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오 한국육계협회 부장
국내 경기침체(조선업·해운업, 갤럭시 노트7 리콜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까지 종계 입식수수는 전년대비 1% 증가했고, 닭 도계수수는 10월까지 2.4% 증가했다. 지난해 초 육계계열사들은 2015년 업계 경영압박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소비 기대심리를 걸고 일부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상반기에는 예상이 빗나갔다. 상반기 종계 사육마릿수 증가 및 육계 공급량이 전년보다 증가해 5월까지 육계 시세는 원가 이하를 유지했다.
종계 도태 지연·성적 개선…공급량 크게 증가
브라질·미국산 수입 이어 태국산도 본격 재개
시세, 전년대비 큰 폭 하락…생산비 밑돌 듯
2016년 육계산업 결산
반면 하반기에는 6월부터 병아리 입식 자제 및 일부 품종의 성적 저하, 6월말 삼계탕 중국 수출 시작, 7월말부터 폭염에 따른 육계 성적 저하 및 종계 피해, 9월 추석 일시 병아리 입식 공백 등으로 원가 이상 유지하여 업계 경영이 개선됐다. 소비 또한 자연증가분 범위 내에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닭 도계수수는 전년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육계 산지시세는 11월까지 평균 1천828원(전년대비 3.1% 감소, 평년대비 3.2% 감소)으로 전년대비 소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11월 중순 발생한 고병원성 AI(H5N6)로 육계시세는 연말까지 원가수준 이하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까지 닭고기 수입량은 전년대비 7.3% 감소했다. 특히 상반기엔 미국에서 AI가 발생해 닭고기 수입이 금지되면서 전년보다 21.2% 감소했다. 7월부터 미국산 수입이 재개됐으나, 8월말 한진해운 사태로 공급이 원활치 않았고, 태국산도 현지조사가 끝나 조만간 수입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브라질산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전년대비 수입량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야생 철새를 매개로 한 고병원성 AI가 독일, 헝가리, 오스트리아, 핀란드, 폴란드,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AI가 확산되면서 닭고기 수입이 금지되고 있다.
계열업체 공격 경영 속 공급과잉
지난해 육계시세가 전년보다 낮은 결정적 원인 중의 하나는 계열화사업자의 공격적인 사업계획 수립으로 지목된다. 지난 2014년 말 영국, 미국 AI 발생에 따른 원종계 수입지연으로 ’15년 종계 수급불균형을 가져왔고, 이에 따라 계열화사업자는 공격적인 2016년 사업계획을 수립함과 동시에 신규 계열사의 닭고기 공급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5월 이후부터는 병아리 입식 자제 및 이른 더위와 지속으로 보양식 수요 증가, 8월 리우 하계올림픽 특수가 소비영향에 일정 부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냉동비축은 ’15년 12월에 1천223만수였으나 6월 중국 삼계탕 수출시작, 일부 품종의 성적 저하, 혹서기 폭염 지속으로 사육 마릿수 감소 등으로 ’16년 10월말 현재 722만수까지 전년대비 40.9%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입육은 브라질산 수입자제 및 상반기 미국산 수입 금지 영향으로 ’16년 10월까지 전년대비 7.3%가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농축산물의 경우 생산비와 소비자 가격이 반드시 연동되지는 않으나 육계의 경우 일정부분 생계시세에 연동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생산비의 경우 하반기 국제곡물가격의 상승, 미국의 출구전략과 환율 상승, 국제 유가 상승으로 소폭 상승해 현재 1천500원~1천600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17년 1분기 이후 생산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추위로 인한 연료비 추가 증가가 예상된다.
고병원성AI에 전국이 ‘들썩’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야생 철새(천안, 익산)와 11월 16일부터 전남 해남군 산이면 산란계농장 및 충북 음성군 맹동면 육용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H5N6) 확진이후 서해안지역을 중심으로 경기도부터 충남북, 전남북에 이르기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사람에게도 16명이 감염되어 10명이 사망했다는 매스컴 보도와 살처분 방영 보도 등으로 소비에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육계 공급량은 변동이 없었다.
