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윤 재 교수(서울대학교)
축산, 전후방 산업 포함 60조2천억 규모…경제·사회적 가치 높아
인류건강 증진 기여 불구 질병·환경문제 대두로 근본가치 위협
지구촌 난제 식량·보건·환경·에너지 해결 열쇠 축산업에 있어
패러다임 변화 적응 위한 자구능력 배양…미래전략 수립해야
지금까지 우리나라 축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구가해 왔다. 축산업 생산액은 2015년 기준 축산업 생산액은 19조3천억원으로, 지난 25년간 약 556% 증가했다. 이는 농업 생산액 총액의 42.7 %에 해당하는 것이며, 국내 총생산의 1.23% 수준이다. 산업 생산액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89년 축산업 생산액이 3조4천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축산업이 농촌경제 핵심 성장산업으로 발전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30년 축산생산액 50% 전망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경제 발전에 따른 국민 소득 증가로 1인당 축산물 소비량이 당분간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축산업 생산액이 2020년에는 농업생산액의 45%, 2030년에는 5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축산업은 생산 이외에도 사료, 동물약품, 축산기자재, 축사시설, 도축가공, 유통, 분뇨처리 등 전후방 연관 산업까지 포함할 때 그 총 규모가 무려 60조2천억원(2012년 현재)에 달하며 경제적, 사회적 가치가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축산업에는 밝은 미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FTA, TPP 등 자유무역 협정에 따른 시장개방 확대 및 관세 제로 시대 도래, 국제시장 경쟁구도 심화, 기후변화, 국제곡물 가격 상승, 축산농가의 급속한 감소 및 고령화, 안전한 축산물 생산 요구 증대, 각종 질병 문제 등 국내외 급격한 여건변화에 의해 우리나라 축산업은 위기와 기회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 설상가상으로 환경문제, 동물보호문제, 기아문제, 건강문제를 앞세운 조직적인 안티축산 운동은 고급 동물성 식품 제공을 통한 인류 건강 증진이라는 축산업의 근본 가치를 흔들면서 축산업의 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미래생명산업’ 각인을
이러한 대내외적 산업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축산업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축산업의 비전을 재수립함으로써 축산업의 미래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축산업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확립하기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축산업의 존재가치 변화를 인지함으로써 미래 산업으로서 축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과거 전통 축산업의 존재가치는 농업의 보조수단, 퇴비 공급 등 일차적이고 좁은 범위에 머물렀지만, 현재의 축산업은 인류의 건강증진과 수명연장, 각종 의약품 및 동물 소재 공급, 인간의 삶의 질 향상, 지구환경 및 국토의 보존, 농민 소득 증대, 식량 안보 측면뿐만 아니라 신학문과의 접목을 통한 신산업 창출, 농업분야 수출전략 산업, 6차 산업으로의 발전 등 미래 성장 동력 생물자원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따라서 축산인들은 ‘개방되면 망한다’는 생각과 축산업이 사양 산업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무한한 신 성장 잠재력을 가진 산업으로서, 또한 축산업은 인류가 극복해야 할 4가지 난제인 식량, 보건, 환경,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생물자원 산업이며, 환경을 보호하고 건강을 판매하는 미래생명산업이라는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변화 위한 도전 필요
축산업이 건강관련 생물자원사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축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을 시작으로 농축산 패러다임의 변화를 인지하고 변화에 대한 미래전략을 수립하여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축산업 미래 발전을 위한 세부 전략에는 친환경 축산을 바탕으로 한 지속 가능한 농축산업 영위, 기후변화 대응을 통한 선순환 지속가능한 축산, ICT 기술을 접목한 첨단산업으로의 육성, 기능성 축산식품 산업 육성, 개인 맞춤형 농축산 식품산업 육성, 축산업의 6차 산업화, 가축유전자원 보존 및 산업화, 생명공학 및 융합학문을 이용한 첨단 산업으로의 육성, 축산관련 신 성장 동력 창출분야 육성, 남북한 축산업의 활성화, 안티 축산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등이 있다.
현재 축산업은 대내외적 환경 외에도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으로 인해 정부, 일반 국민은 물론 농업계 내부에서도 축산업에 대한 배타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화의 무한 사회 경쟁에서 우리나라 축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래 산업으로서의 축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를 직시하며, 변화를 위한 도전(Challenge for change)을 통해 축산업의 존재가치를 명확하게 재인식함으로써 축산업의 올바른 비전을 재정립하고 미래 산업으로서의 축산업 발전전략을 재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축산농가와 산·학·연의 적절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세계로 진출하려는 적극적인 경영마인드를 가진 신규 젊은 농·축산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축산인들은 열망, 공감, 민첩성이라는 자질을 배양함으로써 실패에 대한 두려움, 효율에 대한 집착, 소통의 부재, 이기주의 및 관료주의가 만연하는 사회가 아닌 삶에 대한 열정, 대화와 토론을 통해 상호의 의견을 교환하고 타협하려는 열린 마음,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과 기능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민첩성을 함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회의 변화속도에 적응할 수 있는 능동적인 자세와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새로운 블루오션 부상
세계적인 투자가인 짐 로저스는 “농업분야는 향후 가장 긍정적이고 잠재력이 뛰어난 산업 중 하나이며 발전가능성이 무한한 미래 성장 동력 사업이다“라고 전망했다.
우리 축산업이 지금까지 이루어온 발전에 안주하지 않고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현재의 변화를 직시하고 미래를 대응하기 위해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때에, 축산업은 환경을 보호하고 건강을 판매하는 미래생명산업, 건강관련 생물산업, 차세대 기술과의 접목을 통한 첨단산업, 산업의 융복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산업 등의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며, 젊은이들이 외면하는 레드오션이 아닌 앞다투어 뛰어드는 미래 신 성장 동력으로서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발돋움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