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안동발 구제역 발생 소식이 알려지기 열흘 쯤 전인 11월 18일. 동물유전육종연구회 주최 ‘한우 개량 현황 및 발전 전략’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충남 천안 소재 농진청 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정문을 들어서며 철저한 차단 방역에 놀란 적이 있다.그동안 축산 관련 기관에서 나름대로 철저한 방역을 기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더욱이 그 때는 연초부터 구제역이 발생.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막 청정국 지위를 회복(9월)한 터라 질병 방역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차단 방역이 제대로 이뤄질 것으로 생각은 했다. 하지만 방역은 상상 이상이었다. 정문에 다다르자 출입하는 차를 완전히 정지시키고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모두 내리게 한 다음 소독실에 들어가 온 몸을 소독케 했다. 이어 다시 차를 타고 정문을 통과하며 차량을 흠뻑 적시는 소독을 끝내고 나서야 비로소 심포지엄이 열리는 대회의실로 갈 수 있었다. 철저한 방역이라고 해봐야 정문을 통과하면서 차량을 소독하고 차량에서 내린 다음에는 건물 입구에 설치된 발판 소독기로 신발을 소독하는데 그칠 것으로 생각했던 기자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만 하면 구제역이
한국과 EU간 FTA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는 소식은 축산업계로서는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낙농과 양돈분야의 위기감은 상상을 초월한다.FTA 문제가 여기까지 왔다면 정부는 실질적인 보완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미 FTA 대책에서 보듯 정부의 지원대책은 말만 무성할 뿐이라는게 축산농민들의 일반적 정서다. 정부는 한·미 FTA 타결이후 보완대책으로 23조1천억원을 지원하고, 국회비준후 추가적인 지원대책도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축산현장은 이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한·EU FTA 타결을 바라보는 축산업계는 이번에도 속 시원한 대책은 없을 것이라는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따라서 농식품부는 정부관계자와 현장농가, 생산자단체 등을 망라하는 FTA 대책반을 조속히 꾸려 축산농가의 피부에 와 닿는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업계가 수긍하지 못하고 있는 피해규모(생산감소)를 정확히 산정하고 △소비확대△축산현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불합리한 개도개선△경쟁력제고를 위한 투자재원마련 등 분야별로 맞춤형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특히 이번 FTA 대책은 보다 큰 틀에서 바라보는 근본처방이 나와야 하는데 최근 벌
“나도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걱정거리가 생기면 돼지꿈을 꾸고 싶다. …밤낮으로 수천 마리의 돼지 속에 묻혀 사니까 꿈에 자주 보일 것 같은데, 그래서 제 놈 때문에 빚진 사료값이 복권 한 장으로 뚝딱 넘어갈 것 같은데 영 나타나 주질 않는다.”최근 ‘좋은수필사’로부터 현대 수필가 100인선이 출판됐는데, 전남 순천종돈장에서 ‘돼지엄마’로 통하는 김수자씨가 그중 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이 이야기는 김수자 수필집 ‘돼지꿈’에 나오는 한 토막이다.김수자씨의 이야기대로 수십년을 돼지와 함께 보내는데 돼지꿈 한 번 제대로 꿔지지 않은 것을 보면 행운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님을 확신하게 된다. 하기사 돼지를 키우는 사람마다 돼지꿈으로 행운을 잡는다면 누가 돼지를 키우려 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돼지 키운다고 다 돼지꿈을 꾸어 행운을 잡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돈인들이 그나마 양돈을 포기하지 않고 양돈업을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이쯤에서 성급한 독자들은 축산 현안이 얼마나 많은데 한가한 돼지꿈 이야기로 아까운 지면을 허비하느냐고 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돼지꿈 이야기를 꺼내는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첫 째는 축산 현장을 취재하던 후배 기자의 꿈 이야기 때문이
요즘 추수가 끝난 들판에는 액비 저장고가 설치돼 있는 곳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가축분뇨를 고액 분리한 후 액비로 만든 다음 논밭에 뿌리기 전 저장해 두는 이 액비저장고는 경종농업과 축산 상생의 상징이기도 하다. 사진은 양돈협회 경주시지부에서 운영하는 한 액비저장고에 잘 처리된 액비가 가득한 모습, 저장고 천장의 철 구조물이 액비에 비친 모습이 추상화를 연상케 한다.
