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농협법, 김영란법을 보더라도 그냥 이대로 처리되면 축산업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무허가축사라든가 분뇨·환경, 질병 문제 등도 축산인들을 이상하게 범법자로 몰아가고 있다. 특히 FTA 등 개방화는 수입축산물을 들여오는 빌미가 된다. 축종과 산업마다 현안도 많다. 산업발전을 옥죄는 각종 규제도 널려있다.축산업이 다시 앞으로 쭉쭉 뻗어나가려면 국회 힘이 절실하다. 올바른 입법활동은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축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축산인들은 이번 20대 국회에 현실을 직시하고, 밝은 등대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한다. 축산관련 단체장으로부터 20대 국회에 바라는 내용을 들어봤다.
축산 비중 맞게 예산·조직 구축…별도의 산업으로 육성
정책 결정 소외되지 않게…축산인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이병규 회장(축산관련단체협의회·대한한돈협회장)=우리들이 바라는 것은 농민만 잘살 수 있는 법을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다. 농촌에서도 국민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지금 현실에서 농민을 대변해줄 수 있는 곳은 국회 밖에 없지 않은가. 부디 20대 국회는 다양한 소외계층의 눈높이도 감안한 입법활동을 기대해 본다. 특히 지키지도 못할 법으로 인해 농민들이 범법자가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현재 우리 농업, 특히 축산업은 ‘관세제로화’의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 축산선진국을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고품질의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 국민들에게 사랑받을수 있도록 국회가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수입이 아닌 국내산 축산물을 선택할수 있는 여건을 조성, 축산 경제가 활성화되고 이는 다시 국가경제에 밀알이 되도록 해야한다. 아울러 취업절벽에 놓인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농촌을 위해 인프라 구축에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다시한번 강조해본다.
▲정문영 회장(전국축협운영협의회·천안축협장)=FTA로 인한 축산물 무관세 시대의 도래, 축산물의 수급불균형, 무허가축사, 축사 거리제한, 축산환경 문제 등 너무나도 산적한 축산현안 앞에 놓여 있는 축산인의 한사람으로서 20대 국회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축산업을 둘러싼 위기 상황 속에서 최근 추진되고 있는 농협법 개정, 청탁금지법을 바라보면서 과연 우리 정부가 무엇이 중요하고 시급한 것인지를 인지하고 있는지, 더불어 이 나라 축산농민들을 보호하고 축산업을 유지 발전시켜 나갈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앞으로 우리 축협은 농협법 제132조 특산특례를 기필코 사수하고,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령에 농·축산물이 제외되도록 다양한 농정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희망축산을 만들기 위해 축산후계자양성, 축산냄새 줄이기, 축사주변 환경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부디 20대 국회는 축산농가의 염원을 외면하고 밀어붙이기식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와는 차원이 다르게 이해와 소통을 통해 우리나라 축산업이 더욱 발전해 지속적으로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농촌사회 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주길 기대한다.
▲채병조 회장(한국동물자원과학회·강원대 교수)=축산업의 비중에 걸맞는 정책과 행정조직이 구축될 수 있도록 국회차원의 역할을 당부해본다.
국내 농업생산액의 42%에 달하며, 농촌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경제적 가치는 차치하고라도, 우리 국민의 주식으로 자리매김한 동물성단백질의 공급원이라는 사실 한가지만으로도 축산업이 보호 육성돼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이제 농업의 한 분류가 아니라, 별도의 식량산업으로서 접근이 필요하다. 다만 규제일변도의 축산정책에 집중해온 정부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회가 나서주어야 한다. 축산현장에 대한 여론수렴을 토대로 현실적인 축산업 발전 정책이 수립, 펼쳐질 수 있도록 입법부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식량안보를 지키는 일임을 20대 국회는 인식, 부디 축산업계의 기대에 부응해 주길 기대한다.
