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제대로 알면 PRRS 공포 극복할 수 있다”
사양관리·차단방역·모니터링·백신접종 등 전방위적 통합 관리
감염 정도·유전형 파악…적정 백신 선택케 맞춤형 프로그램 마련
방역당국, 예찰 대상 전환 '신고 유도'…진단법·백신 개발 총력
모니터링 뿐 아니라 진단법, 백신 등 PRRS 피해를 최소화할 제품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 바이러스질병과.
이 바이러스질병과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윤상 과장으로부터 PRRS 발생현황, 바이러스 특징, 대응방향 등을 들어봤다.
그는 특히 “최근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고병원성 PRRS가 국내 양돈장에 기승하고 있다”며 “고병원성 PRRS 질병을 제대로 이해하고, 백신접종 등 능동대응하는 것이 국내 양돈 생산성을 지키고, 경쟁력을 끌어올릴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PRRS 피해는 언제부터
PRRS(Porcine Respiratory and Reproductive Syndrome,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는 지난 1980년대 미국과 독일에서 거의 동시에 처음 확인됐습니다. 약 45년 전입니다.
현재는 전세계 양돈산업에 생식장애, 호흡기질환 등 큰 경제적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채취한 혈청에서 북미형 PRRS가 첫 검출됐습니다. 1993년에는 PRRS 바이러스 분리에 성공했습니다.
유럽형 PRRS 바이러스는 1997년 국내 처음 확인됐습니다.
-PRRS가 여전히 많이 발생하나요
PRRS는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의해 제3종 전염병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발견되면 신고해야하며, 확산을 막을 행정조치가 취해집니다. 보상은 따로 없습니다.
결국 농가는 신고를 기피하게 됩니다. 임상수의사와 양돈농가에서는 PRRS이 많다고 호소합니다. 하지만 정부 공식통계 자료인 KAHIS(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에 따르면 PRRS 발생은 2023년 34건, 2024년 19건에 불과합니다.
이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정부에서는 법정 전염병이 아닌 예찰대상 전염병으로 전환해 실질적으로 PRRS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고병원성 PRRS는
지난 2006년 중국에서 고병원성 PRRS가 확인됐습니다.
당시 중국에서는 수개월 내 200만마리 돼지에 감염됐고, 40만마리 이상이 폐사했습니다.
사육 단계별 폐사율은 포유자돈 100%, 이유자돈 70%, 비육돈 20%, 모돈 10%에 이르렀습니다.
2025년 현재 중국 유래 고병원성 PRRS가 국내 검출된 바는 없습니다.
국내 양돈장에서 고병원성 PRRS라고 불려지는 바이러스는 NADC34(유전형 Lineage 1.5) 유사바이러스입니다. 2022년 7월 충남 홍성에서 공식적으로 최초 보고됐습니다.
2024년 검역본부 조사 결과, PRRS 발생농장 중 15.3%(65/426)에서 NADC34 유사바이러스가 나왔습니다. 매우 높은 유산율과 폐사율로 많은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일반 PRRS와는 다른가요. 구분기준은
고병원성 PRRS는 일반적으로 PRRS 중 50% 이상 이환율과 20% 이상 폐사율을 보이는 경우를 칭합니다.
대표적으로는 2006년 중국 발생 PRRS 바이러스(유전형 Lineage 8.7)가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2007년, 2009년, 2010년 대유행했고, 지금도 여전히 지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PRRS 바이러스의 비구조단백질 부위 중 30개 아미노산에 해당하는 유전자가 없기 때문에 일반 PRRS와 감별할 수 있는 마커로 활용됩니다.
국내 NADC34 유사바이러스는 100개 아미노산에 해당하는 유전자가 없습니다. 역시 유전적 감별이 가능합니다.
유전적 분석 결과를 참고하고 임상증상, 병리 소견, 실험실 병원성 평가 등을 통해 새로운 고병원성 변이형 출현을 감시해야 합니다.
-고병원성 PRRS 피해가 더 큰가요.
국내 고병원성 PRRS 피해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연간 1천억원에서 3천억원 경제적 피해를 주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J Vet Clin, 2015)
더 큰 고병원성 PRRS 위협은 높은 전파력에 있습니다.
NADC34 유사바이러스의 경우, 실험실 인공배양 뿐 아니라 감염된 돼지에서도 빠르게 증식합니다. 특히 일반 PRRS보다 돼지 면역체계를 피하는 기전 양상으로 변이되고 있습니다.
밀집사육, 가까운 농장 사이 거리 등 국내 양돈장 여건은 고병원성 PRRS 유입·전파 가능성을 높입니다.
-고병원성 PRRS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PRRS는 심한 변이, 면역회피 기전, 더딘 중화항체 형성 등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백신만으로 방어할 수 없는 질병입니다. 위생적 사양관리, 차단방역, 정기 모니터링, 백신접종 등 4가지 방역관리 수칙에 따라 통합적으로 관리돼야 합니다.
-효율적 백신 방법은
우선 모니터링을 통해 사육단계별 감염 정도와 유전형을 파악해야 합니다.
아울러 전문 수의사로부터 농장 상황 진단을 받고, 농장 맞춤형 백신접종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PRRS가 이미 발생하고 있는 농장에서는 전두수를 대상으로 약독화 생백신을 접종, 체액성·세포성 집단면역 수준을 끌어올립니다.
그리고 모돈에 정기적으로 백신을 접종해 자돈으로의 수직 전파를 막습니다. 자돈 접종은 모체이행항체 간섭 시기를 피해야 합니다.
상용화 백신은 유전형과 바이러스 함량이 규격화돼 있습니다. 적절 백신을 선택해 적절 시기 접종한다면 피해 감소는 물론, 농장 내 전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정부 대응 방안은
다시 강조하지만, PRRS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되는 만큼, 새 변이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마리 돼지에 1개 이상 변이주가 감염돼 있을 수도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PRRS 등 고질적인 소모성 질병에 대한 개선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관련 부서와 민간협회 의견을 수렴해 곧 시행할 예정입니다.
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는 지속적으로 PRRS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또한 변이주에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민간 산업체와 공동협력해 국내에서 고병원성으로 다수 확인되고 있는 NADC34 유사바이러스 생백신 상용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