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닭업계가 연중 최대 성수기임에도 생산비 절반 수준에서 산지가격이 형성되면서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토종닭업계는 지난 14일 말복을 앞두고 100만수를 강제폐기 또는 냉동시켜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초강수를 내놓았지만 업계의 참여부족과 정책적 지원이 없어 생산비 수준의 가격 회복에 실패했다. 토종닭업계에 따르면 16일 현재 토종닭 산지가격은 kg당 700원선으로 생산원가인 kg당 1천600~1천7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종닭업계는 최악의 경우 9월 이후에는 토종닭 농가의 절반 이상이 부도가 날 수도 있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토종닭 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지고 있다. 더욱이 전북지역의 토종닭농가들에 따르면 복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생산비 이하로 지속되자 각 사료업체들이 채권관리차원에서 사료공급을 중단하는 사태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사료를 구매하지 못한 농가들은 말복을 앞두고도 매몰처리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북 군산의 한 토종닭 농가는 “토종닭 농가의 경우 성수기인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출하하는데 이 때 1년 매출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며 “올해는 여름철에 수익은 고사하고 오히려 손해가 막심해 내년 여름까지 어떻게 버틸지 갑갑하다”고 말했다. 또 국내 최대 토종닭계열업체인 미림의 정승만 대표는 “토종닭 사업을 20여년 전 부터 시작했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토종닭 선두기업으로 20만수 이상을 냉동처리하고 있지만 불황을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관련업계 및 정부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토종닭협회 문정진 사무국장은 “사상 최악의 불황이 닥치면서 토종닭업계 전체가 위기감에 휩싸이면서 50만수 강제퇴출에 또 추가로 50만수 냉동보관 등 100만수 퇴출이라는 자구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며 “한미 FTA 등 개방화시대에 양계농가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수입 축산물과의 차별화이기 때문에 이번 불황극복에 대한 지원과 함께 토종닭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