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새해가 밝았다. 축산인들은 새해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나름대로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더 낳은 새해를 위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축산인들의 그같은 다짐이 비장하기만 하다. 새해 경제 전망이 너무 흐리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이 말하는 내년 경제는 대체적으로 상반기까지는 경기 하락이 계속되고 하반기에 가서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실물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기업의 생산활동과 개인의 소비활동이 갈수록 위축되고있는데다 금융 불안과 환율인상 등의 악재가 겹침에 따라 체감 경기는 더욱 나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일반 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한 경기 침체는 축산분야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처, 축산물 소비 침체로 인한 축산 불황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거기다 2001년은 생우를 비롯한 쇠고기 완전 개방 원년으로서 그렇지 않아도 위축된 축산인들을 더욱 위축되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축산업계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 너무나 많다. 우선 구제역 재발을 반드시 막아야 하고, 축산의 전문성을 살리는 협동조합 2단계 개혁이 과제로 남아 있다. 붕괴 위기에 직면한 한우 사육기반을 다시 세워야 하며, 집유일원화와 관련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1만톤이 넘는 이월 재고 분유량 부담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대책을 강구해야 하며, 또 돼지고기 소비 구조를 개선하고 닭고기와 계란의 수급 불안과 질병 피해 우려도 씻어야 한다. 특히 새해에는 환율인상과 광우병 파동 후유증으로 인한 배합사료 인상요인 발생도 축산인들로서는 큰 부담이다. 이렇듯 새해 경제 전망과 축산 현안을 놓고 볼 때 축산인들로서는 과연 축산을 어떻게 해야할지 암담한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래도 희망을 말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들을 무작정 낙관적으로 보려는 것은 아니다. 또 비관적인 것을 낙관적으로 포장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문제는 우리 축산인들의 마음이요, 자세다. 우리 축산인들이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할 의지를 갖고 있느냐, 그렇지 않으면 지레 겁먹고 난관 극복의지를 꺽느냐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양지차(天壤之差)다. 실제 우리 축산 상황이 어렵다고는 하나 그렇게 겁먹을 일은 아니다. 소비 위축이 불가피 하지만 소비 홍보와 소비 구조 개선을 위해 좀더 노력하고, 또 생산 조절을 적절히 하는 노력을 기울인 다면 얼마든지 큰 불황은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생우 개방 원년으로서 생우 개방이 우려되지만 한우와 수입 육우의 교잡 사업이 실패한 사실이나 80년대 초 생우 수입 사육으로 실패한 경험에 비추에 볼 때 당당히 맞서보지도 않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우리 축산인들로서는 축산 현안 해결의 결열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새로 시작한다는 자세로 기초를 다지고, 원칙을 살피며 그동안 부실한 기초와 무원칙으로 허약했던 우리 축산의 구조를 더욱 튼튼히 하는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새해가 생우 개방의 원년으로서 우리 축산을 위협하는 원년이 아니라 우리 축산의 체질을 강화시키는 원년으로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에 대해서는 축산인들이 축산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질수 있도록 제도를 고치고, 지원 대책을 강구할 것을 주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왕에 추진하고 있는 축산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는데 있어 축산인들과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모든 축산인들이 공감하는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그동안 논의됐던 정책들을 적당히 말만 바꿔어서 재탕 삼탕하는 일이 없이, 축산인들이 희망과 비전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대책을 강구하기를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아무튼 새해 신사년이 여러모로 희망적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축산인들의 마음과 자세에 따라서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새해를 출발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