▲김홍길 회장(전국한우협회)=20대 국회가 개원하고 상임위원회까지 구성되었다. 이번 국회에는 농민대표로서 국회의원이 배출되어 거는 기대가 크지만, 일선 한우농가들은 김영란법, 무허가축사문제, 한우등급제 개편 등 한우산업에 미칠 파장이 큰 현안들이 산적해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한우농가들은 수입개방, FTA체결 등 여러 정책과정 속에서 소외감을 많이 느껴왔다. 또 한우사육두수가 장기적 관점에서 수급조절이 되지 않아 소값이 폭락해 수많은 번식농가들이 폐업을 하는 등 한우산업은 어려움을 겪었고 최근 한우가격이 상승했지만 가격상승으로 인해 마냥 좋을 수만도 없는 것이 한우산업의 이면이다. 송아지 값 상승에 대한 부담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수입육으로 소비를 선회하면서 또다시 가격하락을 우려하고, 한우소비 시장을 수입육에 내주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해야 하는 시점이다.
한우농가들이 20대 국회에 바라는 점은 단 하나, 한우농가들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수십년간 정책에서 소외된 우리 한우농가들이 정책결정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끔 국회가 우리 농민의 편에 서서 입법활동을 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이승호 회장(한국낙농육우협회)=지속 가능한 낙농산업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때문에 20대 국회에 기대하는 바도 그 어느 때보다 클 수 밖에 없다.
낙농산업은 FTA체결로 인한 수입유제품 확대로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 농가는 감산 압박에 수년째 고통 받고 있음에도 뚜렷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학교우유급식의 경우도 매년 급식률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정부에서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농가들은 그 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제도적 뒷받침은 미흡하고, 특히 FTA피해로 인한 소비감소에 대한 대책은 없이 감축만을 강요당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20대 국회에서는 낙농현실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향후 지속가능한 낙농산업을 위해 제도적 바탕을 만드는 국회가 되어주시길 바란다.
▲오세을 회장(대한양계협회)=최근 양계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양계인들이 20대 국회에 거는 기대는 어느 분야보다 크리라 생각한다.
양계분야에서는 장·단기적으로 양계산업 인프라구축과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축산계열화법 개정, 권역별 GP센터 운영, 종계 수급조절 방안 등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축산계열화법은 오히려 계열사에게 면죄부를 주고 농가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증가하고 있어 축산계열화법 개정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계란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품목단체가 중심이 되어, 전국적으로 권역별 GP센터를 운영해 안정적인 유통이 될 수 있도록 GP센터의 신축 및 확장에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따라주어야 한다. 종계분야에 있어서는 종계업 허가기준에 의거 지정된 닭 검정기관에서 발행한 종계 일반검정 확인서를 반드시 보유하도록 하는 내용을 명확히 해야만 할 것이다.
이처럼 20대 국회에서는 양계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책을 펼쳐주길 당부한다.
▲정병학 회장(한국육계협회)=국회는 지난 9일 첫 본회의를 개최해 정세균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하고 제20대 국회의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앞으로 국회가 어떠한 권한을 행사할 것인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육계업계는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회의 발 빠른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우리는 투쟁을 통해 무역이득공유제 대안으로 농어촌 상생협력을 위한 기금 신설에 여야정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끝내 관련 법안은 폐기되고 말았다. 물론 20대 국회를 통해 재추진이 이뤄지겠지만 우리 농가를 비롯한 산업전체는 미뤄진 만큼 피멍이 들고 있다.
여기에 충분한 준비 없이 시작된 공수의사(공무원) 도축검사로 인해 도축의 업무가 차질을 빚고 있으며 검사수수료의 납부로 업계비용이 추가되면서 FTA시대 산업 경쟁력 저하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우수도축장의 경우 자체 책임수의사를 통한 도축검사를 허용할 수 있도록 축산물 위생관리법의 개정이 필요하며 미국, 태국 등과 마찬가지로 도축검사 수수료 면제(공영 검사관의 인건비 정부 지원)로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닭고기 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이외에도 많은 부분을 손봐야 하지만 당장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해 주기를 당부한다.
