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골, 잡뼈, 우족 등 겨울철 소비가 집중되는 품목들이 팔려나가지 않으면서 유통업계를 비롯한 한우업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육류유통수출입협회 양형조 기획실장은 “소 도축 두수는 늘었는데, 소비가 안 돼 업체마다 뼈 부산물을 비롯한 비인기부위 적체로 많이 어려워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한 조속한 해결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유통업체인 경북 M한우는 잡뼈 40톤, 사골 50톤, 우족 30톤, 꼬리 45톤 등 어림잡아 총 21억원 어치가 창고에 재고로 쌓여 있으며, 일선축협의 경우도 현재 부산물 처리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서울공판장도 작업 후 남은 우족 17톤을 처리하지 못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부산물 적체현상은 이미 예고됐다. 축산물유통연구소 정규성 소장은 “식생활이 서구화 되고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가정에서 곰탕을 끓여 먹는 식문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며 “식당의 경우는 단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한우사골을 멀리하고 있어 한우부산물은 갈 곳을 잃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냉의 조제현 판매관리팀장은 “한우 부산물 적체현상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는데, 올 들어 뚜렷해졌으며, 머리와 내장은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그 외 품목들은 모두 사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식당에서의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조팀장은 “호주산의 경우 가격차이 국내산의 10배로 벌크 도매가 기준으로 한우 사골은 1만7천원~1만8천원정도이고, 수입 호주산의 경우 1천800원~2천원정도니까 가격비교자체가 불가능하다” 며 “식당의 경우 이렇게 비싼 값에 굳이 한우사골을 구입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냉의 경우도 재고가 20~30톤인데, 규모가 훨씬 작은 업체들도 이 정도 물량은 다들 보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 며 “업체들은 선물세트 작업하면서 저렴한 가격에라도 재고를 없애려는 상황이고, 기존 유통망 이용해서 꾸역꾸역 해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가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남 고흥의 한우농가 류중원씨는 “뼈 부산물의 재고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예년 같으면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뼈 부산물의 제고가 빠르게 팔려나갔는데 올해의 경우는 사정이 달라졌다” 며 “뼈 부산물의 재고가 한우전체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한우협회(회장 남호경)에서도 정부에 서둘러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우협회 박선빈 차장은 “식생활 패턴의 문제이기 때문에 부산물 적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며 “협회는 이 문제에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동시에 협회차원에서는 긴급히 모금활동을 벌여 불우이웃 돕기의 일환으로 한우곰탕 나누기 행사를 전개할 방침이며 장기적으로 한우곰탕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 개도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우업계가 안 그래도 추운 겨울 뼈 부산물 문제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