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영화 대표
(주)애그리로보텍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의 발전과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최근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퍼플렉서티, 코파일럿 등’ 몇 가지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사용해 봤다.
단순히 인터넷 상의 정보를 수집, 보고서 형태로 정리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수집된 기술자료와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보고서의 수준이 전문가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가 더해지다 보니 낙농 스마트팜 장비에서 수집된 사양 및 환경 데이터, 통계청의 생산비 데이터, 국내산 시유와 수입산 멸균유의 소비자가격 데이터를 제공해 생산성과 원가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산 우유의 가격경쟁력을 비교, 2030년까지의 생산원가 변화와 지속가능한 경쟁력 방안을 도출하라는 명령을 단계적으로 입력했다.
이 과정에서 착유우 두당 1일 생산 유량별 원가를 추정하고 유대 정산가격이 아닌 생산원가를 기준으로 예상 소비자가격을 도출, 수입산 멸균유와의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원유 생산성적이 하루 평균 두당 40kg을 넘어야 수입산 멸균유에 대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가축비, 사료비, 제품 가공비, 유통 마진 등 제한적으로 제공된 전제 조건 외에 추가적으로 제품 가공비, 유통 마진 등의 비율을 어느 정도 조정한다면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결과까지 도출됐다.
비현실적인 분석과 제안으로 치부할 수 있었지만 어떻게 생각해 보니 ‘절실하다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오는 2030년 한국 낙농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낙농가들이 현재 30kg 수준인 평균 원유 생산량을 40kg까지 늘리고, 가공유용 우유의 유대단가를 적정화 하되, 유가공업체에서 유제품 가공-물류비용을 개선해 제품 생산단가를 낮추는 한편 유통업체에서는 국내산 일반시유와 멸균유의 유통마진율을 조정, 가공멸균유의 경쟁력을 확보해 줄 수 있다면 한국낙농 산업의 경쟁력이 되살아 날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보았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낙농이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우리 스스로 포기하고 있던 건 아닌지, 과연 그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 왔는지 등을 몇 번이고 자문해 보기도 했다.
물론 그 방법은 매우 어렵고, 감내하기 어려운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어떻게든 현재의 수준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우리의 변화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이 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낙농가들부터 자신감을 가지고 스마트팜 장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플랫폼의 활용을 한다면 분명 한국 낙농업의 국제경쟁력 확보는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분명한 건 그 결실이 하루아침에 맺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정부와 범 산업계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을 토대로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 축산농가의 생산성 향상, 유가공업체와 유통업체의 차등적용 대책, 후방산업의 기술 개발 방안 등을 모두 아우르는 중장기 전략부터 수립돼야 할 것이다.
그 중심에는 정부와 생산자단체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정부의 축산 조직과 예산규모를 감안할 때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상상하는 꿈은 늘 이뤄져 온 인류의 역사를 떠올려 보자. 더 늦기 전에 한국 낙농이 국제경쟁력을 갖는 꿈을 함께 꿔보는 건 어떨까.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