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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 삼아 건전한 노사문화를”

포커스 / 연천축협 청산이 남긴 과제

[축산신문 김길호 기자]
협동조합 최일선에서 조합원 실익제고 앞장서야

연천축협 잔여 재산 파주연천축협에 양도
청산절차 마무리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노조의 파업에 따른 조합원들의 해산결의로 신용사업을 파주축협(현 파주연천축협)에 계약 이전한 연천축협이 지난달 25일 청산절차를 마무리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2006년 11월 30일 조합원들이 스스로 해산을 결의한지 3년4개월 만이다.
그동안 청산절차를 담당해온 연천축협 청산법인은 이날 총회를 열고 청산 종결 후 확정된 잔여재산 22억4천600만원을 파주연천축협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연천축협 청산법인 남충희 대표와 파주연천축협 이철호 조합장이 지난달 30일 청산법인 사무실에서 재산 양도계약서에 서명함에 따라 연천축협 청산은 완전히 마무리됐다.
연천축협은 조합원들의 해산의결 당시 조합원 1천468명, 직원 33명이 근무하는 농촌의 작은 축협이었다. 당시의 연천축협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농협중앙회 클린뱅크 인증 획득은 물론 경영평가에서 1등급조합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강한축협으로 인정 받아왔다. 상대적으로 사업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해산 전까지 10여년 동안 흑자결산을 이뤄낸 알짜배기 협동조합이었다.
그러나 2006년 노동조합과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되면서 전국을 휩쓴 축협노조 파업의 여파를 연천축협은 이겨내지 못했다. 노조 파업으로 경영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조합원들과 노동조합, 그리고 조합 임원들 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 결국 조합원들이 총회를 열고 스스로 조합을 해산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때 연천축협에서 근무하던 33명의 직원 중 28명이 노동조합원이었다. 처음 파업에는 25명이 참여했다. 그 중 10명은 축협 조합원들의 설득으로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했지만 15명의 노조원들의 파업이 계속되는 상황속에서 예금인출이 몰리면서 유동성 부족현상으로 회생하기 어려운 사태까지 맞게 됐다.
연천축협은 2005년 사업 결산에서 상호금융 예수금 530억원, 상호금융 대출금 512억원 등의 실적을 보였다. 대손총당금 200%를 적립하고 4억9천2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경기지역에서는 사업규모는 적어도 알찬조합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탄탄한 사업기반과 경영실적도 노사 간 양보 없는, 끝없이 평행선을 그리는 대치국면으로 파업 50여일 만에 협동조합의 주인인 조합원들이 직접 나서 스스로 해산을 결정해 전국의 축산인들을 안타깝게 했다.
파업 50여일 동안 계속된 끝에 2006년 11월 16일 실시된 해산의사를 묻는 찬반투표에서 조합원들은 1천468명 중 866명(58.99%)이 투표에 참여했다. 해산 찬성은 631표(73.97%), 반대는 222표, 무효 13표였다.
이날 해산 결정에 이어 연천축협은 파주축협에 상호금융 대출금 550억원과 예수금 250억원 등 신용사업을 계약 이전했다.
파주축협은 연천축협의 사업을 이관 받아 파주연천축협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파업에 불참했던 직원들을 모두 받아들였다. 그러나 파업 참여 노조원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흩어져야 했다.
연천축협 조합원들은 그 후 파주연천축협에 새로 가입, 현재 597명의 양축농가가 파주연천축협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천축협이 역사 속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춘 지금, 축산농가들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축협 구성원들이 협동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 각자의 이익 보다 모두의 이익을 위해 냉철하게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협동조합이 제대로 서야 조합원은 물론 직원들도 살 수 있다는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조합과 조합 임원들이 합심해 협동조합의 이념을 가장 앞에서 실천한다는 자세로 건전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는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인’들의 목소리를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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