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 환 축우PM
이지팜스 마케팅실
2025년 한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우 거세 지육단가는 전년 대비 109% 수준으로 상승했고, 2026년 상반기까지 공급이 타이트하게 유지되면서 가격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 흐름을 그대로 수익으로 연결하는 농가와 그렇지 못한 농가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같은 시세를 받아도 도체중과 육질등급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금 시장은 단순히 마릿수를 채우는 것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키워내느냐가 수익을 결정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생산비 구조를 보면 이 상황이 더 선명해진다.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우 거세우 예상 생산비는 두당 926만 원이다. 이 중 가축비(송아지 구입비)가 401만 원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한다. 이지팜스 축산연구소 분석에서도 2026년에는 가축비가 428만 원까지 상승하고, 전체 생산비는 953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400만 원짜리 송아지도 키우기에 따라 1++ 등급이 될 수도 있고, 1+ 등급에 머물 수도 있다. 비싸게 사 온 송아지를 어떻게 키우느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2026년은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해다. 하지만 이는 평균 수치일 뿐, 도체중과 육질등급에 따라 실제 수익은 크게 달라진다.
좋은 성적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많은 농가들이 비육 후기 마무리 관리에 집중한다.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성적이 좋은 농가들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송아지 단계부터 기본기가 잡혀 있다는 것이다.
송아지는 태어날 때 반추위가 거의 기능하지 않는다. 성장 초기에 반추위 융모가 빠르게 발달하면서 비로소 농후사료와 조사료를 소화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진다. 이 시기에 어떤 영양을 어떻게 공급하느냐에 따라 반추위 발달 속도와 용적이 달라지고, 이는 이후 사료 섭취량과 소화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송아지 사료를 설계할 때는 단순 영양 수치보다 반추위 발달 단계에 맞는 소화 흡수율을 먼저 고려한다.
증체 효율 측면에서도 송아지 시기는 특별하다. 성장 단계별로 에너지 분배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송아지 시기에는 섭취한 영양소의 대부분이 성장에 쓰인다. 하지만 비육 후기로 갈수록 체중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 비중이 높아진다. 현장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송아지 시기 증체 효율은 비육 후기 대비 1.5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같은 사료비를 투자해도 돌아오는 성과가 다르다.
이 시기에 영양 공급이 불안정하거나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이후 아무리 좋은 사료를 먹여도 만회하기 어렵다. 반대로 송아지 때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가면, 비육기 사양 관리가 훨씬 수월해진다. 출발이 도착을 결정하는 셈이다.
송아지 사료 선택도 중요하다. 과거와 비교하면 시장에 고영양 사료가 많아졌다. TDN 함량을 높이고, 영양 설계를 강화하고, 기능성 원료를 보강한 사료들이다. 성장에 도움이 되는 건 맞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기대와 다른 결과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영양 사료가 나쁜 게 아니다. 문제는 그 사료가 설계된 환경과 실제 농가 환경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사료회사에서 제품을 설계할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아무리 좋은 원료를 넣어도 현장에서 제대로 급여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농가가 규모화되면서 개체별 세밀한 관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사료 영양은 높아졌는데 관리 밀도는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급여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섭취량 저하, 소화 장애, 성장 정체로 이어진다. 결국 좋은 사료보다 중요한 건 그 사료를 제대로 소화시킬 수 있는 환경과 관리다.
송아지 시기에는 급여 안정성, 환경 관리, 반추위 발달을 위한 조사료 급여가 기본이다. 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송아지 사료는 비싸서 아깝다”, “어차피 비육기에 좋은 사료 먹이면 된다”. 하지만 송아지 때 기초 체형과 반추위 기능이 잘 잡힌 소는 비육기 사료 효율도 높다. 송아지 관리는 비용이 아니라 선투자다.
2026년 전망을 보면 투자 시점이 더욱 분명해진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025년 한우 도축두수는 93만 두 수준이다. 이지팜스 축산연구소는 2026년 도축두수를 86만 두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대비 7% 감소다. 공급이 줄어드는 시기에는 마릿수 경쟁보다 마리당 수익을 높이는 전략이 맞다. 그리고 그 가장 확실한 방법은 도체중을 늘리고 육질등급을 높이는 것이다.
2026년에 출하할 소들은 현재 비육 중기에 들어서 있으니, 지금처럼 꾸준히 관리를 이어가면 된다. 하지만 2027년, 2028년 출하를 앞둔 송아지들은 다르다. 지금 이 시점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사료 품질, 급여 프로그램, 환경 관리까지. 당연하다고 넘겼던 것들을 다시 들여다볼 때다.
한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 기회를 제대로 잡으려면, 지금부터 송아지에 공을 들여야 한다. 시세 상승기일수록 준비된 농가가 빛을 발한다. 2027년, 2028년 다른 농가들보다 한 발 앞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