는 목소리로 ‘나일리지’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느냐고 물었다. 평소 성격이 긍정
[축산신문 기자] 박규현 교수(강원대학교) 햇볕이 강하다. 비가 내리지 않아 습도는 높지 않다. 땅이 식지 않는다. 물이 식지 않는다. 건물들은 에어컨을 돌리면서 건물 내부의 열을 빼앗아 건물 밖으로 뿜어내고 있다. 뉴스의 날씨면은 온통 뜨거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열을 피할 수 있다면 어디든 상관없이 사람들이 몰린다. 기상청에서는 2018년 7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서 1973년부터 2018년까지의 1월 1일부터 7월 28일까지의 자료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는데 1994년 폭염일수 17.6일, 열대야일수 7.9일에 이어서 2018년에는 폭염일수 14.7일, 열대야일수 6.5일로 역대 두 번째로 더운 날씨를 보인다고 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앞으로 올 더위는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대 최고를 기록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만 더운 것이 아니다. 북반구가 다 덥다. 뉴스1의 2018년 7월 27일 기사에서는 북극권에 속하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도 온도가 30℃를 기록했다고 했다. 옆 나라 일본, 멀리 있는 미국도 최고 기온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 때문에 고온·고열을 동반한 여름철 기상이변이 벌어지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
김 동 균 이사장(전 상지대 교수, 강원도농산어촌미래연구소) 올해의 여름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전 세계의 사람들을 일깨워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방송은 연일 갱신되는 최고기온을 보도하기에 바빴고, 지구 전체가 고온현상으로 펄펄 끓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온열환자로 세상을 떠난 사람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뉴스거리로 나왔지만 무슨 까닭인지 ‘가축집단폐사’소식은 단골메뉴에서 슬그머니 사라졌다. 여기에는, 사람들이 가축에 대한 더위 스트레스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체험한 끝에 서둘러 시설환경을 개선시킨 점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에너지대사의 신화적 태두로 알려진 클라이버(Kleiber) 박사는 온혈동물의 생존을 요약해 ‘열균형 유지의 결과’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 이름을 ‘생명의 불꽃(The fire of life)’이라고 붙임으로써 인문학적 분칠도 멋있게 했다. 제목만 보면 연애소설로 착각할만하지 않겠는가? 이 명저는 현대 가축사양학의 든든한 초석이 되었을 뿐 아니라 동물환경학, 동물복지학 그리고 시설환경학의 발전으로 연장되었기에 잠깐 들여다보고 갈만 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나름대로 생존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래
[축산신문] 류 경 선 교수(전북대학교 동물자원학과) 농업에서 로봇의 활용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지난 20여년간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컴퓨터와 함께 지속적으로 이뤄져왔다. 또한 로봇은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농축산업 현장 뿐 만 아니라 작물, 동물생산, 환경조절에까지 필요하게 되었다. 전통적인 농법을 활용하는 농민들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효율성을 따라 잡기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제 농가들은 농촌 고령화 등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비용발생 문제를 자동화를 통해 생존이 가능한 농업으로 전환, 즉 로봇공학 및 고급 감지 기능을 응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작물생산에 로봇은 1984년부터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축산물 생산 중 착유는 가장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속하기 때문에 유두를 찾아서 착유하고 사료를 급여하는 시스템의 활용은 비교적 이른 1994년부터 유럽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현재 착유우를 사육하고 있는 낙농가, 즉 젖소목장의 착유과정에서 착유로봇을 활용, 로봇이 노동력을 제공해 줌으로써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착유에 사용되는 범용 로봇은 착유전에 소독제를 골고루 살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착유에 로봇이 활용