육계에서는 발생되지 않았지만 소비가 영향을 받다 보니 육계시세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계열화사업자별 각 사육농가 단위에서도 예찰, 소독 차단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AI 상시방역체계를 모니터링하고 가동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지난해 소비는 자연증가분 범위 내에서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 정체를 보이던 ’15년과 비교하면 5월의 중국인 대상으로 치맥파티와 삼계탕 홍보 행사, 1∼2인 가구 증가로 간편식 닭고기 구매량 증가, 프랜차이즈 신제품 출시와 양념육 등 다양한 제품 출시로 소비 증가, 캠핑 문화 증가, 국내 경기 침체 등으로 일부는 소비가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동안 소외받던 부분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는데 퍽퍽하다고 외면하던 가슴살이 웰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유명인들의 경험담까지 널리 알려지면서 그동안 가장 선호도가 높았던 날개를 제치고 가장 인기 있는 부위가 됐다.
2017년 전망
지난해 종계는 11월까지 677만5천수가 입식되어 전년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계 수급 측면에서 상반기엔 부족하고, 하반기에는 넘치는 경향이 있었다.
상반기에는 원종계 성계부족으로 종계를 직수입하는 등 종계 입식이 전년대비 10.8% 감소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원종계의 원활한 공급과 종계 분양 증가로 종계가 많이 입식됐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실용계병아리 생산잠재력은 낮고, 하반기는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추세대로 종계 입식이 될 경우 지난해 종계는 전년보다 많은 수준인 720만수 이상이 입식될 것으로 보여지며, ’17년 육계 공급량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닭고기 자급률 하락할 듯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경기를 지탱한 수출업종(IT·건설·조선·해운업)의 침체 심화로 실물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에 기업들의 투자도 감소하고 있다. 또한 미국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자국 보호무역 증대와 금리인상 출구전략으로 국내경기와 수출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도 국내 닭고기 자급률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기존 브라질산에 추가로 막혀있던 미국산, 태국산 수입이 재개되면서 시장에 정상적으로 유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17년 대통령 조기 선거와 특별한 소비 이벤트가 없어서 소비 심리 또한 얼어붙어 국내 경기가 위축되면서 소비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육계 계열화사업자들은 국내산 닭고기에 대한 홍보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자사 브랜드 홍보 및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간편식, 양념육과 소금구이등 신제품 개발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협회에서도 각계각층 세대에 맞는 홍보전략, 닭고기 로고송 송출, 닭고기 소비확대를 위한 시식행사 및 닭고기 서포터스 운영, 홍보물 작성 등으로 다양하게 홍보를 하고 있다. 또한 닭고기자조금관리위원회도 홍보대사를 통해 TV 직접 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원산지표시와 관련하여 국내산에 대한 차별화 홍보와 단속강화, 백색육의 장점에 대한 홍보와 부위별 요리방법에 대한 홍보 등을 통해 닭고기의 소비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다.
최근 닭고기의 위생과 안전성 향상을 위한 각종 제도(HACCP, 포장유통, 등급판정, 친환경축산물, 농장동물 복지 도입 등)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식육업소에 대해서도 HACCP이 의무 적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안전하고 위생적인 닭고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제도들이 정착된다면 소비패턴은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
올해 소비가 자연 증가분만큼 증가한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육계 생산량은 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 육계시세는 전년대비 큰 폭으로 하락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육계시세가 평년대비 소폭 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생산비 수준보다 더 낮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개도국의 연쇄 금리인상으로 국내 경기는 위축될 것으로 점쳐진다.
또한 올해 계열화사업자의 공격적 사업계획 수립과 육계 공급과잉 등으로 소비정체가 예상된다. 그리고 올 1월부터 기존 브라질산과 미국산, 태국산 닭고기가 본격적으로 수입되면서 전년대비 큰 폭으로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도계물량이 소비증가와 동반하지 못하다보니 육계 산지가격은 원가 이하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생산비는 국제곡물가격 상승, 환율 상승,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여 기대만큼의 경영실적은 거두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계입식수수를 보면 전년대비 3.0% 증가(상반기 감소, 하반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올 여름 성수기를 위해 일부 종계의 환우 및 생산연장 등으로 육계 생산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병원성 AI 확산으로 인해 종계도태가 지연되고, 일부 종계 성적개선이 이루어지면 병아리 유통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실제 생산량은 자료에 나타나는 것보다 많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