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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

<기고>봉독 연구 뒷받침할 제도 개선 필요

국내연구 수준 세계 최고 불구 규제에 ‘사면초가’

  • 등록 2021.06.30 13:42:45


한 상 미  농업연구관(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천연꿀 작황이 좋지 않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들려온다. 봄이 한창이던 4월 중순에 때아닌 한파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했고 아까시꽃이 피어 있는 기간의 절반가량 비가 내리기도 했다. 잦은 이상기후로 양봉농가는 물론 전국 곳곳에 많은 농가가 피해를 봤다. 그러나 이제 기상이변은 일상이 되었고, 이를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양봉업은 다른 품목의 농작물과 달리 벌꿀 이외에도 양봉산물들이 있어 양봉농가의 의지와 주변 상황에 따라 소득원을 다양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양봉농가 소득 대부분은 여전히 벌꿀에 의존하며, 그중에서도 아까시벌꿀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아까시벌꿀 작황은 매년 나빠지고 있어 이에 따른 소득 악화 또한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꿀과 함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프로폴리스, 화분, 로열젤리, 봉독, 그리고 최근 식품원료로 인정된 수벌 번데기 등 양봉산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봉독은 양봉산물 중에서도 산업적으로 이용 가능성이 높으며, 무엇보다도 꿀샘식물(밀원)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봉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원으로 가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봉독은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으며, 봉독으로 만든 화장품은 중국과 일본, 유럽 등 전 세계에 수출되고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최근 20년간 봉독 연구에 대한 계량서지학적 분석(2020, Korean Journal of Acupuncture)’ 논문에 따르면 20년 동안 모두 1천547개의 봉독 연구 관련 논문이 발표되었으며,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가 22.5%로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17.5%, 중국은 11.8%로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에는 논문 출간 건수가 연간 50편 내외에 그쳤으나 농촌진흥청에서 봉독채집장치를 개발하고 봉독 생산이 가능해진 2006년 이후부터 꾸준히 늘어났다. 연구기관 분석에서 국내 기관인 경희대학교가 7.7%로 1위를 차지했는데 2위인 Airforce Military Medical University (4.8%)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3위는 대구가톨릭대학교였으며, 서울대학교, 전남대학교, 한국한의학연구원과 충북대학교, 농촌진흥청이 모두 15위 안에 들어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봉독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봉독 연구 초반에는 봉독 성분과 알레르기·면역반응 관련 연구가 주를 이루었으나 점차 봉독 치료의 임상과 기전 연구로 바뀌는 추세다. 최근에는 근골격계 질환, 염증성 질환, 신경계 질환 등의 치료에 관한 임상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봉독의 투여량과 투여 방법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봉독 연구와는 별개로 봉독의 산업화는 국내법과 제도의 규제로 크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에서 봉독의 경구투여에 따른 알레르기 반응이나 사망사고 등이 보고된 적이 없음에도 ‘봉독’이라는 이름 때문에 건강기능식품과 가축 사료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제를 받고 있다. 

오히려 가축에게 주는 물이나 사료에 봉독을 더했을 경우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는 다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 사료법에는 봉독은 사용할 수 없는 원료로 등재되어 있다. 봉독이 보조 사료로 등록된다면 경제적인 측면은 물론, 새로운 시장 창출과 소비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봉독채집장치를 만들 때 양봉농가의 도움을 받았듯 보조 사료 등록에도 많은 양봉농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앞서 있는 봉독 연구만큼 관련 제도도 개선되어 그동안 일궈놓은 연구성과들이 현장에 신속하게 적용되고 산업화할 수 있길 바란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은 물론이고 양봉농가와 한국양봉협회, 그리고 관련 단체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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