[축산신문] 김 성 훈 대표(피그진코리아) 가축을 개량한다는 것은 사람이 미리 정해 놓은 방향으로 특정 형질이 우수한 개체를 선발해 교배한다는 의미이다. 다윈의 진화론이나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에서 주장하는 자연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는 방향이 아닌 사람들이 미리 정해 놓은 방향으로 개량(?)하는 것이 가축개량의 정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축으로 되기 위해서는 일단 사람을 따라야하고 사람이 원하는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 사람이 원하는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할 수 있으므로 가축의 개량방향은 그에 따라 변화하게 되어 있다. 가축화되면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므로 자연스럽게 야생에서 살아남는 능력이 저하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동일한 종임에도 가축과 야생종 사이에는 큰 차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최초의 가축은 개로서 가축화 과정에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으나 이미 12,000년 전에 사람이 정착하면서 일부 늑대가 사람이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를 먹으려 접근한 것이 시작이라고 알려져 왔다. 사람으로부터 음식을 확보하는 대가로 외부인의 침입을 알려준다든지, 사냥을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했는데, 아직도 아프리카, 아시아, 남유럽 일부지역에 남아있는 떠돌이 개가 이를 뒷
[축산신문] 김명국 팀장(농협경제지주 축산자원부) 현대 축산업은 안전한 먹거리(웰빙) 제공 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 생산자 스스로의 환경개선은 당연히 실천해야 할, 외면할 수 없는 명제가 됐다. 가축질병과 함께 축산환경개선 문제는 축산업계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해 가기 위해선 축산농가 뿐 아니라 모든 축산인이 다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축산환경 문제를 100%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축산업의 입지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축산농가와 업계 모두의 과감한 변화와 혁신의지 그리고 정부의 지원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앞으로 사회적 요구와 의식 변화에 맞춰 축산업 종사자가 앞장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축산업의 부정적 인식 해소 및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수행해 왔던 국민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으로써 축산업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축산신문] 윤여임 대표(조란목장) 죽음의 밥상 [원제: The Ethics of What We Eat, 먹을거리의 윤리]은 공장식 축산, 월마트, 맥도날드 같은 식품 관련 기업, 수산물양식 등 먹을거리 전반에 대해 다룬 책으로 2006년에 미국에서 발간되었다. 원제 그대로는 책을 많이 팔수 없다는 출판사의 고육지책이라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지나치게 선정적인 제목이 영 마땅치 않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다른 생명에 빚지고 살아 갈 수밖에 없는 것은 자연계의 엄연한 질서이다.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진실인데도 제목부터 뭔가 싸워야 할 것들이 있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유와 계란은 상당히 자유롭긴 하다. 이 책은 ‘동·식물성 식품을 골고루 적당히 먹는’ 사람들도 가치관의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공장식, 즉 대량생산 방식의 축·수산업이 가져오는 환경파괴, 에너지 문제, 생명의 윤리성과 거대자본의 식품생산 구조 왜곡, 비만사회의 도래 등의 문제제기는 비슷한 책들과 인식을 같이 한다. 대안도 유기농, 공정무역, 채식, 인도적 가축사육 등의 방식으로 유사하며 사람들의 절제와 동참을 호소한다. 공장식이라고 비판하는 어육류 생
[축산신문] 오형규 과장(국립축산과학원 기술지원과) 본격적인 무더운 여름이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가축들도 고온 스트레스로 생산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일수록 가축의 스트레스 요인을 찾아 최소화 할 수 있는 농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축들이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항상 섭취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급여하고 대가축은 기온이 높은 한낮에 몸에 물을 뿌리는 것도 좋다. 축사도 차광막 시설과 그늘막을 설치해 실내 온도가 상승하는 것을 막아주고 환기를 잘 해주어야 한다. 질병 발생 예방을 위해 축사 내 위생관리 및 방역소독을 철저히 실시하는 것은 늘상 강조되는 항목이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축산현장에서의 피해는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세심한 사양관리로 폭염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에 함께 노력해야 할 시기이다.
