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낙농

<화제의 현장>경기 안성 ‘송영신목장’

축분처리 어려움…벼랑 끝서 돌파구 찾아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퇴비부숙도검사 의무화가 지난 3월 25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낙농가들의 축분처리에 대한 압박감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젖소의 축분은 타축종에 비해 수분함량이 많아 부숙에 어려움이 많은 데다, 비료로서의 가치도 상대적으로 떨어져 비료공장에서 기피하고 있다. 이처럼 낙농가들이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안성에 위치한 송영신목장(대표 하현제)이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퇴비처리 해결에 실마리를 찾아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ICT 연동한 퇴비교반장치 활용, 부숙도 충족

사각베일러로 퇴비 압축 포장…야적 가능해져 

유기축산 가치 실현…소들이 행복한 목장 조성


쇠똥구리 프로젝트’로 경축순환 실현

축분처리가 감당이 안돼 목장 폐업까지 고려했던 하현제 대표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방법을 목장에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목장에서 사용하는 톱밥 대신 피트모스를 깔짚으로 도포한 것이다. 

피트모스는 peat(토탄,이탄)와 moss(이끼)의 합성어로 수천∼수만 년 전 한랭습지에 퇴적된 유기물이다. 주로 원예 상토로 사용되고 있지만 자기 무게의 최대 20배의 수분을 흡수하며, 냄새 분해와 흡착에도 탁월하다.

하 대표는 “축분이 매일같이 밀려들어오다보니 퇴비사에서 축분을 부숙시키는데 한계가 찾아왔다. 그러던 중 축산농가에서 부숙촉진제로 사용하고 있는 피트모스를 눈여겨보게 됐고, 과감하게 축사바닥을 전량 피트모스로 교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며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스럽다. 우선 목장에 냄새가 사라졌다. 또한 톱밥에 비해 부피가 작아 퇴비사로 옮겨지는 축분의 양도 1/3로 줄어들었으며, 미생물이 풍부해 부숙도 잘 일어나 양질의 퇴비가 만들어졌다. 이 퇴비는 다시 축사에 깔짚으로도 사용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송영신목장은 지난 3월 12일 톱밥을 걷어내고 피트모스를 깔짚으로 사용한 이후 17일이 지났을 뿐인데도 부숙도 검사의뢰 결과 부숙완료 판정을 받았으며, 유기질비료로도 활용이 가능한 품질을 인정받았다. 

여기에는 ICT를 결합한 퇴비교반기도 한몫을 했다. 

온도, 습도 등의 환경적 변화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교반기가 축분을 교반시켜주면서 공기를 공급해줌으로써 부숙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기 때문이다. 

부숙이 완료된 퇴비는 하 대표가 3년을 고민해 개발한 사각베일러를 통해 롤 형태로 포장된다. 이렇게 포장된 퇴비는 롤당 830kg정도로 사각모양을 띄고 있고 쌓아두기도 간편하다. 

하 대표는 “퇴비처리에 있어서 농가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퇴비를 뿌릴 곳이 없다는 것이다. 조사료포에 뿌리려해도 작물이 있으면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퇴비를 압축해 롤 형태로 만들면, 당장에 퇴비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보관이 용이하기 때문에 축산농가나 경종농가들에게도 편의성을 더할 수 있다”며 “쇠똥구리가 똥을 경단처럼 말아 보관하는 것에서 착안해 개인적으로는 ‘쇠똥구리 프로젝트’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축분이 땅으로 돌아가고, 그 땅에서 자란 풀을 소들이 먹으면서 자연스레 경축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시험단계이지만 이 방법을 통해 축분을 치우는데 급급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게끔 만들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동물복지 모범 사례로

소를 키우는 집에서 자란 하 대표는 수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목장에 대한 꿈을 키워왔고,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낙농에 뛰어들었다. 

시작은 늦었지만 송영신목장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그 명성이 자자하다. 

제1호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목장이며, 유기인증을 받고 100% 목초만 먹여 우유를 생산하는 친환경 동물복지 목장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하 대표는 사육공간을 2배 이상 확보하고, 안성팜랜드에 6만평 규모의 유기농 조사료포를 임대해 작물을 재배해 젖소들에게 급여하는 등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수의사 일을 하면서 목장을 운영하기 위해 로봇착유기, 위 내 바이오센서 등 ICT 장비를 도입했는데, 젖소의 건강상태를 미리 체크해 질병을 예방하고, 원하는 시간에 착유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역시 동물복지의 일환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 대표는 “동물복지, 유기인증 모두 이름만 다를 뿐 맥락은 동물의 고통은 최소화하면서 지속가능한 축산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생산성은 줄어들었을지는 몰라도 목장에서 젖소들이 편히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뿌듯함을 감출 수가 없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젖소에서 건강한 우유를 생산하면서,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땅을 훼손시키지 않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유기축산의 가치를 확대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