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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창간 34주년 특집-관세 제로화시대, 한국축산은 /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라>‘버크셔K’로 프리미엄 돈육시장 군림 ‘다산육종’

오직 ‘맛’으로 승부 소비자 선택 받아 …이베리코도 넘는다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100% 버크셔 혈통 공급…육질개량체계 완성

쉐프·미식가들 입소문 타고 구매층 ‘탄탄’ 

높은 가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철옹성 구축

종돈 산자수 개량에 눈돌려…제2도약 계기


바야흐로 돼지고기 ‘맛’ 의 시대가 도래했다.

논란의 스페인산 이베리코 광풍 역시 ‘명품’ 이미지와 함께 ‘맛’ 을 앞세운 프리미엄 마케팅전략이 소비트렌드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 민간연구기관이 2014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는 주부대상 설문조사에서 올해 처음으로 ‘맛’이 원산지를 추월했다는 결과가 나와 충격을 던져주기도 했다.


프리미엄 시장 ‘돌풍’ 몰이

오로지 고기의 순수한 ‘맛’ 한가지만으로 국내 프리미엄 돼지고기 시장에 군림하고 있는 다산육종(대표 박화춘)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는 이유다. 

전북 남원에 둥지를 틀고 있는 다산육종은 창업주인 박화춘 대표가 오랜시간 개량을 거쳐 계통조성에 성공한 100% 버크셔 혈통의 돼지고기를 앞세워 국내 소비자들을 매료시켜 왔다. ‘박화춘 박사의 지리산흑돈’에 이어 지난 2017년부터는 ‘버크셔K'라는 새로운 얼굴로 시장몰이에 나서며 마켓컬리, 헬로네이쳐 등 4개 온라인몰과 전국의 100개 음식점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판매처가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지만 식육 유통업계 뿐 만 아니라 유명쉐프와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맛있는 돼지고기’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버크셔K를 선택하고 있는 쉐프들은 육색부터 다르다고 한다. 선홍색이 강하면서도 다크하다는 게 한결같은 반응”이라는 박 대표는 “구이요리시 기름이 튀지 않는 것은 또다른 차별점이다. 지방이 고소하고 육질 자체가 찰지다 보니 고기의 맛이 훼손될 것을 우려한 쉐프들에게 버크셔K를 바짝 굽는 방법이 금기시 돼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지급률 무려 93%

일반적인 돼지고기를 이용한 여느 한돈브랜드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돼지(고기)가격은 다산육종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뒷받침한다. 

“부위에 관계없이 일반 돼지고기 보다 최소 30% 이상 높은 가격에 출하하고 있다. 더구나 지급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한 마리 출하시 백색계 두 마리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거세돈 기준 113~115kg(190~195일령, 암퇘지는 5kg 정도를 더키운다)에 출하가 이뤄지고 있는 다산육종 버크셔 돼지에 적용되고 있는 지급률은 무려 93%에 달한다. 상하한선이 정해진 가격정산 방식은 주목할 부분. 

일반 돼지고기와 비교해 최종 소비자가격의 차이는 더 벌어질 정도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있지만 구매층이 워낙 단단하다 보니 ‘소비 절벽’ 이라는 올들어서도 다산육종의 판매량에는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박화춘 대표는 “연간 8천두 정도를 출하해 왔다”며 “지금까지의 실적을 감안할 때 올 한해도 큰 실적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육종 전문가’ 가장 큰 힘 

이처럼 소비자로부터 각광받는 다산육종의 비결은 무엇일까. 

“한돈산업의 가격경쟁력은 한계가 있다. 맛으로 수입육과 승부, 소비자들에게 선택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박화춘 대표는 “종자개량 부터 육종, 사양관리, 출하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맛’을 절대 목표로 한 결과”라는 한마디로 설명했다.

이론과 현장을 겸비한 ‘육종학 박사’ 라는 박화춘 대표의 이력은 이를 현실화 하는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버크셔 전문가로 통하는 박화춘 대표와 흑돈, 즉 버크셔와 인연은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원시의 요청에 따라 고랭지의 지리산자락 17개 농장과 연계한 ‘지리산흑돼지브랜드사업’ 에 뛰어든 게 계기가 됐다.

