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각종 질병 피해, 농가 몫…“예산 증액 절실”
꿀벌 질병 예방을 위한 방역 예산이 수 년째 제자리 걸음에 머물자 양봉농가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양봉업계에서는 최근 기후변화와 병해충으로부터 취약한 양봉업에 정부의 무관심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방역 예산의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양봉업계에 따르면 꿀벌과 관련된 질병은 전 세계적으로 36종의 감염성 질환이 보고되고 있고, 꿀벌 질병은 병원체 종류에 따라 세균, 진균, 바이러스, 원생 포자충에 의한 질병이 있는데 이런 질병이 우리나라에도 만연된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14종의 질병이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낭충봉아부패병과 석고병(맥묵병), 부저병, 노제마병 등이 매년 직·간접적으로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여기에 외래해충인 등검은말벌을 비롯해 장수말벌, 진드기, 가시응애에다 최근에는 작은벌집딱정벌레가 남부지역에 발생하며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질병 예방과 치료에 필요한 방역 예산이 양봉 업계로서는 절실한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매년 방역 예산으로 총 74억(국비 52억, 지방비 22억)원을 전국 지자체를 통해 양봉농가에 지원하고 있지만, 최근 도시 양봉, 귀농·귀촌 인구가 유입되면서 꿀벌사육 규모와 농가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도 방역 예산은 수년째 답보 상태에 있다.
실제로 통계 수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기준, 국내 양봉농가 수는 2만5천호· 169만7천 벌무리에서 2019년 기준, 농가 수는 2만9천호· 274만4천 벌무리(봉군) 규모로 늘어났다. 농가 수와 벌무리는 늘어났음에도 이상기후로 인한 천연꿀 생산량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각종 병해충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실성 있는 방역 지원 예산이 필요하지만, 정부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라며 “협회가 나서서 이러한 실상을 정부에 전달하고, 현실적인 예산 증액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말벌류에 의한 피해가 매년 늘어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며 “농가들이 이를 포획하여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도록 관련 예산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