농업·농촌에서 축산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가를 엿볼 수 있는 통계, 즉 농림액 생산액 중 축산생산액 통계가 지난 2005년에 이어 2006년에도 주목되고 있다. 농림부 발표에 따르면 2006년도 농림업 생산액은 36조3천8백93억원으로 2005년도 36조2천7백29억원의 0.3%인 1천1백64억원이 증가한 가운데, 이중 축산업 생산액은 미곡 생산액 8조4천57억원보다 3조2천7백6억원이 많은 11조6천7백6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5년 축산이 미곡을 앞지른 이후 계속되는 현상이다. 또한 농림업 10대품목중 축산 5대품목이 2~6위를 차지한 것도 변함이 없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소산업 성장과 함께 볏짚 수요가 늘어 볏짚이 차지하는 경제 규모가 6천8백4억원으로 11위를 마크했다는 것이다. 이제 어느 누구도 축산업이 우리 농업·농촌의 중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데 대해서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축산인으로서는 가슴 뿌듯한 일이기도 하다.그러나 이 같은 축산 성장과 더불어 축산인들이 풀지 않으면 안 될 그 만큼 많은 현안을 피할 수 없다는 것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선 FTA 등 개방만해도 그렇다. 그동안 국민 소득 증대와 함께 축산물 수요
美 쇠고기 수입중단 커녕 되레 검역재개미국산 쇠고기에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발견됨으로써 내려졌던 검역 중단 조치가 해제됐다. 이상길 농림부 축산국장은 지난 24일 브리핑을 통해 척추뼈 검출과 관련, 미국측이 보내온 원인조사 내용을 검토한 결과 ‘미국내 광우병 위험을 객관적으로 악화시킨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며 한 달 가까이 중단된 수입 검역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이에 따라 한우협회를 비롯한 농민단체는 일제히 성명을 내고, 당장 수입중단 조치를 내리기는커녕 검역중단 해제가 웬말이냐며 강력 규탄하고 있다.한우협회를 비롯한 농민단체들은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자는 것이 아니라 미국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을 문제 삼았다. 또 미국측의 주장대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현행 검역위생조건을 준수하는 것은 국가간 서로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의다. 그럼에도 미국 쇠고기 검역 결과는 미국측이 우리를 얼마나 얕보고 있는지를 확인케 한다.문제는 우리 정부의 태도다. 처음 뼛 조각 문제는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통뼈가 발견됐을 때 좀 더 단호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그런데 통뼈 문제가 구렁이 담넘어 가듯 슬그머니 넘어 가니 결국 절대 수입돼서는
복경기에 춤을 춰도 시원찮을 토종닭 업계가 엉엉 울고 있다. 토종닭 업계에 있어서 여름은 그야말로 성수기로써 1년 매출의 60~70%를 이 시기에 올려야 하는데, 유사 토종닭의 무분별한 유통과 장마에 따른 소비 부진이 겹쳐 매출 증대에 따른 수익은커녕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란다.토종닭 kg당 생산비가 1천6백~1천7백원 정도 되는데 요즘 출하되는 가격이 kg당 7백원에 불과하다고 하니 토종닭 업계의 불황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야말로 대란이다. 때문에 토종닭 사육농가는 멀쩡한 닭을 폐기 처분시키고, 냉동처리하여 보관하는가 하면 불우 이웃에 토종닭을 거저 주는 등으로 1백만마리를 토종닭 업계 스스로 처분했지만, 그런 자구노력도 허사란 것이다. 현장에서 사료값도 건지지 못해 토해 내는 토종닭 사육 농가의 한숨 소리가 우뢰처럼 들리는 듯 하다. 토종닭을 20년 이상 사육했다는 농가들도 이렇게까지 불황을 겪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니 그 한 숨 소리가 오죽 크겠는가.토종닭이 왜 유독 올해 이렇게 큰 불황을 맞고 있는가. 업계 전문가들은 백세미의 토종닭 둔갑, 유사 토종닭 종계장의 난립, 유색계 수입닭의 토종닭 둔갑, 육계 농가의 토종닭 전업 등에
FTA 시대, 우리 축산업의 경쟁력 제고의 한 축으로 축산물 유통과정의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마냥 애국심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안전성과 품질에서 차별화를 강조하는 한편 그렇게 차별화된 축산물을 우리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자는 것이다.최근 FTA 대책과 연계 추진되고 있는 음식점원산지 표시 강화와 대상 확대가 그 대표적인 것이다. 또 한우자조금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우협회의 유통감시단 활동도 그런 예에 포함된다.여기에 우리가 또 하나 주목하는 것은 우리 축산물 판매점 인증제도이다. 이 제도는 한우협회가 한우자조금사업으로 먼저 시도한 것으로 지난해에 처음 시작한 이후 지난 6월말 현재까지 모두 36개 판매점이 인증 받아 영업을 해오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50개점포를 추가로 인증할 계획이라고 한다.이 같은 한우전문 판매점 인증제에 자극받은 듯 양돈협회도 국산 돼지고기 인증 판매점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연내에 우수 돈육브랜드를 중심으로 약 14개 점포를 인증하기로 하고, 그 첫 번 째 인증 점포는 올 9월중에 선을 보일 것이라고 한다.한우와 국산 돼지고기 판매점 인증제도는 한우와 국산 돼지고기를
