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본지 발행인 필자는 음식에 특별히 조예가 깊지도 않고, 미식가(美食家)도 아니지만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맛집’을 고집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가족회식이나 친구들 모임에서 뜻하지 않게 맛집 가이드가 되기도 한다. 필자가 맛 집을 선택하는 데는 거창한 원칙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름의 기준은 있다. 기본적으로 이동거리가 짧고 가성비(價性比)가 좋아야 하며 다음으로는 음식에 그 지역의 전통과 문화가 스며있느냐를 본다. 예를 들어 전주에 가면 대체로 비빔밥을 먹고 오는 편이다. 비빔밥이야 말로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맛고을’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황금빛 놋그릇에 담긴 고슬고슬한 쌀밥에 색색의 나물과 육회를 얹어 나오는 전주비빔밥은 입과 눈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가성비도 그만이다. 그런데 며칠 전, 전주의 한 비빔밥집에서 낭패를 경험했다. 지인과 함께 단골식당에서 호기롭게 육회비빔밥을 두 그릇 주문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동석한 지인이 “육회가 한우고기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무슨 소리냐며 힐난조로 말하고는 메뉴판을 봤다. 아뿔싸! 육회비빔밥에 들어가는 육회는 물론이고 일반비빔밥에 얹는 익힌 고기 역시 한우고기가 아니었
신문철 농업연구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제주도에는 돌, 바람, 여자만큼 유명한 보물이 있다. 바로 제주흑우와 제주마, 그리고 제주흑돼지이다. 이 세 보물은 검은색이라는 것 외에 또 다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일까? 모두 ‘천연기념물’이라는 점이다. 제주흑우와 제주마는 각각 천연기념물 제546호, 제347호이고, 제주흑돼지는 2015년 3월 17일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되었다. 제주의 흑돼지는 선사시대부터 사육돼 왔고 옛 문헌을 보면 제주도에서 길러졌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으며 제주도의 생활,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1960년대 외래종의 도입으로 순수 재래돼지의 개체 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에 처했었다. 이에 따라 제주 축산진흥원에서는 1980년대부터 제주도 내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선발하는 방식으로 제주흑돼지의 종 보존사업을 진행했다. 옛 기록물과 문헌들을 통해서 제주 재래흑돼지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토대로 종 특이성을 복원한 결과, 제주 재래흑돼지는 유전자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올해로 3주년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우리가 시중에서 구매하고 식당에서 먹는 흑돼지가 과연 어떤 돼지인지, 천연기념물 제
박 종 명 원장(한국동물약품기술연구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0일 국내에 안전사용기준이 설정된 농약만을 사용하도록 관리하는 농약 PLS(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가 2019년 전면 시행되는 것에 맞추어 수입업체, 국내 농가, 식품업계 등에 교육·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농약 PLS(Positive List System)는 농약의 오·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사용이 등록돼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된 농약 이외에는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이다. 농약 PLS는 잔류허용기준이 없는 농약은 불검출 수준(0.01 mg/kg)으로 관리하는 제도로서 지난 2016년 12월부터 견과종실류(호두, 아몬드, 커피, 카카오 등)와 열대과일류(바나나, 파인애플 등)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채소, 과일 등 모든 농산물로, 축·수산물 PLS도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식품은 기본적으로 ‘유독·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묻어 있는 것 또는 그러할 염려가 있는 것은 판매용으로 할 수 없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인정하는 것은 제외한다’고 예외로 하고 있다(식품위생법 제4조의2). 그러나
류 경 선 교수(전북대학교 동물자원학과) ‘VICTAM ASIA 2018’은 아시아 내의 사료산업과 관련해 곡물의 가공이나 배합 과정 등을 전시하는 행사이다. 전시회는 원스탑 형식으로 3일간 진행되며, 고객과의 회의나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VICTAM ASIA 2018은 아시아에 위치하는 동물사료가공, 곡류가공, 사료원료 첨가제, 양어사료, 애완동물사료 회사들을 위해 2년 주기로 방콕에서 개최되는 축산박람회로서 주로 사료산업에서 앞서가는 회사들이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전 세계 43개국에서 참가했으며, 159개국에서 축산관련 방문객들이 관람했다. 방문객은 주로 경제동물, 혹은 양식어 사료공장 실무자, 반려동물 사료제조업자, 계열화주체, 대형농장주, 양식장, 부화장 주인, 제분업자, 도정공장, 식품가공공장 실무자, 펠렛기 제조업자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세계적으로 주요 관심 대상인 사료 시설 설비가 전시되었으며, 특히 새롭게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축산업계의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뉴스룸을 구비했다. 뉴스룸은 홀 뒤편에 있는데 새로운 기능으로서 각 분야의 대표, 경영자 및 방문객들은 기자와 VICTAM ASIA 2018에
이기홍 위원장(한돈협회 환경개선위원회) 얼마전 일부 유력언론이 미세먼지의 원인을 축사로 오해할 수 있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미세먼지가 우리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만큼 인터넷 포털 뉴스란의 메인화면을 장식하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축산에 대한 부정적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일부 네티즌은 우리나라에서 축산을 몰아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기사 본문 내용에는 축사와 미세먼지의 객관적인 상관관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로지 해당지역에 양돈장이 몰려있고, 마을 초입부터 냄새가 난다는 게 전부였다. 도대체 왜 이러나. 가뜩이나 악취문제로 사육기반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축산이다. 이러한 상황에 미세먼지까지 유발하는 주범으로 몰린다면 정말 버텨내기 힘들다. 이미지 개선을 위한 축산업계의 자구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맞다. 다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축산을 깎아내리는 추세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이다.