“국내외 연구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맛있는 품종이 버크셔임을 확인했다. 이에 미국내 상위 10위권내에 있다는 버크셔 종돈장을 찾아다니며 우수유전자를 선발, 2004년도에 처음으로 종돈 145두를 들여올 수 있었다.”


다산버크셔 FAO 등재

이후 박화춘 대표는 가열감량을 비롯해 PH, 식감, 보수력, 연도 등 맛과 연결되는 유전력에 초점을 맞춘 종돈도입과 강선발을 매년 반복하며 개량에 전념해 왔다. 

종돈개량 효과 극대화를 위해 후보돈이 올라올 때마다 SNP유전자 검사를 실시, 그 물량이 5천두를 상회할 정도. 그 결과 개량 착수 8년여만인 2012년에 이르러 유전력이 균일화 된 다산육종만의 계통이 조성됐다.

박화춘 대표는 “PH 5.9이상, 가열감량 18% 이하로 안정됐다. 맛있는 돼지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씨앗기반이 확실히 구축된 것”이라며 “상위 10%개체들은 PH 6.12  수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얼마전에는 ‘다산버크셔’ 가 FAO에 등재되면서 다산육종 고유의 유전력을 대내외적으로 검증받은 박 대표는 그간의 개량노력을 인정받아 2013년 한국양돈대상, 2016년 신지식 농업인상에 이어 지난해 대한민국 최고 농업기술 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1년 버크셔 품종 외에는 ‘흑돈’이라는 표현을 사용치 못하도록 한 일본의 사례는 버크셔 품종만을 고집한 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뒷받침했다.

이에 힘을 얻은 다산육종은 돼지고기 브랜드의 프레임을 ‘흑돈’에서 ‘버크셔'로 전환, 지난 2017년 ‘버크셔K’가 탄생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종돈 외부분양 중단

물론 지금의 다산육종이 있기까지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버크셔 품종은 미국내에서도 마이너시장으로 분류돼 있었기에 돈군 자체가 크지 않고, 개량체계도 상대적으로 미흡, 국내 도입과 육종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기 일쑤였다. 그러나 박화춘 대표를 무엇보다 힘들게 했던 건 ‘지리산흑돼지브랜드사업’ 참여농가들과 갈등이었다. 

박화춘 대표는 결국 지난 2013년 기존의 브랜드사업 체계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작하며 버크셔 종돈의 외부 분양을 사실상 중단했다. 이후 다산육종의 유전자 공급은 ‘멤버십 농장’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협력농장 단 한 곳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모돈 400여두 규모의 다산육종 버크셔 농장에서 생산된 종돈까지 비육돈으로 출하될 수밖에 없는 ‘손실’에도 불구, 그 원칙이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현실은 박 대표의 의지가  어느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대목.

하지만 최근들어 다산육종에도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육질개량의 완성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산자수 개량에 눈을 돌리며 사업 전반에 걸쳐 노선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다산육종의 현재 성적표는 PSY 19.5두, MSY 18두 수준.

박화춘 대표는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수출전략형 흑돼지 산자수 증대기술 개발’ 연구사업에 참여, 국립축산과학원과 함께 유두 8.8쌍의 버크셔 종돈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빠르면 내년중 종돈개량이 어느정도 완성될 것이다. 이럴 경우 사육두수가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멤버십 농장을 대폭 확대, 늘어나는 사육규모를 충당하는 형태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흐름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하에 개발한 복분자사료와 더불어 다산육종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박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 2008년 하몽 자체개발과 함께 생햄시장에 뛰어든데 이어 최근에는 다양한 장단기발효 제품 라인업을 완성했을 뿐 만 아니라 8억원이 투입된 두 번째 생햄발효가공장 가동도 눈앞에 두고 있다.

“맛과 품질은 물론 스토리까지도 이베리코를 넘어설 것“ 이라는 박화춘 대표. 다산육종은 오늘도 그 목표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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