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양돈농협(조합장 이영규)이 2015년 품목조합 부문 업적평가 1위를 차지했다.2014년에 이어 2년 연속 최우수조합으로 선정된 것이다. 당해연도 실적 성장율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 업적평가의 성격을 감안할 때 이번 결과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는 게 협동조합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시각이다.단기간의 사업성장만으로는 결코 기대할 수 없는 성과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도드람양돈농협이 손꼽히는 경제사업형 조합인데다, 그 주요무대가 기업자본과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양돈시장, 그리고 세월호와 메르스사태, 구제역 등 각종 악재속에서 거둔 쾌거라는 점에서 더욱 높이 평가되고 있다.
◆조합원수-사업성장 ‘선순환’
FTA에 따른 돈육시장 전면개방, 각종 규제와 함께 구제역 이후 입식의 어려움 등 악화일로의 대내외적 사육환경으로 인해 양돈농가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원 농가수는 오히려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5년 12월 현재 조합원 농가수는 609호로 국내 전체 양돈농가의 12.4%에 달하고 있다. 전년대비 1%P 가까이 그 비중이 상승했다.
도드람양돈농협에 대한 높은 신뢰도와 함께 경쟁력있는 파트너로서 양돈농가들 사이에 입지를 구축해 가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출자금 규모도 증가해 2011년 251억900만원이었던 자본금이 2012년 360억900만원, 2013년 386억600만원, 2014년 464억400만원으로 순증해 왔으며 2015년에는 536억7천200만원에 이르는 등 조합원수 증가와 조합 재정도 확대되는 선순환구조가 구축되고 있다.
◆조합출하두수 순증
이는 곧 도드람양돈농협의 사업, 특히 경제사업의 성장으로 직결되고 있다.
2011년 안동발 구제역 사태 당시 흔들렸던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원들의 사육기반은 대부분 회복됐지만 출하가능 두수는 4년째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상황. 하지만 조합원들의 조합출하두수는 매년 증가하면서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2014년 68만두로 전년대비 9.2% 증가했던 조합 출하두수는 지난해 75만5천두로 또다시 11%나 늘었다.
조합의 사료판매량 역시 2013년 연간 40만톤을 돌파하며 2014년 40만4천톤, 2015년 42만7천톤을 각각 기록했다.
◆ ‘경제사업조합' 명성 확인
이에 힘입어 도드람양돈농협의 매출은 2014년 4천429억원으로 전년대비 11%의 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015년 역시 전년대비 4%가 늘어난 4천589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까지 포함할 경우 사료 1천776억원, 출하 3천103억원, 도축 304억원, 판매 2천411억원, 공판 4천665억원, 테마 105억원, AI사업 23억원 등 총 1조2천397원에 이르며 마침내 경제사업규모 1조원 시대가 개막됐다. 2013년(7천119억원) 대비 74%, 2014년(9천881억원) 대비 24.4%가 증가한 규모다. 도드람 양돈농협의 경제사업 규모는 지난 2014년 이미 신용사업을 넘어서며 경제사업조합으로서 명성을 뒷받침 해왔다.
여기에 조합 자체의 손익 역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양’ 과 ‘질’ 모든 면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협동조합 한계 넘어
도드람양돈농협에 대한 조합원의 신뢰와 사업성장은 국내에 유일무이한 기업형 협동조합으로서, 철저히 주식회사형 자회사에 의한 책임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사업시스템이 배경이 되고 있다.
경제사업에 비중을 둔, 협동조합 다운 협동조합이면서도 협동조합의 한계를 뛰어넘는 조합운영체계가 구축돼 있는 것이다.
브랜드육 가공판매두수 전국 1위를 비롯해 △환산도축두수 1위 △양돈사료 생산량 3위 등 도드람양돈농협 자회사가 동종업계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은 그 설득력을 높이는 객관적인 근거로 부족함이 없다.
지난 2013년에는 ‘본래순대’를 앞세워 협동조합 최초로 부산물 프랜차이즈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부산물전문가공장을 설립, 국내 돼지부산물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종돈에서부터 정액, 조합원 컨설팅, 사료, 도축 및 가공, 유통, 판매, 문화에 이르기까지 계열화를 통한 원스톱 시스템을 완성,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하면서 ‘협동조합형 패커’ 로서 면모를 점차 갖춰가고 있다.
◆ 식품기업으로 체질 변화
도드람양돈농협은 그러나 만족하지 않고 있다.
‘식품외식기업으로 체질변화를 거쳐 협동조합형 패커를 완성하겠다’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판단에서다.
도드람양돈농협은 지난해 ‘도드람 FLY UP! 2020’ 프로젝트를 통해 중장기 목표를 선포하는 한편 새로운 BI도 공개했다.
오는 2020년까지 브랜드 5%를 포함해 국내 돈육시장 점유율을 10% 수준까지 끌어올림으로써 ‘힘을 가진 패커’ 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그 원년인 올해에는 전 사업부문에 걸쳐 보다 공격적인 경영을 전개, 자회사 등을 포함한 조합의 총사업량을 지난해 보다 8%가 증가한 2조2천537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호남권 도축장인 부광산업 인수에 이어 오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제2의 거점도축장이 될 김제LPC 건립추진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도드람양돈농협이 내년에도 업적평가 1위 조합을 수성할수 있을지, 또 협동조합형 패커로서 ‘본색’을 드러낼 시기는 언제가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터뷰> 도드람양돈농협 이영규 조합장
미리 준비하는 조합경영 주효
초기투자 부담 불구 육가공장·공판장 증설
위기 극복 원동력…이후엔 급성장 뒷받침
유통 변화 주도…부가가치 극대화가 목표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
도드람양돈농협 이영규 조합장은 2년 연속 업적평가 1위 조합이 될수 있었던 배경을 이 한마디로 풀이했다.
“몇 년후 사업이라도 최소한 2~3년전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조합 ‘싱크탱크’ 의 제안을 수용, 실천에 옮겨왔다. 지난 2010년 도드람푸드 육가공장과 공판장 증설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3년 위기를 넘어 조합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됐다.”
이영규 조합장은 최근 완공한 부산물가공장이나 김제LPC 추진 역시 당장은 투자부담이 불가피하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2년전 신규로 진출한 조합의 부산물프랜차이즈 사업과 신유통사업의 경우 빠르면 올 하반기 중 수익사업장으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물론 도드람양돈농협의 각종 사업이 탄탄대로를 달려온 것은 아니다.
이영규 조합장은 “무엇보다 예측하지 못했던 조합 외부의 환경요인 변화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2014년 세월호사태와 지난해 메르스사태, 그리고 올해 구제역에 이르기까지 적잖은 홍역을 치루기도 했다”며 “다행히 자회사에 의한 책임경영과 사업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 슬기롭게 극복해 낼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긴장을 풀때가 아니다”며 고삐를 죄기도 했다.
“우리 조합의 힘으로 유통시장을 변화시키고 싶다. 식품기업으로서 조합원이 생산한 제품의 부가가치를 극대화 하는게 가장 큰 꿈이자 목표다. 우리의 계획대로만 사업이 전개된다면 3년연속 업적평가 1위라는 결실도 자연히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