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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창간 34주년 특집-선진축산을 Take out 하라 / 경기 안성 조아라농장> 특화된 사양관리로 기능성 토종닭 생산…부가가치 높여

한약재 발효사료 급여로 1만수 방사 사육
미생물 활용 냄새해소 주력…민원걱정 없어
닭고기 생산기술 국책사업 채택…AI 발생 ‘전무’
국내 최초 소규모 도계장 설치…경쟁력 강화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닭의 사육기술이 날로 발전하는 가운데 FTA 대응의 일환으로 규모화를 통해 원가절감을 꾀하려 농장의 규모는 더욱 커지고 닭의 사육수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추세인 요즘, 상대적으로 적은 사육수수를 유지하면서도 탁월한 사육기술을 바탕으로 고품질 닭고기를 생산,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장이 있어 화제다.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진촌리에서 재래방식으로 토종닭 1만수를 사육해 안성의 명물 ‘조아라한방토종닭’을 생산 하고 있는 ‘조아라농장’이 바로 그곳이다.
조아라농장(대표 조이형, 72세)은 약 3천평 부지 5개동의 계사를 가진 농장에서 토종닭을 방사 사육하고 여러 한약재를 발효시켜 사료로 급여하는 등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토종닭을 사육하는 농장이다. 조아라농장에서는 주기적으로 병아리를 입추해 계단식(회전식) 사육 방법으로 토종닭을 사육, 연중 고른 품질의 토종닭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고품질 토종닭 생산과 자연 순환 농법의 기치를 내걸고 사육에서부터 유통까지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강소농(强小農)의 좋은 모델이다.


미생물 투여로 닭들 냄새 없이 튼튼
조아라농장 조이형 대표는 1960년대 말 현재 한경대의 축산과를 졸업한 후 고향 안성에 정착해 채소농사를 지었다.
그러다 대학 때 전공을 살려 현재의 자리에서 1988년 간이 하우스 계사에서 토종닭 병아리 1천수를 가지고 토종닭 사육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사육 시작부터 양계장 냄새 해소에 주력했고, 당시엔 다소 생소했던 미생물을 이용해 거의 냄새가 나지 않는 양계장을 만들었다.
실제로 조아라농장 인근에는 대학 캠퍼스와 기숙형 재수학원, 원룸 빌라들이 밀집되어 있다. 방사형 농장 특성상 닭들의 이동이 잦기 때문에 계사가 개방돼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만큼 농장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증거다.
조이형 대표는 “사료에 천연 미생물 등을 같이 먹이다보니 닭들의 장이 모두 튼튼해져 냄새가 나지 않는 것 같다”며 “처음 토종닭 사육을 시작할 때부터 좋은 환경, 최대한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서 닭들이 사육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모든 생물이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미생물을 적극 활용하자, 환경개선은 물론 닭들의 면역력도 높아져 방역에 대한 부담까지도 한번에 덜 수 있었다. 좋은 균이던 나쁜 균이던 모두 천적이 있기 마련, 유익한 균으로 병균의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약재 등 20여가지 사료 배합…기능성 특화
더 나아가 조 대표는 각종 한약재와 황토·미생물을 활용한 특수배합사료를 만들어 먹이고 있다. 그가 개발한 특수배합사료는 황토, 숯, 솔잎, 두충, 쑥을 비롯, 각종약초와 한약재, 농 부산물 등을 적량 배합시킨 뒤 약 한 달간의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조 대표는 “이렇게 특수배합된 사료를 먹고자란 우리 한약닭은 일반 닭에 비해 칼슘은 8배, 인은 22배, 칼륨은 20배, 철은 30배가 넘게 함유되어 있고 지방은 10분의 1로 낮춰 보양식용 닭으로 딱이다”라고 말했다.


사육방법 경쟁력 높아 국책사업 채택
이렇듯 조 대표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탓에 입소문이 나 인근 지역의 토종닭 전문식당부터 일반 가정 등 거래처가 늘며 승승장구를 달리던 중 그에게 시련이 닥쳤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였다. 사육 초기부터 거래를 하던 식당들이 경제위기로 대부분 문닫을 형편이 됐다. 때문에 조아라농장도 판로가 막히면서 당장 출하시기를 넘긴 닭들을 계속 기를 수밖에 없어 빚만 수천만원에 달했다. 농장이 당장 부도위기에 놓인 것.
그런데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가 개발한 친환경 특수배합사료를 통한 고품질 닭고기 생산기술이 정부의 연구과제로 채택되면서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받은 3천만원의 지원금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틀이 됐다. 이어 조이형 대표가 급이하고 있는 특수배합사료 덕분에 2010년엔 무항생제, 2012년엔 HACCP인증을 각각 획득했다.


정책규제 일대 위기 속 ‘기사회생’
하지만 조아라농장에 다시 한 번 위기가 찾아온다. 2013년 경 부터 도계법이 강화되며 농장 내 도계가 ‘밀도계’로 규정지어지면서 그간 운영하던 방식대로 농장을 운영하면 범법자가 되는 상황에 처한 것. 게다가 방역을 이유로 산닭유통 시장마저 축소되며 판로가 줄어들어버렸다.
조 대표는 “없던 법이 생겨나면서 기존대로 일을 하면 범법자가 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주변에서 전통방식으로 토종닭을 기르던 농가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며 “정부는 AI등 방역 및 위생을 위한 조치라지만 정작 우리농장은 기존방식대로 닭들을 키우고 도계, 판매를 하고 있던 동안에도 단 한번의 AI도 발생치 않았다. 다시 말해 정부가 실제 현장과는 괴리가 큰 정책을 펼쳐 기존에 아무런 문제없이 닭을 사육하고 판매하고 있는 농가들을 결국 길바닥으로 내밀어버리고 만 것”이라고 개탄했다.
하지만 상황 탓만을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생업을 이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농장내 자가 도계장을 갖출 계획을 세우고 진행 하던 중 지난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소규모 도계장 설치 지원사업’이 시작되면서 적극적으로 해당 사업을 추진하게 됐고 드디어 지난 7월 그 결실을 맺게 되었다. 국내 ‘1호 소규모 도계장’의 탄생된 것이다.
조 대표는 “농장 주변에 도계장도 없을뿐더러 기존 도계장에서는 소량을 도계해 주지 않아 대책이 없었다. 산닭유통마저 여의치 않은 터라 결국 내가 도계장을 만들어야 되겠다고 마음먹었고 마침내 해냈다”며 “일련에 과정들 속에서 한국토종닭협회(회장 문정진)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소규모 도계장은 완성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렸을적 맛있게 먹던 ‘전통 먹거리’인 토종닭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문화유산인 재래식 토종닭을 지키고 싶어 30여년 전 방사형 농장을 시작하게 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된 계기가 됐다”며 “토종닭 특성을 살려 더 육성시키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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