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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경쟁력 있는 현장 / 경기 양평 ‘오오구 목장’

세대 간 ‘벽’ 허물고 성공적 대물림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목장주와 후계농 사이에 갈등을 빚는 경우는 흔히 발생하지만, 원활한 목장승계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세대 간 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경기 양평 오오구 목장은 부자간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대물림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곳이다. 1세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경쟁력 있는 목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오오구 목장의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가치관 차이 소통으로 극복…믿음에 성과로 보답

쿼터 증량·A2우유 생산 추진…“경쟁력 업그레이드”

 

맨땅에 헤딩으로 시작한 낙농

1987년 영농후계자로 벼농사를 지었던 김규한 대표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타결 이후 쌀 개방으로 수익이 악화되면서 초임만삭우 4두를 구입해 낙농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낙농에 대한 지식 없이 맨땅에 헤딩식으로 시작했다. 새끼를 낳으려고 하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주변 농가에 전화하고 고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5남매 중 맏이로서 동생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목장 초기 하루 80리터씩 납유했음에도 유대가 바로바로 나오니까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추억을 회상했다. 
후계자 광진 씨는 한경대학교를 졸업하고 2008년부터 목장일을 시작했다.
아버지의 일손을 덜어드리고자 목장 일을 돕고 소를 자주 보게 되니 애정이 생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직업이 됐다고 한다. 
목장을 함께 해온 만큼 김 부자 모두 목장의 사양관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챙기는 부분은 수태라고 강조한다. 수태율이 떨어지면 공태일수가 길어져 착유기간이 줄어 들고 결국 경제수명도 짧아진다는 것. 
김 광진 씨는 “아버지에게서 목장 일을 배우면서 느낀 것은 수태와 수정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수태가 잘돼야 계획했던 대로 목장 사이클이 원활이 돌아갈 수 있다”며 “때문에 수의사, 사료회사 직원 및 박사님 등 전문가들에게 계절에 따라 사료량, 배합비와 같은 전반적인 사양관리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11년을 부자가 함께 해오던 목장은 2019년 부터 광진 씨가 온전히 도맡아 하고 있다. 
현재 규모는 착유우 70두를 포함해 총 145두를 사육하고 있으며, 서울우유협동조합 쿼터 2천200kg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생산비 폭등으로 농가 경영악화가 심화된 가운데, 광진 씨는 그간의 경험을 살려 지출 최소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는 “한달에 100만원 이상 지출되는 수정료를 자가수정을 통해 절감하고 있으며, 인근 20여 농가가 모여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최대한 저렴하게 컨테이너로 조사료를 구입하고 있다”며 “여건이 되는 농가들은 조사료포를 늘려 자급조사료를 통해 생산비를 절감시켜야 한다. 또한 후계자 모임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면서 도움이 되는 것은 목장에 적용시키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든든한 후원자’와 ‘믿을맨’
기술의 발전에 따른 목장운영 방식과 시대흐름에 의한 가치관 차이로 1세대와 2세대간 마찰은 오오구목장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무한한 신뢰와 그 믿음에 결과로 보답하는 광진 씨의 노력이 있었기에 대물림을 무리 없이 끝낼 수 있었다.  
김광진 씨는 목장을 규모화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착유실과 같은 시설은 후에 생각하고, 우선 축사와 쿼터를 늘려 생산기반을 늘려놔야 부가적인 시설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김광진 씨는 “목장 규모화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적정선으로 규모를 키우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버지는 목장을 키우기만 하고 실속이 없을까봐 우려를 했다”며 “직접 아버지께 종이에 쿼터를 이만큼 늘리면 수익이 이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꾸준히 설득시켰다. 결국 아버지는 나를 믿고 내 의견을 따라줬다”고 말했다. 
이에 김광진 씨는 착유실이나 기계 설비는 나중에 생각하고, 우선 2021년 축사를 증축하고, 쿼터도 아버지가 했을 때인 1천300kg에서 900kg가량 늘렸다. 
김 부자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대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자신들만의 해법을 공유했다. 
김 대표는 “대부분 1세대는 지금 노동강도와는 차원이 다른 생계적인 부담을 감내하면서 묵묵히 일만 해와 기반을 다졌다. 2세에게 바라는 것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기본만 지켜주는 것이다. 성실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1세들도 믿고 2세에게 목장을 맡길 수 있을 것”이라며 “1세대가 하는 말이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조언으로 듣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1세는 자식을 신뢰하고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광진 씨는 “결국 2세들은 눈에 보이는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아버지 세대가 목장을 운영할 때와는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또한 2세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야 한다. 소통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탈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세대간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부

단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김광진 씨는 앞으로 목장의 규모화와 효율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FTA 체결로 2026년부터 유제품이 무관세로 수입된다. 외산과 비교했을 때 가격면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기에, 국가에서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줘야 한다. 한편으론 규모화가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관세철폐에 대비해 A2 우유 생산을 준비 중이며, 쿼터를 3천kg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장을 즐거운 일터가 됐으면 한다는 꿈도 밝혔다.
김광진 씨는 “목장을 계속 발전시키는 것이 재미있지만, 낙농을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지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외국인 근로자와 번갈아서 한달에 이틀씩 쉬고 있다. 추후 목장에 어떤 사람이라도 3~4일만 지나면 쉽게 일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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