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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에 생각하는 축산의 봄

데스크 칼럼

지난 4일은 입춘이었다. 옛날엔 이날이면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란 글씨를 써서 대문에 내걸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옛 선비들의 흉내를 내어 글씨를 써보기는 하지만 아파트에서 살다보니 어디 내 걸 곳도 없어 아파트 철문에 붙여 보았다.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입춘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입춘을 말 그대로 풀이하면 봄이 들어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실제 날씨는 봄을 운운하기엔 좀 춥다. 때문에 입춘은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이는 날 정도로 받아들이고 싶다.
그래서 지난 입춘일은 마침 일요일이라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운동겸 나들이를 해보기로 했다. 장소는 한강 미사리 강변, 전날까지 영하 10도 운운했던 날씨가 이날따라 따뜻하여 아닌게아니라 봄기운이 느껴졌다. 바람은 훈훈하고 강변 나란히 늘어선 버들가지엔 가까이 봐서는 알 수 없지만 멀리서 보면 아주 희미하게나마 연녹색의 빛이 감돌고 있음이 느껴진다. 개울가엔 겨우내 얼었던 얼음이 녹아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제법 크다. 두 시간여 빠른 걸음으로 걸었더니 몸에서는 땀이 난다.
문득 축산의 봄을 떠올려 본다. 축산에 봄은 오고 있는가. 미국의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완화 압력 등을 보면 축산은 봄은 커녕 더 추운 겨울로 얼어 붙는 것 같다. 국내에선 축산이 농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위치에는 아롱곳하지 않고 홀대하는 모습은 어쩌면 개방 바람보다 더욱 춥게 느껴진다.
하지만 자연의 순리는 거스를 수 없는 법이다. 축산에도 한기(寒氣)만 있는 것은 아니다. 축산 현장에서 불어오는 온기(溫氣)가 있다.
온기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손꼽을만한 것은 축산인들의 축산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인식이다.
지난 5일 본지가 주최한 개방에 대응한 한우 산업 발전 방안 모색 좌담회에서는 시장을 강조하는 주장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소 사육두수 증가를 우려하는 소리에 대해 한우 산업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소 사육두수가 좀더 늘어나야 되며, 그래서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길 희망했다. 정부나 지자체의 과도한 시장 개입보다는 시장 경제에 맡겨 놓으면 한우 산업의 체질이 강해진다는 이야기다. 이제 우리 축산인들의 산업을 보는 눈이 이 정도라면 우리 축산에도 봄은 온다고 말해도 좋을 듯 싶다.
축산 현장에서 불어오는 온기는 축산과 경종 농업의 상생을 실천하는 모습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파주축협이 지역 15개 단체와 자연순환농업 공동사업 협약식을 가졌다. 자연순환농업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보란 듯이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또 지난 1일 방문했던 양돈협회 경주시부장 배만용 만종축산대표의 경우는 돈분뇨를 고액 분리한후 고속발효로 액비를 만들어 논에 뿌림으로써 경종농가와 상생의 축산을 하고 있었다. 톤당 분뇨처리비는 많아야 4천원이라고 하니, 남들은 해양투기로 톤당 3만원 이상의 분뇨처리 비용을 들이고 있음을 감안할 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거기다 경종농가는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쌀을 생산하고 있으니 이 또한 축산의 봄소식이 아닌가.
이제 입춘이 지났으니 아직 완연한 봄이 오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문제는 그냥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준비하고 노력해서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봄은 왔으되 봄 같지 않은 경우(春來不似春)도 있으니까.
우리 농장은 봄을 맞이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봄을 기다리며 되새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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