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글로벌화는 이미 보편화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상품은 내다 팔고 싸고 품질이 좋은 제품은 수입하는 것이 시장 질서다. 시장질서의 가장 큰 의미는 경쟁력임이 틀림없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시되는 것은 바로 상거래의 신용정착이다. 이미 선진국들은 투명성 즉 신용을 바탕으로 품질과 가격 경쟁을 시장의 기본으로 삼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상품 내용을 속여 이윤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다. 그 대표적인 예가 수입 축산물이다. 저율 관세에 의해 수입이 개방된 축산물의 국내 시장 유통상황을 살펴보자. 소비자나 국내 생산자 할 것 없이 손해를 보는 한심한 현상이다. 따라서 이런저런 궁색한 반대 이유를 들고 있는 축산물 원산지 표시에 대한 입법화는 하루속히 이뤄져야 할 현안이다. 축산물 수출국들이 전방위적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해오고 있는데 생산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 장치가 전혀 없다.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어느 것이 수입육인지 식별 능력 또한 없다. 따라서 요식업소 주인이 권하는 육류를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그 많은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수입되고 있는데 식당에서 수입육으로 정직하게 파는 곳이 얼마나 될 것인지 의문이다. 좀더 솔직하게 이야기 하면 외국에서 값싼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수입해다 유통 단계에서 값비싼 국내산 육류로 속여 팔아 부당 이득을 취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OECD 회원국임을 자부하는 국가에서 저개발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야만적인 행태가 아직도 이땅에서 상존하고 있음은 실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지적한다면 요식업소들이 무엇 때문에 축산물 원산지 표시를 그토록 반대하는지 속사정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소비자가 국내산인지 수입육인지 알아야 할 권리를 보호하고 특정 계층에서 수입육을 한우고기와 국산돼지고기로 속여 팔아 부당이득을 취하는 동시 세금 탈루 요인을 바로 잡자는 것이 축산물 원산지 표시 입법의 필요성임이 강조된다. 축산인들과 소비자들은 오는 4월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임시 국회에서 이법이 반드시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다. 왜냐하면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부에서 한우 농민을 비롯한 축산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소비자들을 속여 이윤을 취득하는 요식업소들의 부당한 행위를 조장하거나 탈법을 정당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요식업소들도 도도히 밀려오는 신용사회 질서를 왜곡하는 아나로그 사고 방식에서 깨어나 투명성을 확보하는 선진적 경영 전략이 긴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