박규현 교수(강원대학교) 요즘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를 자주 듣게 된다. 교육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할 수 있는 교육 기반이 부족하다고 한다. 산업계에서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먹을거리라고 한다. 각 가정에서는 인공지능 기반의 물건들을 사용할 수 있다. 벌써 생활에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이다. 도대체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일까? 그리고 내 생활에 어떤 변화를 주는 것일까? 구글 트렌드로 ‘4차 산업혁명’이라고 검색을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4월 9일~15일 사이에 가장 많이 검색되었다. 이후 비율이 최대 검색량 대비 29%까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017년 4월 9일~15일 사이의 뉴스를 검색해보니 그 기간은 대선주자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서로 공약을 발표하던 시기였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관련 내용에 대해 검색해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2016년부터의 검색비율 추세를 보면 급등도 그런 급등도 없다. 그리고 지금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말 한 마디로 움직이는 주식 그래프 같다. 2017년 4월부터 6월까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세계농업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농업에 대한 글을 3부작으로 실었다. 이 중 세계농업 2018년 4월의 내용
김두현 박사(팜스코) 축산 관측자료에 의하면 6~7개월령 송아지의 지난 2월 평균 가격은 수송아지 345만원, 암송아지 288만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하였다. 한우 번식농가수가 감소함에 따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우 송아지가격의 지속적인 강세를 전망하고 있다. 이에 한 마리 한 마리의 한우 송아지를 건강하게 키워내는 노력과 정성이 그 어느 때 보다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한우의 일생에서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태어나서부터 3~4주령까지 어린 송아지 단계이다. 이 기간에 폐사율이 가장 높은 이유는 송아지의 면역능력이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아지는 돼지와 달리 임신기간 동안에 태반을 통한 항체이행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갓 태어난 송아지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항체를 형성해야만 외부의 병원성 세균 등에 저항력을 가질 수 있다. 어미소의 초유는 이러한 면역물질을 공급해 주는 유일한 경로이다. 즉, 갓 태어난 송아지는 어미소의 초유를 통해서만 면역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어미의 젖은 분만하고 약 3일 동안만 면역물질 및 비타민A, D가 풍부한 초유를 만들게 된다. 송아지는 분만직후부터 이러한 초유의 면역물질을 소장에서 바로 흡수할
김동균 이사((전) 상지대 교수, 강원도농산어촌미래연구소) 사람들이 아무리 사네, 못 사네 아우성을 쳐도 계절의 변화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찾아온다. 강추위로 고생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바람에는 봄 내음이 담겨져 있으며 산의 색깔조차 새순을 틔우는 색채로 변하고 있다. 봄의 전령이라면, 개구리와 나비를 대표로 꼽을 만하다. 나비와 같은 곤충은 ‘변태’ 단계를 거쳐 발생한다. 변태라는 용어는, 사람의 경우, 왜곡된 성적 취향을 의미하지만 곤충의 세계에서는 생활사적 의미를 지닌다. 즉, 변태는 곤충의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모양의 변화를 의미한다. 날개달린 곤충 중 나비는 매우 긴 기간 동안 보기 흉한 애벌레로 지내다가 성충이 되기 직전 번데기 단계를 거치는데, 번데기는 어떠한 외부 공격에도 대응할 능력을 가지지 못한다. 다시 말하자면, 번데기로 있는 동안 그는 무저항 상태이지만 외피 속에서는 활발한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는 기간을 갖는다. 그러다가 때가 되면 껍질을 찢고 세상 밖으로 그 화려한 모습을 나타내게 된다. 이것이 진정한 변태이다. 그러나 나비의 생존기간은 애벌레일 때보다 매우 짧다. 대신 그들의 생활은 매우 화려하고 특혜가 많다. 이 꽃 저
