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기후변화 선제적 대응…뒷받침 절실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양봉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공익형 양봉직불금과 꿀샘식물(밀원수)직불금 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합니다.”
김용래 한국양봉농협 조합장은 평소에 갖고 있던 소신을 이처럼 밝히고, “양봉산업은 자연생태계 보전, 화분매개체로서의 꿀벌의 공익적 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산주와 임업인의 소득보존을 위한 ‘임업직접지불제’도입을 위한 법률 제정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를 연계한 꿀샘식물(밀원수) 직불금도 이에 포함해야 한다”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김 조합장은 “심각한 기후변화로 천연꽃꿀 작황이 2년 연속 흉작을 기록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흉작으로 실의에 빠진 조합원들은 물론 유통업계에 미치는 파장 또한 예사롭지 않다”며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양봉농협은 벌꿀 수매에 동참해 준 조합원을 대상으로 드럼당 수매가격 30만원 인상과 함께 양봉사료(설탕) 30포 지원, 드럼당 30만원 배당금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외도 선급금, 구매미수금 1년 유예를 비롯해 이자 면제, 꿀값 검사 후 즉시 정산, 벌꿀 수매등급 완화, 꿀 검사비 지원 등 다양한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양봉농협이 최근 2년간 천연꿀을 판매한 물량은 2019년 2천340드럼과 지난해는 2천608드럼이다. 올해에 필요한 물량으로는 최소 3천200드럼임에도 수매물량과 재고량을 더해도 2천500드럼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김 조합장은 “원료납품과 OEM 계약물량만 최소 2천여 드럼이 넘는다. 기존 거래처 물량확보에 모든 사활을 걸고 천연꿀 수매에 발버둥을 쳐보지만 모든 게 역부족인 상태”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봉농협은 올해 원료납품과 OEM 계약물량, 군납 등 기존 거래처 납품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후변화가 점점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조합장은 “산림청에 꿀샘식물 육종을 담당할 전문부서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양봉산업은 친환경농업으로 이에 걸맞은 지원정책과 함께 오는 2029년 한·베트남 FTA 체결에 따른 벌꿀 관세율이 철폐되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조합장은 “앞으로 국내 양봉 농가들의 폐업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을 위한 적절한 정부 차원의 폐업보상 대책 마련이 필요하면서도 폐업 등에 따른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수입 벌꿀과 사양꿀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천연꿀을 ‘수급조절 비축 대상 품목’에 포함해 안정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국내 벌꿀 최대 수매처인 양봉농협이 모든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대형저온저장고’ 설치에 필요한 재원을 정부가 지원해 줄 것”을 요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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