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로 수입축산물이 늘어나고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질수록 가축개량에 대한 중요성은 점점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관계기관의 노력으로 그 동안 많은 가축개량의 성과를 거두었다. 한우의 체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1등급 출현율도 증가하고 있다. 젖소 역시 유량과 유지방, 유단백량의 큰 증가세를 이뤘으며, 돼지는 90kg 도달일령의 단축을, 닭은 산란지수와 육용계 체중 증가 등을 이뤄냈다. 지금까지 축종별 가축개량 사업은 얼마나 진행됐으며, 향후 목표는 어떻게 될까. 가축개량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으로부터 우리나라 축산업 가축개량의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향후 계획을 살펴봤다.
◆한우
본격적인 한우의 가축 개량은 지난 1982년 한우 번식을 위한 냉동정액을 생산하는 씨수소를 과학적으로 선발하기 위한 한우 보증씨수소 선발 계획을 수립한 것이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후보씨수소를 선발하기 위해 수송아지의 능력을 측정하는 당대검정과 후보씨수소 자손의 능력을 측정해 보증씨수소를 선발하는 후대검정을 실시했다.
한우 보증씨수소 선발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축개량정책과 예산을 수립했으며, 국립축산과학원은 수집한 한우 개량자료를 기초로 유전평가를 실시해 보증씨수소를 선정하고 한우 개량체계 개선을, 농협중앙회 한우개량사업소는 선발된 보증씨수소 관리 및 정액 제조 공급에 나서는 등 역할분담이 이뤄졌다.
그 결과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1995년 개체모형을 적용한 유전능력평가를 한 이후로 검정우의 유전능력이 향상되었으며, 한우 가격 결정에 중요한 도체중, 등심단면적, 등지방두께, 근내지방도의 성적이 모두 개선되어 농가 소득의 향상을 가져왔다.
10년 동안 출하생체중은 106kg, 도체중은 77kg 증가했으며 배장근단면적은 77㎠ 넓어졌으며, 근내지방도는 1.7점 향상되었다.
◆젖소
젖소는 과거 국가간 종축의 교역이 빈번해짐에 따라 국가간 거래되는 종축의 표준화된 능력 비교가 필요했음에도 국내에서는 한국형 보증씨수소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작용하면서 개량과 함께 객관적 비교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3차원 젖소체형 표현으로 농가보유축의 체형개량 정도와 개량필요 부위를 확인해 농협, 종축개량협회, 서울우유에 기술이전이 됐으며, 젖소 개량·번식·사양 등 종합컨설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각종 농가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 개발도 한 몫 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개발 이후 하루 평균 300여건 이상 접속이 이뤄지고 있으며 축군의 문제점을 미리 파악함으로서 각종 질병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종모우의 유전능력을 미리 파악해 농가에게 알맞은 정액 사용을 유도하고 근친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젖소는 국제평가기구(Interbull)의 검증 평가모형 개발 및 국제평가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전세계 37개 회원국에서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가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젖소 씨수소 12만5천512마리 중 평가에 참여한 한국형 보증씨수소 ‘유진’은 우유생산능력 순위 상위 1%에 포함됐다.
축산과학원은 유량 확대 등의 성과로 농가 생산비용이 약 201억원 이상 절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돼지
국내 종돈장은 규모가 작아 개량효율이 낮고 수입종돈의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었다. 이에 개별 종돈장간 능력개량을 위한 유전자원 교류가 적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종돈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가단위 개량체계 구축과 활용이 절실했다.
덴마크 등 종돈 선진국은 종돈장간 네트워크를 형성해 국가단위 개량체계 구축을 통한 개량된 우량종돈의 수출과 높은 기술로 지불을 요구하는 추세로 종돈은 물론 종돈의 자손(정액, 수정란 등 포함)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고자 우리나라도 종돈 개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2012년, 국가단위 종돈 유전능력평가체계를 구축하며 개량효과를 증대시켰다.
축산과학원은 돼지의 90kg 도달일령 단축으로 비육돈의 시장 조기출하와 사료비를 절감했으며 선발강도 향상으로 개량효과 증대 및 종돈 수입의존도 감소로 외화 절감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특히 90kg 도달일령이 연간 0.733일정도 단축되면서 연간 출하두수를 1천400만두로 계산했을 때 약 127억의 생산비 절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축산과학원 관계자는 “돼지개량에 활용하는 수입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국가단위 유전능력평가체계의 구축으로 한국형 종돈개량에 따른 종돈 자립도를 높이고 수출기반을 구축했으며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의 유전자원 역시 다른 나라에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닭
닭은 육계와 산란계 모두 대부분의 원종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는 민간 업체의 자율적인 닭 개량 및 종계 보급체계가 운영 중에 있으며, 민간 분야 수행이 어려운 재래닭 개량사업과 객관적 평가를 요하는 검정사업을 개량기관과 총괄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다.
양계분야 역시 개량의 성과를 톡톡히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자료를 살펴보면 72주령 기준 산란계의 산란지수는 7.2개가 늘었으며 6주령 육용계의 체중도 매년 45.3g씩 증가했다.
축산과학원은 “가축 개량의 성과로 산란계의 수당 산란수는 4~11개 증산되었으며 사료요구율이 0.13~0.27 낮아져 산란사료가 6.2~14.2%가 절약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육계 역시 6주령 닭의 48~160g 체중 증가, 0.08~0.15의 사료요구율 감소의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축 개량 경제적 가치는
그 동안 가축개량을 통해 축종별로 많은 경제효과를 가져왔다.
축산과학원은 한우는 육량 및 육질 증가를 통한 체중 증가 및 고급육 생산으로 연간 2천109원의 효과가 있었으며 젖소도 산유량 증가로 연간 2천2억원, 돼지는 비육돈 생산성 향상으로 연간 655억원의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개량을 통한 농가 소득 향상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가축개량을 통해 고능력 가축이 생산되면서 지금보다 훨씬 적은 두수를 사육하면서 현재와 같거나 많은 축산물을 생산함에 따라 경제성이 향상되며 그만큼 환경오염원 중의 하나인 가축분뇨 발생량이 감소하고 분뇨처리 비용 등의 감소 효과까지 이끌어내며 환경과 농가 모두에게 이득이 될 전망이다. 또한 육질 등 경제형질의 개량을 통해 국민의 기호에 맞는 고품질 축산물의 생산도 가능해지며 성장, 번식, 사료 등 경제형질의 개량을 통해 농가의 생산성도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각종 개량시스템 및 프로그램이 서서히 개발되고 전문가들이 회원으로 등록, 농가들에게 직접 개량 컨설팅 지원을 나서고 있으며 농장에서도 개량 효과를 손쉽게 농장에 접목할 수 있기 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점점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