▲김근호 회장(한국토종닭협회)=이번 20대 국회는 ‘식물 국회’, ‘동물 국회’ 등 지난 오명을 씻고 국민을 위한 국회로 거듭나길 바란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는 여야의 갈등과 마찰로 미뤄진 만 여 건의 법안이 옥석을 가리지도 않은 채 폐기 되었다. 그 중 토종닭 산업과 관련되어 있는 축산 자조금법 일부개정안과 축산물 위생관리법 일부개정안이 포함되어 있다.
20대 국회가 들어서면서 토종닭 산업 발전을 위해 19대 때 폐기된 법안을 재정비해서 다시 제출하려고 한다. 토종닭 자조금을 구분해서 설치할 수 있는 축산 자조금법, 일정 시설을 갖추면 도계할 수 있는 축산물 위생관리법 등 산업 발전을 위해 관련 종사자 의견을 모아 법안 개정에 노력할 계획이다.
국회는 산업과 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타당성이 인정된다면 관련 법안 개정에 앞장 서 주길 바란다.
모든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소통과 화합, 협치다. 선거 전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여가며 약속한 것을 지키고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보다 진일보한 국회가 될 것이다.
▲서종구 회장(한국사슴협회)=무엇보다 우리 먹거리 산업인 농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부탁하고 싶다. 수입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농업 농촌의 현실에 대해 20대 국회가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국내외의 경계가 무너진 시점에서 산업을 지키는 것은 의지를 가진 국회가 힘을 실어줘야 가능하다. 사슴산업의 경우 수입녹용으로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국내 사슴농가들은 우수한 품질의 녹용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업체와 한의업계에서는 우리 녹용을 외면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 사슴산업의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국내 사슴산업을 보호·육성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고, 나아가 우리 농업을 지키는 일에 국회가 나서야 한다.
▲조균환 회장(한국양봉협회)=양봉을 비롯한 우리 축산업, 나아가 농수산업 전체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봉착해 있다. 세계 여러 국가와 연이어 FTA가 체결되면서 그야말로 1차 산업의 위기시대가 도래했다.
양봉의 경우 지난해 허니 열풍으로 인해 최대의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올해 아카시아 꿀의 생산량이 평년의 40% 수준에 머물면서 수입 꿀에 국내산 소비시장을 잠식당할 위험이 매우 크다. 양봉농가들도 때 아닌 흉작에 많이 상심해 있는 상황으로 농가들의 구제할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부족한 밀원수의 확보를 위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하나 우리 양봉업계는 지난해 세계양봉대회를 성공리에 치러내면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기자재와 양봉산물의 수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지원책 마련도 필요할 것이다.
▲김옥경 회장(대한수의사회)=여전히 구제역, 고병원성AI 등 악성가축질병이 축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농가들은 이러한 질병 발생 때문에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가축질병공제제도 도입이 절실하다. 가축질병공제제도는 질병예방과 조기대응 등을 통해 농가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국가의 방역 예산도 크게 줄이게 된다. 더불어 안전축산물 생산에 따라 식품사고를 막고, 공중보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대 국회에서는 가축질병공제제도 도입 법안이 꼭 제정됐으면 한다.
반려동물에 대해서는 ‘자가진료’ 철폐가 필요하다. 최근 불거진 ‘강아지 공장’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처럼 자가진료는 동물학대 등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이 된다.
이밖에 동물 진료에 쓰이는 약품들이 보다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관련법 정비가 요구된다.
▲곽형근 회장(한국동물약품협회)=동물약품 산업이 수출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2억불 수출을 달성했고, 5년 후 5억불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는 정부 종합지원사업이 한몫했다.
동물약품 산업은 이미 수출산업으로서 성장가능성을 확인했다. 앞으로 10억불 수출도 결코 허황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동물약품과 싸워서 이겨내려면 아직 채워야 할 경쟁력이 많다.
그 중 하나는 연구개발 분야다. 수출 유망품목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은 분명 동물약품 수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낼 것이다.
시설자금 금리 역시 낮춰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동물약품 업계는 수출을 위해 시설현대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 금리 3%는 감당하기가 너무 어렵다. 수출에 힘이 돼 주는 20대 국회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