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축산업계 새 화두로
동약·기자재·단미사료 등 한정적 품목 넘어
유전자원·사양기술·축산물까지 활기
정부도 FTA 대응 수출정책 강력 드라이브
‘수출’이 축산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뜨고 있다. 하나의 산업으로선 일천한 역사를 지닌 우리 축산이지만 짧은 세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내고 이제 국내시장을 뛰어 넘어 세계시장에 한국축산을 알리고 나아가 새로운 수익창구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히 동물약품이나 축산기자재, 단미사료 등에 한정적이던 수출길이 유전자원(정액)이나 사양기술로, 나아가 농가들이 생산한 축산물로 확대되면서 세계무대에서 우리 축산의 새로운 경쟁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정부까지 나서 FTA 위기를 수출로 뚫어보자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올해 축산정책에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수출은 중요한 사안이 됐다.
당장 축산물 수출의 경우 한우고기가 홍콩시장에 진입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출 강세품목이었던 삼계탕에 이어 우유와 계란까지 순항 중이다. 질병에 발목을 잡혔지만 돼지고기의 경우 부산물로 수출시장을 뚫고 있다.
축산물 수출은 국내시장과 연동되고 농가소득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으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동물약품의 경우에도 수출을 빼놓으면 얘기가 안 될 정도로 해외시장에서 큰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그동안 공들였던 이상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관련업계의 체질까지 수출기업으로 바꿔 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동물약품 수출실적은 2억1천만 달러였다. 1억 달러를 돌파한지 4년 만에 두 배 이상 늘려 2억 달러를 넘긴 동물약품업계는 2020년이면 5억 달러까지 수출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수시장 정체에 묶여 있던 동물약품은 수출 길을 넓히면서 이제 수출산업, 첨단산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단미·보조사료업계의 수출 노력도 빛을 발하고 있다. 단미사료협회에 만들어진 수출업체협의회를 중심으로 관련기업들의 노력이 곁들여지면서 연간 수출실적 1억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몇 년 전까지 유럽이나 미국제품에 비해 평가가 박했던 우리 제품들이지만 한 단계 발전된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해외시장에서 같은 원료로도 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관련업계의 기대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올해 1억 달러 수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단미사료업계의 자신감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우리 축산이 발전하면서 동반성장한 기자재업계도 해외의존형에서 벗어나 한국형 기자재를 만들 정도로 기술력을 확보하고 수출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벗어나 일본, 호주, 유럽, 미국까지 수출선이 다양해질 정도로 우리 기술로 만든 기자재가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선전하고 있다.
유전자원 수출도 주목된다.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짧은 기간 내에 최고 수준의 낙농산업을 만들어낸 우리나라는 이제 한국형 젖소에서 생산된 정액을 해외시장에 공급할 정도로 성장했다. 농협젖소개량사업소는 우간다 등 아프리카 국가에 한국형 젖소정액과 인공수정 등 우리의 젖소 사양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한우를 제외한 유전자원 수입국인 우리가 얼마든지 수출국이 될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시장개방 상황만 놓고 보면 한국축산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처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축산물이나 전후방산업 모두가 그렇다. 그러나 최고급 육질의 한우고기를 국내가격보다 세 배가 비싼 가격에 수출하고 있을 정도로,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대내외적 여건이 불리한건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 안에서 희망을 찾아내고, 스스로 경쟁력을 만들어 가는 한국축산의 모습은 수출이란 화두 아래 얼마든지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