한미FTA 타결이후 축산분야 대책으로 유통과정의 안전과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전과정의 HACCP 제도 도입과 한우 전두수에 대한 생산이력추적시스템화,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확대 적용과 단속의 효율화 등이 그 핵심 정책으로, 이는 그동안 축산농가는 물론 전문가들로부터 시급히 요구돼 왔던 현안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확대 적용은 둔갑 판매 방지를 통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데 가장 시급한 현안이었는데 마침 국회 복지위원회에서 식품위생법을 개정,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 업소기준을 확대했는가 하면 원산지 표시 의무화 대상으로 쇠고기는 물론 돼지고기와 닭고기도 포함시켰다.축산농가로서는 여간 기쁜 일이 아니다. 한우는 일찌감치 원산지 대상 품목으로 지정, 적용 기준을 300㎡에서 100㎡으로 낮춰 원산지 표시를 해야하는 업소를 늘리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이번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특히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 포함은 관련 업계에서도 놀랄 정도로 전향적인 결정이었다.사실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한우와 같이 유전적 형질상 외국 제품
최근 소도 웃고, 기가 찰 일이 연달아 벌어지고 있다.지난 달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 중 뼛조각도 아닌 통 갈비뼈가 발견됐을 때는 경악과 함께 기가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 대한민국이 미국에서 수입되는 쇠고기에 대해 한·미간 합의된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검역을 엄격히 실시하여, 심지어 손톱만한 뼛조각도 가려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사실이 여러 번 있었음에도 그렇게 버젓이 우리 검역대에 올려놓는 것은 우리를 얕잡아 보는 것으로 밖에 달리 이해할 수 없었다. 기가차서 웃음이 나올 정도였던 것이다.그런데 더욱 기가차서 소도 웃을 일은 미국측의 해명에 따른 우리측의 조치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미국 농업부 리처드 A. 래이먼드 차관이 서한을 통해 내수용으로 확인된 문제의 통 갈비뼈 외에는 국내 검역중인 쇠고기 중 내수용으로 수출된 것은 없다고 회신해 옴에 따라 지난 4일 취해졌던 검역증 발급보류 조치를 8일부터 해제키로 했다는 것이다.그러니까 내수용을 수출용으로 잘못알고 검역대에 올려진 문제의 쇠고기만 반송 조치하고 다른 쇠고기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검역 보류 조치를 4일만에 해제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미간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에 합의한 의미가
총체 보리에 대한 소 사육농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 FTA 타결로 외국 축산물과 더욱 치열한 가격경쟁과 동시에 품질경쟁에 나서야 하는데다 사료 값이 앞으로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른 것이다.이 같은 소사육 농가들의 관심을 반영, 지난 7일과 8일에는 전북 정읍에서 축산연과 김제시, 전북한우조합 등 공동 주최로 총체 보리 이용에 관한 심포지엄이 열렸는가 하면 총체보리로 사육한 한우고기 시식회 등 축제도 열렸다.뿐만 아니라 오는 17일에는 전북 군산시 회현면에서 농협중앙회 주최로 총체보리 사업 활성화 워크샵과 시연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역시 최근의 축산 경영 환경이 총체 보리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총체 보리에 대한 이 같은 관심은 총체 보리가 갖고 있는 사료적 가치 때문임은 말 할 것도 없다. 축산연에 따르면 총체보리 사일리지를 거세 한우에 급여한 결과 일당 증체량이 5% 정도 높아졌는데, 특히 비육 후기보다 육성기와 비육전기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총체보리 사일리지를 급여했을 때 근내지방도가 현저히 좋아질 뿐만 아니라, 육색 지방색 성숙도 등에서 모두 양호했으며, 1등급 출현율이 88%로 관행 사육의 1등급
최근 한미 FTA타결 이후 현장에서 대책을 찾으려는 정부와 국회의 발걸음이 한 층 바빠졌다. 지난 달 27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평창군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박홍수 농림부장관을 배석시킨 가운데 남호경 축단협회장을 비롯한 축산지도자들의 의견을 들었는가 하면 한우 사육 농가를 직접 방문, 한우 사육에 따른 한우 농가의 애로사항을 직접 들었다.이에 앞서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농축산 현장을 방문, 한미 FTA타결에 따라 농축산인들이 어떤 어려움이 있는 지 살피고, 아울러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현장 의견을 들었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도 지난 달 25일 홍성군청에서 회의를 열고 현장 축산인들의 의견을 듣고 축산 현장에 가서도 축산인들이 바라고 있는 한미 FTA 대책이 무엇인지를 파악했다. 정부와 국회에서 축산 현장을 직접 찾아 들은 축산인들의 의견을 얼마나 제대로 반영할 지 아직 두고 볼 일이지만, 그 중에서도 몇 가지는 상당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무엇보다 대통령이 축산물 유통질서를 직접 챙기겠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그동안 축산물 유통질서의 혼란을 야기해온 음식점이 농림부 소관부처가 아닌 보건복지부 소관이었다는 점에서 축산물 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