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성 구 교수(한경대)
근육 내 미세한 지방이 눈꽃처럼 고르게 축적된 쇠고기는 맛과 향이 좋고, 씹는 촉감도 부드러워 소비자들에게 매우 높은 값에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최상급 쇠고기 (1++ 등급)는 현재 전체 쇠고기 생산의 25%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것은 한우의 육종개량 역사도 짧고 사양관리기술 면에서도 잘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근내지방도 한 가지라도 제대로 올리려 하면 꽤 많은 기술들이 도입되어야 한다. 우선 근내지방도는 유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마블링능력이 높은 우수혈통의 정액뿐만 아니라 암소의 혈통도 매우 중요하다. 혈통이 우수하게 갖추어져 있지 아니하면 사료영양적 조절기술이나 사양관리기술만을 가지고는 1++ 등급 40% 이상을 넘기가 매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개량과 사료영양적 조절기술이 일체가 되어야 60~70% 이상의 고급육을 생산할 수 있다.
현재 사료영양적 조절기술에서는 비타민 A 조절기술이 제일 두드러지게 알려진 기술인데 이웃나라 일본은 거의 모든 농가에 이 기술이 이미 도입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 기술 도입이 이제 막 시작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비육시기에 사료 내 비타민A의 함량을 낮게 컨트롤 하여 혈중 비타민A 농도를 30~50 IU/100ml 정도로 낮게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이 영양소 조절기술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도입하다 보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일부 사료영양적 조절기술을 제대로 도입하지 못한 케이스를 일부 방송매체에서는 마치 모든 소를 그렇게 생산하는 것처럼 왜곡보도 되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어느 영양소이던 지나치게 과다하게 급여하면 독성이 있고 지나치게 낮으면 결핍증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비타민A는 필수영양소이라서 지나치게 낮게 컨트롤 하면 우선 식욕이 떨어지고, 피모상태도 나빠지며, 관절부분에 수종도 생길 수 있고 심하면 눈이 멀기도 하는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비타민 조절기술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없이 무작정 시도해 보다가는 매우 무모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비타민 A는 식물로부터 공급될 수 있는 Beta-카로틴이 있어 이것은 필요에 따라 소의 장점막이나 간에서 비타민A로 전환될 수 있다. 동물성 비타민 A 는 사료에 포함되어 있는 레티놀이 있다. 보통 사료에 들어 있는 프리믹스에는 거의가 합성 레티놀 이다. 이들 관계를 환산해 보면, 1IU 비타민A=2.5㎍ β-카로틴=0.3㎍ Retinol 따라서 1㎍ Retinol = 3.3IU 비타민 A, 1㎎ β-카로틴- 400IU 비타민A 가 된다.
이러한 비타민A는 조절시기를 잘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비타민A는 소의 발육, 소화흡수능, 사료섭취, 점액다당류인 뮤신(Mucin)의 생성과 유지를 통해 요석증 및 근육수종을 예방하는 작용을 하는 필수영양소라서 육성기에는 충분히 급여해 주어야 한다. 그 기간을 언제까지로 볼 것인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육성기를 충분히 끌고 가지 않고 비육시기를 앞당겨 비타민 A를 낮게 컨트롤 하게 되면 소의 성장이 둔화되어 육질은 좋아질 수 있어도 육량은 턱없이 감소하여 손해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비육시기의 가장 좋은 포인트에 대해서는 아직도 단정지어 말하기는 조금 어렵다. 현재는 많은 농가가 410~430kg 정도에서 시작하는데 사실은 450kg 정도 충분히 육성기를 가지고 간 다음 비육을 시작하는 것이 우선 육량에서 손해를 보지 않고 비타민 A 조절에 대한 적응력도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사육하려면 16~17개월령까지 사육한 후 비육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타민A를 낮게 조절함으로써 마블링을 증진시키는 기술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명확한 점이 많이 있지만 현재까지 보고되고 있는 학설에 의하면 비타민A 수준이 낮아지면 혈관내벽의 뮤신층이 다소 취약해지며 혈중 미세지방구가 지방세포속으로 이동 저장되기 쉽도록 해 주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뮤신층이 너무 손상을 입으면 혈액성분이 누출되어 근수종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비타민A는 지방세포의 분화에 관련되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18개월에서 24개월까지 근내지방이 왕성하게 생성되는 시기에 혈중 비타민A를 낮게 유지해 주어야 한다.
이웃나라 일본은 이러한 비타민 조절 기술이 정착되어 70~80% 이상의 하이 마블링 쇠고기를 생산하여 국내소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중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팔리고 있는 와규는 이렇게 고급육 생산기술을 도입한 호주 등지에서 생산된 마블링이 잘 된 쇠고기이다.
마블링 등급이 높은 쇠고기를 섭취하는 것은 마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친다는 지나친 생각마저 갖게 하거나 이러한 마블링이 잘 되어 있는 고급육은 병든 쇠고기라는 표현까지해 소비자를 매우 당황스럽게 하는 언론매체의 지나친 형태의 보도를 접하며 고급육 생산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