남 성 우 박사(前 농협대학교 총장) 세상의 모든 사물에는 이름이 있다. 사물을 지칭해 보편적으로 붙이는 이름을 보통명사라고 하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대상이나 특정한 대상을 가리키는 이름을 고유명사라고 한다. 이름은 일반인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 번에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도록’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교의 이름도 예외가 아니다. 전라북도 전주에 가면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가 있다. 이 대학의 설립목적은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농업·농촌의 발전을 주도할 정예 농업 인력의 필요성에 부응하여, 미래 농업 CEO를 양성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 대학은 1997년 3월에 3년제 국립전문대학으로 개교할 때 명칭을 ‘한국농수산전문대학’으로 했고, 2006년 ‘한국농업대학’으로 변경했다. 2009년에는 인력 양성의 범위를 농업, 임업, 수산업, 식품 분야 등으로 확대하면서 ‘한국농수산대학교’로 이름을 바꾸고, 소속은 농촌진흥청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직속으로 바뀌었다. 대부분의 대학은 교육부 관할이지만, 이 대학은 농업·농촌 분야의 전문교육기관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에 둔 것이 특징이다. 이 대학은 개교 이래 2017년까지 총 4천360명의
정연복 처장(축산물품질평가원 연구개발처)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는 2016년 돼지 등급판정 기계 도입 이후 한돈산업 특성에 맞게 한국형 산식을 개발했으며, 기계 판정으로 생산되는 52종의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사에만 의존해오던 기존의 등급판정방식에 도체 내부를 촬영하는 기계판정방식을 보완해 도체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 전체부위별 고기생산량을 도출해 육량을 알 수 있다. 데이터에 기반한 한돈 품질 향상을 위해 축평원에서는 올해 기계 2대를 추가 도입하고, 관련 규정을 정비하는 등 그 간 축적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우리 국민이 선호하는 돼지고기 생산을 위한 종돈 개량과 사양관리 프로그램 개선 등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농장에서는 사료 효율 개선과 고품질 돼지고기 생산을 가능케하고, 시장에서는 정확한 품질정보에 기반한 유통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윤섭 원장(오산 양생의원) 지난 번에는 여러분 모두가 건강 자유인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번에는 건강 자유인이 되기 위해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자 한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자유는 각 개인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선택에 있어 제한을 두지 않는다. 대신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는 각자가 책임을 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절대 남의 탓을 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만약 남의 탓을 하려면 처음 선택을 할 때부터 이를 미리 고려해서 결정을 내렸어야 한다고 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자유의 원칙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 중 하나가 사람의 건강 분야라고 생각한다. 반면 축산에서 보는 가축의 건강은 이와는 다른 평등적 차원의 건강 개념이 우세하다고 할 수 있다. 집단에서는 전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집단의 영속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 그 안에 속한 개인의 영속성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문제는 집단이 가지고 있는 자원이 유한하다는데 있다. 만약 집단이 가진 자원이 무한하다면 모두가 이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어서 자유니 평등이니 하는 것의 의미가 따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윤 봉 중(본지 회장) 축산현장에서 느끼는 축산인들의 첫 번째 애로사항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주위의 시선이다. 지금 축산현장에서는 선대 때부터 가깝게 지내온 이웃들의 눈초리가 점점 달라지고, 소위 ‘굴러온 돌’인 귀농·귀촌인들의 민원이 빈발하고 있다. 여기에 편승한 지자체들은 조례나 민원을 빙자한 각종 규제를 쏟아내고 있다. ‘떼법’이나 ‘정서법’에 의한 것이기에 이의를 제기해본들 소용이 없다.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각종 질병 때문에 축산현장을 바라보는 일반적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이런 현실이 반영된 탓인지 급기야 미허가축사를 정리하기 위한 입법수순이 진행 중인데 말이 좋아 적법화지 결과적으로는 축산이 반토막 날게 뻔한 수순이다. 축산형태가 우리나라와 유사한 이웃 일본으로 시선을 한 번 돌려 보자. 집에서 설을 쇤 후 지인도 만날 겸 해서 오키나와를 갔다가 미야코지마시(市) 외곽의 축산현장 몇 군데를 돌아 봤다. 우리나라 제주도를 연상케 하는 이 지역에는 검정소(현지 사람들은 이를 갈모화우와 앵거스의 누진교배를 통해 혈통을 고정시킨 흑우라고 했다) 사육농가가 몰려 있는데 사육규모는 대부분 20~30두 정도였다. 축사시설이 꽤 괜찮은 곳도 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