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상 우 대표(상우양봉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이상기후 등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산림청은 올해 주요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지구온난화 주원인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zero)으로 줄이기 위해, 2021년부터 2050년까지 한 해에 1억 그루씩 30년 동안 30억 그루를 심어 3천400만 톤에 달하는 탄소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나무는 11년생부터 25년생 사이 나무가 이산화탄소 흡수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탄소흡수기능이 떨어진 노령화된 나무를 베어내고 그곳에 어린나무를 심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한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전 국토 1천만ha 국토 중 임야는 64%이며, 전체 임야 중 사유림이 67%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70~80년대에 조림을 집중적으로 했기에 지금 경제적인 목재로 산림의 가치를 누려야 하는데, 목재로서 저급한 목재만 일부 생산하고 나머지는 버려지는 목재로 전락했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의 목재 자급률은 20%에 불과하다.
산림청의 2021년 주요 업무계획 발표를 보면 기후 수종은 사업 계획안에 들어가 있어도 꿀샘식물(밀원수)에 대한 수종계획은 전무한 상황이다.
흔히 나무를 심어 경제적인 목재로 사용하려면 최소 50년이 소요되는데 50년 동안 가꾸어 목재로서 얼마나 산업적인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솔직히 의구심이 든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하여 나무 성장 속도가 느리고 옹이가 많아 목재로서의 가치가 적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꿀샘식물의 경제적 가치는 4만 양봉농가의 먹이원으로서 6천여억 원의 농가 생산액을 유발하고 농작물 화분매개 가치로는 6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꿀샘식물은 5~7년생 정도면 꽃이 피고 화밀이 들어오는데 삼척동자한테 물어봐도 어느 수종이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것을 애써 산림청만 모른척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곤 한다.
이에 꿀샘식물과 비교하여 경제적 가치를 계산할 것을 제안한다. 귀농·귀촌 인구가 증가하고 보조사업(육성사업)으로 양봉 인구는 늘어나는 데 비해 꿀샘식물은 도시개발과 산업화로 그 면적이 해마다 줄고 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존 꿀샘식물을 보호하고 꿀샘식물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에도 치중해야 할 때이다.
더구나 오는 2029년이면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42%이던 관세율이 전면 철폐된다.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에 취약한 국내 양봉산업은 그야말로 풍전등화 위기에 처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정부는 꿀벌의 먹이원에 대한 깊은 철학도 없을뿐더러,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어 한편으로는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양봉업과 임업이 공동으로 상생 발전하기 위해서는 주무 부처인 산림청의 역할과 협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일반 개인이 임야에 꿀샘식물을 심는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전국에 분포된 임야를 잘만 활용한다면 자연경관과 생태계 유지뿐만 아니라 꿀샘식물 확보를 통해 농가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이렇게만 된다면 굳이 꽃을 따라 이동하지 않고 한 곳에서 고정으로 양봉업을 지속할 수 있어 부가가치도 지금보다 몇 배가 오를 것이다.
더더욱 문제는 개인 산주가 사유림에 산림청에서 정해놓은 나무를 심을 때 3년간 벌목까지 해주고, 총비용 중 자부담 10%만 내면 나무도 심어주고 있다. 반면에 개인 산주가 꿀샘식물 수종을 임의적으로 선택해 식재할 경우 전액을 산주 부담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다.
같은 나무를 심는대도 목재와 꿀샘식물의 수종에 따라 차별을 주는 것은 불합리한 조치다. 따라서 양봉업계는 하루빨리 산림청에 이를 건의해 산림법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