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숙 교수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채식만으로 안됩니다”적절한 육류, 채소, 곡류, 유제품 등 다양한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야말로 균형적인 식생활임을 강조하는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 그는 어느 한 종류의 식품군을 섭취하지 않고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불기 시작하는 채식 선호, 육식 기피현상에 대해 현대 영양학의 관점에서 보면 적당한 양의 육식은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임교수의 주장이다. 보통 채식가라 하면 식물성 식품만을 섭취하는 사람을 말하게 된다. 예전에는 주로 신앙적인 의미로 육식을 금지하는 일부 종교인들이 채식을 하였으나, 요즘에는 건강을 위해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현대인이 앓고 있는 각종 질환 즉, 비만, 암, 관상심장질환, 당뇨병 등에 채식이 효과적이라고 믿고 있다. 채소와 과일이 비교적 칼로리 함량이 낮은 반면 각종 항산화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채식을 주로 하는 안식교도에게 심장병, 당뇨병 등 대표적인 생활습관질환 발생률이 낮았다든가, 역학연구에서 육류섭취빈도가 높은 사람의 암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는 이들의 주장을 더욱 강하게 하는 일례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채식가들의 육식 위주 식생활이 혈액을 탁하게 하여 병에 대한 저항력이 낮아지고 체세포의 노화를 촉진한다는 구체적인 설명까지 듣노라면 더욱 채식에 솔깃해질 수 밖에 없다하겠다. 뿐만 아니라 존 라빈스의 저서 ‘음식혁명’처럼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육식과 유제품의 폐해를 주장하고 있는 책을 접하거나, 로마시대의 스토아학파 철학자인 무소뉴스의 ‘땅에서 나는 곡류, 채소, 과일은 가장 자연적인 식품이지만, 육식자는 거칠고 머리가 둔하다’는 다소 감정적인 설명까지 듣자하면, 채식만이 건강한 몸과 온전한 정신을 지킬 수 있는 최고의 먹거리인양 반박의 여지가 전혀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정녕 육식은 비만의 원인이며 인간에게 백해무익한 식품이라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건강이란 이유로 채식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임경숙 교수는 강경하게 말한다. 임교수는 우리 식생활이 식물성 식품으로 기울게 되면 좋은 질의 단백질을 섭취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하며, 육류에 있는 단백질은 신체구성이나 면역체 형성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고루 들어있음을 지적하고 육류 섭취 필요성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육류 섭취가 부족하면 혈액을 만드는 미네랄인 철분의 섭취가 부족하게 되어, 혈액을 통한 산소 공급이 적어져 체내 대사가 활발하지 못하고 피로감과 성장부진 등 낭패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임교수는 또한 “악성빈혈을 유발하는 비타민 B12는 동물성 식품에서만 섭취할 수 있으며, 칼슘의 가장 좋은 공급원인 우유를 섭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구루병, 골다공증, 또는 골연화증 등 뼈질환 위험률이 높아지게 된다”고 말하고, 실제 채식 아동의 대다수가 철분과 칼슘 부족에 따라 성장이 부진하여 왜소한 체격이 되고 각종 감염성 질환에 잘 걸린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염려하고 있는 각종 생활습관질환의 증가는 단순히 육류 섭취 때문은 아닙니다”라고 강조하는 임교수는 “채소 섭취 부족과 과도한 양의 육류 섭취, 가공식품 및 패스트푸드의 섭취 증가와 이에 동반된 활동량 감소에 원인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알맞은 양의 육류 섭취는 건강에 피해를 주기는커녕 오히려 도움을 주는 측면이 훨씬 많은 편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 제정한 국민 식생활지침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일본 등 모든 나라에서 국민 식생활지침으로 균형 잡힌 식생활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임산부나 수유부, 신생아,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 또는 질병에 걸렸거나 질병으로부터 회복기에 있는 사람들이 채식만을 할 경우 건강 손상이 더 크므로 이들은 채식만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이때 역시 적절한 양의 육류 섭취가 동행되어야 하는데, 혹 종교적인 목적이나 질병 치료를 위한 채식인 경우에는 두부 등 단백질과 미네랄 공급원을 좀 더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교수는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엄격한 채식보다는 충분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면서 하루 1회 저지방 육류나 계란, 유제품을 섭취하여 영양의 균형을 맞추어야만 더욱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구득실 kds@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