[축산신문] 신 창 섭 대표(건국대 수의과 겸임교수, 버박코리아) 그야말로 한여름이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무더운 날씨다. 우리 사람이야 더우면 시원한 그늘을 찾고 시간을 내어 계곡이며 바다며 피서를 갈 수 있지만 양돈장의 돼지들은 그럴 수 없다. 더우면 더운 대로 주어진 여건에서 여름을 보내야 한다. 전세계적인 양돈산업을 보면 우리나라의 생산성은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실제 나타난 생산성 지표를 봐도 그러하다. 수출을 통해 양돈산업의 성장을 꾀하기에 앞서 당장 우월한 생산성으로 값싼 돼지고기가 수입되는 국내 시장상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흔히들 PSY, MSY가 생산성 지표로 거론된다. PSY는 산자수를 늘려야 하고 MSY는 육성률을 높여야 개선된다. 농장에서는 이 지표를 개선하려고 다방면으로 노력하지만, 방심하는 한 순간에 최적화시킨 관리상태를 무너뜨리게 만드는 것이 질병이다. 특히나 무더운 여름을 전후로 환절기에 호흡기 질환이 문제가 된다. 덥고 추운 시기에는 설사와 같은 소화기 질환이 큰 피해를 야기한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구제역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잠재위험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돈열도 마찬가지다. 동유럽은 최근 아프리카
[축산신문] 조명옥 위원장(토종닭협회 농가분과위원회) 최근 기상청에서 장마가 끝났고 폭염이 시작, 앞으로 한달이상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지난 12일 서울을 비롯 전국 대부분 지방에 폭염경보·주의보가 발효됐다. 사람도, 동물들도 무더위와의 짧지만 강한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여름철 폭염은 가축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생산성과 번식능력이 저하되고 심지어 폐사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특히나 기초체온이 높은 닭의 경우 폭염을 견디지 못한 채 폐사가 왕왕 발생해 농가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축사 내 환기와 송풍장치 가동, 지붕에 물 뿌리기, 깨끗하고 신선한 음용수 공급 등 기본적인 관리는 물론 사료 내 단백질 및 비타민 첨가 등 세세한 노력이 요구된다. 올 여름 무더위에 ‘내 가축은 내가 지킨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사람과 가축 모두 거뜬히 이겨내길 바란다.
[축산신문 기자] 전중환 농업연구사9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단어들 중의 하나가 도덕(道德)과 윤리(倫理)일 것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교육과정들 속에서 수없이 반복되었던 단어로 사람의 사고나 행위 등에 대해 판단해 구별하고, 특정지어 규정하는 인지적 기준으로 활용된다. 최근 들어 축산에서의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축산분야에서도 도덕과 윤리에 대한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인 축산농장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더라도 가축의 고통을 배려하는 동물복지 축산을 선택하는 축산인들은 동물복지 가축관리의 도덕적 가치(moral values)에 대해 개인적 신념을 이야기한다. 이와 더불어 동물복지 인증마크가 부착되어 있는 축산물은 일반 축산물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데 이를 구매하는 것은 축산환경의 개선을 이끄는 윤리적 소비(ethical consumption)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동물복지 축산의 도덕적 가치와 윤리를 고민하고, 사회적 합의를 위해 대화하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 도덕적 가치의 확장 인류가 처음 나타난 것은 300~500만 년 전
[축산신문 기자] 오건봉 박사(축산원 동물바이오공학과) 지난해 5월 농진청이 개발한 이종 이식용 돼지 ‘믿음이’의 각막을 이식 받은 원숭이가 면역억제제의 도움 없이 1년 이상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사람에게 시행하는 각막 이식 수술로 진행됐으며 2개월간 안약만 넣었을 뿐이었다. 아직 국내에서 임상시험 사례는 없지만 이와 같은 결과는 임상시험을 고려해도 될 만큼 가치있는 결과라 볼 수 있다. 국내 연구진도 이종 이식에 대한 안정성 확보로 임상시험이 가능한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국내 이종 이식의 연구 영역이 ‘각막’에서 ‘조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종 이식에 대한 꾸준한 연구로 축산업이 국민의 의료 복지를 높이며 공익적 가치 증진으로 온 국민에게 찬사받는 산업으로 발돋움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